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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2009. 13:14 코리아포스트 (219.♡.219.203)
아무리 개방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사람들의 동성애에 대한 견해는 부정적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동성애를 주제로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적어도 “한국 관객은 동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를 보지 않는다”는 영화계 법칙이 ‘왕의 남자’로 인해 깨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왕의 남자’로 탄력을 받은 동성애 코드는 그 후 3년 뒤 영화 ‘쌍화점’으로 이어진다. 조인성, 주진모 주연의 영화 ‘쌍화점’은 두 남자 배우가 뒤엉키는 예고편만으로도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쌍화점’은 비록 ‘왕의 남자’와 같은 완벽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에서만 근 4백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원나라의 내정 간섭을 받던 고려 말,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조인성 분)은 대내외적 위기에 놓인 공민왕(주진모 분)을 보필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러나 후사문제를 빌미로 원의 무리한 요구는 계속되고 정체불명의 자객들이 왕의 목숨을 위협하자, 왕은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홍림에게 왕후(송지효 분)와의 대리 합궁을 명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왕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던 홍림. 결국, 충격과 욕망이 엇갈린 그날 밤, 세 사람의 운명은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고 운명은 왕이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호위무사 홍림이 왕후와의 금기적 사랑을 계기로 왕을 배신하고 왕후와의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왕에게 발각되지만, 왕은 홍림에 대한 사랑으로 그를 용서하고 끝까지 기다리기로 마음 먹는다. 그러한 왕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홍림은 왕을 제거하기 위해 나서는데…
영화 ‘쌍화점’는 고려 공민왕과 그의 미소년 친위부대 ‘자제위’에 얽힌 비사를 토대로 한 일종의Faction (Fact + Fiction) 영화다. 결국 주인공들의 동성애, 삼각관계 등은 감독의 상상이라 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쌍화점’ 개봉 이후 한국에서는 고려시대 배경의 드라마가 속속 제작되는가 하면 고려사 관련 논문 출간 및 서적 판매가 급 신장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영화가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일부에선 역사 왜곡을 문제 삼고 있긴 하지만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있다면 세 주연 배우의 파격적인 열연과 함께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2009년 6월 중 SKYCITY CINEMA 개봉 •역사•액션•드리마/ 상영시간: 133분/ 한국어 – 영문 자막/ 18세 관람가 •주연: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감독: 유하 •상영 정보 http://www.skycitycinemas.co.nz/ •공식 웹사이트http://www.ssang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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