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야단치고 때린 다음 어떻게 하면 좋죠?

[335] 야단치고 때린 다음 어떻게 하면 좋죠?

0 개 2,085 KoreaTimes
단순히 혼내고 때리는 것만으로 아이 행동을 바꾸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 사랑의 매를 든다 할지라도 아이는 백 번의 애정 어린 포옹보다 한 번의 체벌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야단치는 건 부모의 의무로써 당연한 일이지만, 야단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 꾸중을 잘못해 행동을 고쳐주지도 못하고 부모 자녀간에 갈등만 더 커지는 경우가 있다. 야단친 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꾸지람의 효과는 달라진다.

첫째, 부모의 판단으로 아이를 평가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아이가 행동해 주길바래 아이 곁에서 지켜보다 사사건건 지시를 내리거나, 아이 행동을 일일이 교정해 줄 경우, 아이는 스스로 깨닫지 않는다. 부모 역시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기가 어렵다. 아이 나름대로 결정한 일에 대해서조차 '그건 안 돼'하고 부정하거나, 아이 의견 무시하며 '이렇게 해라'는 식으로 유도하거나, '그게 말이나 되니' '왜 그렇게 해!'하는 식의 말로 통제하려는 건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미칠 뿐이다.

둘째, 매일 꾸짖으며 행동만을 재촉할 때, 즉 무엇 때문에 그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요구사항만 반복할 경우, 아이는 뭔가 할 마음이 싹 달아난다. 더욱이 강요하고 종일 잔소리하고 꾸짖게 되면, 부모와 아이 모두 말에 대한 피로감을 느껴 부모가 어떤 말을 해도 아이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

셋째, 아이를 깎아 내리는 말로 아이 기분을 망가뜨리고, 이런 꾸지람을 자주 들었기에 아이는 자신감을 잃고, 행동에 대한 동기 부여가 약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넷째, 야단치는 게 아니라, 분노, 짜증 등으로 갑자기 감정이 폭발해 버리는 일관성 없는 부모의 흥분에 아이는 혼란만을 느낀다. 흔히 때리는 것을 '야단치는 것'으로 여기는데, 대개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아이를 때리게 된다. 따라서 부모가 먼저 흥분하고 화를 분출한 상태에서 큰 목소리로 야단치는 건 훈계가 아니다. 실제로 아이를 때릴 때 단순히 눈앞에 보인 아이 행동에 화를 내고 있다기보다는 지금까지 있었던 많은 일들이 겹치면서 분노를 느끼거나 마침 안 좋을 일이 겹치면서 처음부터 짜증을 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 대책 *

첫째, 꾸짖은 다음 "애정이 담긴 질책"이라는 걸 아이에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기에, 꾸짖고 나서 다시 얘기를 꺼내거나 사과하려 할 때, 우선 격해진 감정을 가라앉히고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 서로 마음이 안정된 후에, 혹은 "미안하지만,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하고 머리를 식힌 후에 , "아까 일은 말야..." "좀 점에 엄마가 그만 화가 나서 때렸는데 미안해"라고 말한다.

만약 아직 화가 나 있는 상태에서라면 부모가 사과해도 아이가 경청하지 않을 수 있고, 그러면 또 "엄마는 사과하는데 너 그 태도가 뭐냐!"면서 오히려 더 화가 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단지 '어떻게 해!'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충분히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부모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도록 한다. 부모의 침묵이나 아이와의 일시적 대화 단절을 통해 다시 이야기하자고 하는 시간까지의 기다림이 그 어떤 훈계보다 부모나 아이 모두 스스로 행동에 대해 돌아보게 할 수 있다.

둘째, 꾸짖은 뒤, 아이 마음속에 생긴 감정적 응어리를 풀어주기 위해 가능한 부모가 먼저 손을 내밀어 준다. 아이를 꾸짖는 것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마구 야단친 채로 내버려두면 대체로 반성하는 마음을 갖기보단, 야단친 사람에 대한 원망, 반항, 반발심 등이 생긴다. 야단치고 내버려두면 부모가 하는 말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마음이 들지 않게 된다.

셋째, 아이와의 관계, 자신의 양육방법, 또는 체벌이 효과적이었는지 자문해 본다. 아이와의 관계는 나아졌는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줄어들었는가? 어떤 방법이 효과가 있었는가? 등 생각하고,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어떻게 다룰지 미리 마음속으로 결정한다. 체벌은 아이를 이해하는 걸 방해하는 장애물일 뿐, 아이가 잘못 했을 때 꼭 체벌해야만 행동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비난, 비웃음, 질책 등을 쏟아 붓는다고 아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아이 의욕을 상실하게 할 수 있으므로 정말 필요할 때 매를 들었는지, 아이의 잘못된 행동만 보면 갑자기 화가 나 '충동적 체벌'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넷째, 체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하고, 논리를 이끌어 내고, 계획하고, 자기 행동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아이를 가르치는 것, 즉 아이에게 자신의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를 보고 스스로 배우게 하는, 책임감을 가르치는 것'이기에 아이가 스스로 보지 못한 자신의 특성을 부모라는 거울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외부의 강제적인 힘으로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을 만큼 내적 통제력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