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징인 독수리는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모든 깃털을 뽑아버리며 새로운 부리와 발톱을 얻어 가지고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동안 2008년초까지 나락으로만 떨어지던 미국달러의 약세가 그런 독수리꼴과 흡사해 보이는데 작년말 금년초를 거치며 다른 나라라면 이해가 안 되는 미국달러의 강세를 보면서 이제 그 놈이 털 다 뽑아버리고 더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돌아온 것이 아닌가 하여 섬뜩해졌습니다. 그러나, USD/JPY연간챠트의 산봉우리고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처럼 그 독수리의 힘도 차츰 차츰 약해져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번 칼럼에서 낙관론과 비관론을 잠시 언급했습니다.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을 분석하는데 2가지 분석방법이 있습니다. 기본적 분석(Fundamental analysis)과 기술적 분석(Technical analysis)이 그것입니다. 기본적 분석은 거시적분석으로 경제동향, 국가 또는 세계단위의 분석으로서 경기순환, GDP, 기본금리, 채권시장, 원자재시장 등을 모두 아우르는 숲을 보는 분석방법입니다. 이에 반해 기술적 분석은 챠트분석, 지표분석, 추세분석 등 챠트에 나타나는 각종 캔들스틱, 평균선, 각종 지표 등을 가지고 하는 역사적자료에 의한 미시적 분석입니다.
작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리얼하게 반영되고 있는 또 하나의 분석이 있으니 제가 이름짓기는 했지만 기분적 분석(mood analysis)이란 것을 하나 더 추가해 봅니다. 최근 모칼럼에서 낙관적 비관론(optimistic pessimism)과 신중한 낙관론(cautious optimism)이란 표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바마가 본 “glimmers of hope”를 봐도 모두들 이제는 분석이 아닌 꿈과 희망이라도 이야기하고 싶은 때인 것 같았습니다. 지난 1주동안 뜨겁게 달궈진 뉴욕시장은 사실 선진자본주의의 꽃이라고 그렇게 콧대높던 미국이 회계기준을 변경하여 부실을 숨기고 마치 큰 이익이 난 것으로 조작된 금융기관들의 어닝보고를 대중들도 알면서 긍정론에 휩쓸리는 과정의 소산물이었습니다. 이제는 꿈도 연출되어지는 시대인가 봅니다.
지금의 뜨거운 분위기에 찬물을 부을까봐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공개 또한 어닝시즌을 지난 다음달 초 부분적으로 공개한다니 지금 미국은 바람에 흔들리는 희미한 촛불 하나를 지키기 위해 굉장한 배려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가지 재료나 뉴스에 일비일희하는 금융시장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뷰(view)를 가지실 것인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달러가 없어서 난리였는데 이제는 엄청나게 뿌려지고 있는 달러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으로 고통을 받게 되는 때가 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은 미국의 고통이 아닌데 문제가 있습니다. 달러가 앞으로 얼마간만 강세를 유지하다 그 태생적인 이유로 다시 약세로 돌아서는 때 미국달러는 한국, 뉴질랜드, 유럽, 중국 등에 맥도날드표 빨대를 꽂고 우리의 부를 쭉 빼내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2008년의 상황들은 이런 판을 만들기 위해 정확히 계산된 각본들이었던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그 동안 엄청나게 빨아드린 미국달러가 경제로 황폐해진 세계각지에서 헬기로 뿌려지면서 미군이 주었던 구호물자처럼 달려드는 것을 보며 아직 달러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면 멀었구나 느껴집니다. 작년 말 체결된 한국과 미국간 달러스왑은 기실 미국이 달러의 지위를 누리기 위한 거점확보차원에서 조금씩 여러 나라와 맺어 준 것이고 이제 계약갱신시기인 4월을 맞아 달러이자는 4%나 쳐 주면서 원화이자는 한 푼 없이 계약을 연장하는 등 그야말로 윤전기가 쉬지 않고 찍어내는 휴지에 불과한 달러를 돈을 내가며 받아 올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가 봅니다. 2006년 이후로 미국은 윤전기에서 찍어내는 신권의 발권량에 대해 더 이상 공개하지 않고 있답니다.
해외로부터 투자되는 자본의존도가 높은 뉴질랜드달러에 대해서 이런 계산을 해 보았습니다. 미국의 한 투자자가 미국달러 1억불을 2007년 이전에 투자했다고 보고 그간 나갔다 들어왔다 하면서 두 배 가까이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 간 2007이전 2008.4 2009.3 2009말 이후
N$/U$환율 0.6 0.82 0.5 0.7
자금흐름 유입 유출 유입 유출
초기투자금
U$1억불 N$1.66억불 U$1.36억불 N$2.7억불 U$1.9억불
비 고 부동산활황 경제침체 바닥 경기회복
그럼 누가 투자자의 원금을 2배로 만들어 주고 높은 이자소득까지 주었을까요? 뉴질랜드에서 열심히 일한 키위와 이민자들중 세입자들은 각종 렌트비로, 홈바이어들은 부동산을 고가에 구입하고 모기지 이자로 또 열심히 땡볕에 키위를 재배해 수출해서 얻은 국부를 고스란히 미국투자자의 배를 불리는 데 바쳐온 것입니다.
앞으로도 미국달러는 그 지위를 당장 잃지 않고 유지하면서 이제는 전쟁을 일으키거나 하지 않고 더욱 교묘한 수법으로 각국의 부를 이동시킬 것입니다. 지난 시기 전쟁을 통해서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자국도 많은 피를 흘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이젠 이 방법보다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하나가 된 세계경제에 기축통화인 미국달러의 인플레이션택스(tax)효과, 환율등을 통해 세계경제를 컨트롤할 것입니다. 이런 흐름들이 결국은 세계단일정부, 단일통화로 가는 길목에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런 세상을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보지 않을까 걱정해 봅니다.
* 본 글은 저의 느낌을 적은 수필이오니 투자등에 참고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