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가 주최한 ‘2013 한국의 날(Korean Day)’ 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The Seeds of Hope(희망의 씨앗)’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11월 30일(토) 오전 9시 45분부터 ‘추억의 다리’ 앞에서 시가행진 행렬이 출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1km 가량 이어진 시가행진에는 태극기와 뉴질랜드 국기가 앞선 가운데 사물놀이 팀이 앞서서 길놀이로 흥을 돋우었으며, 그 뒤를 윤교진 한인회장과 리안 댈지엘 크라이스트처치 시장 등이 함께 따랐다.
또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80여명의 한국학교 학생들도 손에 양국 국기를 들고 행진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으며,한국전 참전 노병들과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한인교민들도 함께 했다.
리스타트 몰에서 콜롬보 스트리트로 이어졌던 행진대열이 대성당 광장에 도착하자 마오리 하카팀이 이들을 맞이하는 의식이 펼쳐졌는데, 특히 한국전 참전노병이 바닥에 놓여진 잎사귀를 집어 드는 광경(마오리의 손님맞이 관습)은 관중들이 숨을 죽이며 지켜볼 정도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이후 한국학교 학생들이 연단에 올라 양국 국가를 합창했으며 한인회장의 개회선언과 인사에 이어 댈지엘 시장과 데이비드 컨리프 노동당 대표, 그리고 멜리사 리 국민당 국회의원과 심재현 참사관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어진 2부 행사에서는 오클랜드에서 활동 중인 유희국악원 사물놀이팀이 3회에 걸쳐 활기찬 공연을 선보였으며,여기에 더해 한국학교 무용팀도 화관무와 교방무, 부채춤, 꼭두각시춤 등 다양한 한국전통 무용을 선보여 모인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키위 선수들이 주축이 된 태권도 시범도 벌어졌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문화를 알리는 중간중간에 아이리쉬댄스와 백파이프 연주, 그리고 일본 북 팀의 공연 등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우리가 뉴질랜드라는 사회에 살고 있는 만큼 현지 사회의 다양한 모습도 함께 보여줘 한국교민들도 이 사회의 일원임을 보여주고자 한 주최 측의 취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특히 2011년 2월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당한 크라이스트처치 도심 지역이 본격적으로 재개방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대성당 광장에서는 최초로 열린 대규모 행사가 돼 시청에서도 큰 관심을 기울였으며 현지 언론에도 주목을 끌었다.
특히 TV3에서는 이번 행사를 특집 프로그램으로 만들고자 유희국악원 등 행사 출연진들은 물론 준비 중인 한인회 임원들에 대한 사전 촬영 및 인터뷰를 실시했으며, 당일에도 대규모 촬영팀을 동원해 행사장의 이모저모를 카메라에 담았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내년 초 방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일 행사장에는 공연 외에도 한국문화원, 한국관, 그리고 교민사찰인 묘심사 등이 나서서 한복 입어보기와 한글 쓰기, 초대 인사들에 대한 한국음식 시식, 그리고 다도 소개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선보였으며, 치치그림터 회원들의 전시회와 함께 페이스 페인팅과 태극기 그리기 등 아이들을 위한 행사도 동시에 열렸다.
행사장에는 한인회 행사로는 처음으로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중계방송을 하듯이 행사 내용을 보여주었으며, 당초 비가 올 것이라던 예보와는 달리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자 자녀를 동반한 교민들은 물론 많은 현지인들과 관광객이 몰려 각종 먹거리 부스 역시 혼잡했던 가운데 일부는 음식이 동나 일찍 문을 닫기도 했는데, 이날 행사는 예정보다 조금 빠른 4시 무렵에 마쳐졌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인회 임원을 제외하고도 교민청년들을 중심으로 40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새벽부터 적극적으로 행사를 도왔는데, 이들 중 10여명은 일본과 중국, 키위 자원봉사자들이어서 눈길을 끌기도 했으며 이날 필리핀 태풍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금도 함께 진행됐다.
행사를 마친 후 윤교진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장은, ‘한국의 날’을 맞이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준 교민들과 업소들의 도움으로 큰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밝히고, 행사에 참가한 한국학교와 체육회를 비롯한 여러 기관, 단체들과 교민들, 크라이스트처치 시청, 그리고 자원봉사자들 및 한인회 임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사진 설명>
1. 한국전 참전노병을 맞이하는 마오리 하카팀
2. 양국 국가를 부르는 한국학교 학생들
3. 희망의 나무에 손도장을 찍는 리안 댈지엘 크라이스트처치 시장
4. 노병들과 담소 중인 데이비드 컨리프 노동당 대표
5. 유희국악원의 사물놀이 공연
6. 한국학교 학생들의 교방무
7. 한국학교 학생들의 부채춤
8. 필리핀 태풍 피해자 모금에 나선 리틀 사이, 이날 큰 인기를 끌었다.
9. 먹거리 장터에 몰린 인파
10. 다도 시범에 참가한 현지인들
11. 자원봉사에 나선 젊은이들
12. TV3의 촬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