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저울

마음의 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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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저울은 마음의 무게를 다는 저울입니다.

마음의 저울은 눈금도 없고 바늘도 없습니다.

마음은 분명히 있고 작용하는데 모습이 없어서 무게를 달 수 없습니다.

마음은 볼 수 없고, 그릴 수 없고, 잡을 수 없지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평생을 살아가지만 마음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 마음의 표현적인 기능만 보고 살아갑니다.

비유하면 바람의 모습은 볼 수 없고, 잡을 수 없지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거와 같습니다.

물의 모습도 환경에 따라 수증기가 되기도 하고, 구름이 되기도 하고, 비가 되기도 하고, 얼음이 되기도 하지만, 물의 실체는 변화에 따라 이름을 달리 합니다.

성철스님에게 어느 제자가 밤에 찾아 와서 공부를 다 했다고 하니 앞에 놓인 촛불을 보고
“너는 이 촛불을 보느냐” 하문하니 “네! 봅니다” “무엇으로 보느냐?” “눈으로 봅니다”
“정말로 보느냐?” “정말로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 큰스님께서는 앞에 놓인 촛불을 확 불어 끄시고 난 후 “지금도 보이느냐?” “안 보입니다” “눈이 있는데 왜 안 보이느냐?”

“어두워서 안 보입니다” “눈은 뜨고 있는데 어두워서 안 보인단 말인지! 그럼 눈이 보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 이 말에 이 수행자는 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공부를 더 하고 오너라” 이 제자는 그 뒤 3년을 더 공부하고 겨우 촛불을 보는 그 마음의 실체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마음은 크게 쓰면 하늘도 덮고도 남고, 적게 쓰면 바늘 하나 받아들일 수도 없습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인격이 부족하여 사소한 일로 언쟁을 벌이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동료가 실수를 하여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곧 자기 잘못을 깨닫고 상대방에게 정중히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사과를 받은 사람은 그것 만으로는 부족 했던지 그의 용서를 받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에게 더 큰 소리로 윽박지르고 호통 칩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동료들이 잘못한 동료보다 그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동료가 너무 한다 싶어 “이제는 그만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해 주라”고 하니 “제3자는 참견하지 말라”고 하면서 싸움 말리던 사람과 다툼을 벌립니다.

생각해 보면! 잘못을 안 해야 되는데 잘못을 했다면 겸손하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 잘못을 하고도 뉘우치지 않는 것은 더 큰 잘못입니다. 그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데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더 크고 큰 잘못입니다. 모두가 이기적으로 자기만 생각하는 못난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잘못을 하고 그것을 뉘우치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입니다. 잘못을 비는 사람을 용서하고 수용하는 것은 더 훌륭한 사람입니다. 이들은 현명한 사람들 입니다.

어느 신도가 기도일에 헌금을 하고 축원문을 찾아 불전에 올리고 축원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관리자가 깜박 잊고 축원문을 올리지 못하자 기도하다 밖으로 나와서 항의하고, 그 잘못을 사과하고 축원문을 다시 올렸지만 그 분을 삭이지 못해 집으로 가면서 그 담당자가 거기에 있는 동안은 오지 않는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한 분은 주지가 잘 한다고 했는데 그 말로 인해 마음이 상해 절에도 나오지 않아 위로하고 사과를 하니 그 사과를 받아들이고 도리어 미안하다고 하니 서로가 미안하고 친밀감이 많아지는 느낌입니다.

나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무게를 단다면 얼마나 될까요? 무거운 것이 좋을까요? 가벼운 것이 좋을까요?

불경에 <비록 화가 치밀더라도 그 때문에 나쁜 말을 하지 말라, 구태여 남의 허물을 찾거나 단점을 들춰 내지 말라, 성내는 마음이나 원망을 오래 간직하지 말라, 다만 항상 스스로를 단속하여 안으로 자신을 살펴라>에서 답을 찾아볼까요?

아니면 김광섭 시인의 <마음>이라는 시에서 답을 구해 볼까요?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나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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