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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2009. 13:14 코리아포스트 (122.♡.144.183)
뉴질랜드와 호주의 포도주 생산을 살펴보면 뉴질랜드는 대부분 White wine인 반면에 호주는 Red wine이 더 많다. 또한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에 따라 어떤 이는 백포도주를 찬양하는 가하면, 어떤 이는 적포도주를 즐겨 찾는다. 이제는 일반화 된 얘기지만 음식을 종류 따라 백·적포도주를 구분해서 즐겨야 진정한 포도주를 아는 사람으로 취급 받는다. 백포도주는 생선요리 같이 부드러운 음식에 잘 어울리고, 적포도주는 갈비 스테이크 같은 기름지고 강한 음식에 제격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포도주를 찾는 사람에게 뉴질랜드의 White wine과 호주의 Red wine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런지?
포도주 생산을 위해서는 먼저 포도밭 조성이 이루어져야 하고, 포도밭 조성에는 나름대로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한 번 포도원을 조성한다면 적어도 십년 이상은 생산해야 조성에 들어간 투자비를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포도를 심어서 포도주를 생산하려면 이러한 장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주류 전문가는 “포도주도는 물론 술의 취향은 음식문화와 맞물려 있다”고 강조한다. 현대의 음식문화가 점차 순해져 가는 추세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음식 추세에 따라 술도 그에 걸맞도록 순해지고 있다고. 그래서 한국인의 술 소주도 순한 술이 인기라서 서로 순한 소주 만들기 경쟁이란다. 이런 주장을 따른다면 자연히 새로운 포도밭 조성에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뉴질랜드의 포도주 산업의 최근 십여년 동안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 하면서, 역사 깊은 와인너리는 몇 개 되지 않는 반면에 새로 포도주를 생산하는 업체가 상당수에 달한다. 새로운 포도주를 생산하는 와인너리에서는 순한 음식에 어울리는 순한 포도주를 생산하는 것이 장래성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백포도 품종을 더 많이 심지 않았을까?
반면에 호주는 포도주 생산 역사가 긴 와인너리가 많다. 그래서 적포도주 생산기반이 백포도주를 앞서고 있다. 적포도주 생산에서는 두세 가지 포도주를 합쳐서 새로운 맛을 창조해 내는 브랜딩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있은 데, 이것은 포도주 생산의 고도 기술로 간주된다. 포도주 생산 역사가 긴 와인너리에서 적용이 유리하다. 그래서 백포도주 생산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평가이며, 그로 인하여 새로 포도주를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백포도주 생산을 먼저 시작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이유를 지적하기도 한다. 적포도를 마시면 텁텁한 맛이 나는 데 이건 포도 껍질에 많이 들어 있는 탄닌 성분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떫은맛으로 인하여 적포도주를 기피하고, 이 탄닌 성분이 적게 들어 있는 로제와인(Rose wine)을 찾는다. 또 다른 이유로는 뉴질랜드와 호주는 토질과 기후가 크게 다르다. 뉴질랜드는 토질이 기름지며 비가 자주 내리는 반면, 호주는 토질이 척박하고 강우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토질과 기후에 잘 어울리는 포도 품종을 선택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포도주도 기후 풍토의 산물이다. 고품질의 포도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토질과 기후가 적당한 곳에서 생산된 포도로 술을 담가야 한다. 또한 양조과정에 장인정신이 요구된다. 게다가 포도주 숙성과정의 품질관리도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그러니까 포도 생산에서 소비자의 식탁에 까지 종합적인 품질관리가 이루어져야만 고품질 포도주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포도주 선택은 간단하지가 않다. 브랜드 명에 따를 수도, 빈티지(Vintage)를 확인할 수도, 아니면 포도 품종에 따라 골라 즐길 수도, 포도주 가격으로 보다 간편하게, 그것도 아니면 포도주 전문가인 소믈리에(Sommelier)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복잡한 포도주 선택도 뉴질랜드의 White wine과 호주의 Red wine을 이해한다면 한결 간명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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