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의 캐빈엄마로 살아가기...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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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2005. 16:47
코리아타임즈 ()
나이 마흔에 개나리 봇짐도 아니고,그저 베낭하나 짊어지고,
이곳 뉴질랜드를 무작정 왔을때,,
제 짐속에 들어있던 것들은,라면도 고추장도 아닌
지도 몇장과 인터넷 카페들을 돌아다니며 스캔하고 프린터 받았던,
A4 용지싸이즈의 뉴질랜드 관련 정보 꾸러미들 뿐이었습니다.
과연 이곳에서 나는,
아이둘을 키우며 살아갈수 있을까,
아니 그거보다 더 중요했던건,
내 아이가 여기서 행복할수 있을까,,그거 하나,
그렇게 혼자 덩그라니.답사란 명목의 베낭여행은,
어찌보면 무작정 감행한 그 무모함이었지만.
그렇게 저는 이곳 땅에 첨 왔었드랬습니다.
그렇게 오클랜드,,클라이서치. 그리고 해밀턴,,,,으로,,
그렇게 다시 한국으로 갔었습니다.
다시 오클공항에 내렸을땐..
그땐 혼자가 아니었지요.
제 손을 꼭 잡은 두아들넘들이 곁에 있었습니다.
퉁퉁부은 눈두덩이는,,낯선땅에 도착한
설레임이나 호기심따위는 찾아볼수 없었지요.그건,,
영종도 공항에서의 아빠와의 이별이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있었기에.
아무 말도 서로 할수가 없었드랬습니다.
6월의 오클랜드 하늘은,
추적추적 끊임없이 비를 뿌리고 있었습니다,
어느누가,,
뉴질랜드 겨울 날씨는 그저 죽어라 죽어라 비만 내린다고
하더니..이런 우리의 맘을 아는지.
을씨년스럽기만 한 오클공항을,,
빠져나오며 해밀턴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제 어깨에 기대 지쳐 잠이 든 두 아이들을,
끌어안았지요.
하늘을 다시 보았습니다.
파란하늘 대신 회색빛 허공만 보였고,
끝없이 펼쳐진 푸른초원위의 양떼들과,소떼들은,
그림속에 보던,그런 동화가 아닐거라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곳 뉴질랜드의 작은 도시 해밀턴에.
기러기 아빠라는 이름의 가족을 만든채..
아이들 둘과,,둥지를 틀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캐빈엄마로 살고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아빠는,,기러기 아빠로 서울하늘아래
살고있지요.
앞으로,,캐빈엄마로 살아가는 뉴질랜드 해밀턴이야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알수 없지만,
그 공항에서의 이별을,웃으며 이야기 할수 있게 될때까지.
아마도 캐빈엄마 뉴질랜드 살아가기는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참으로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합니다.
때로는 어쩔수 없이.
때로는 피할수 있음에도,,
그렇게.우리들은,살아가고 그리고 후회합니다,
그러나,,
절대 변하지 않는건,
우리의아이들,,
그 아이들은 그 어느곳에서도 행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곳에 오는 많은 사람들,
그 어떤 이유에서든,,
힘없는 가장도,,
겁없는 엄마도,,
그리고 한국의 학교가 너무 힘들었던 캐빈도,,
아니.. 젊은 치기의 그 누구더라도,,,
이곳은,,절대 쉽지 않은 시간들을 감당하게 하기도 하고,
때론 달력에서 보는 동화같은 그림을 선사하기도 하는겁니다.
그렇게..
하나씩,
뉴질랜드 살아가기를 풀어놓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