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그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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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2006. 21:55
르네 ()
어떤분이 말씀하시길.."이젠 타조같은 키위들 보고 사는것도 지겹고,,그저 한국사람은
한국사람들 사는 식으로 살아야 사는거지..."
그 타조같은 키위들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맨날 보는것만도 모자라서
때로는 맘에도 없는 great! lovely! nice! beautiful! wonderful! fantastic!!
을 입에 붙이고 살아야 하는 나같은 아짐은 어떨꼬,
항상 개인날만 있을까. 흐린날.비오는날, 바람부는날,,
이곳날씨만치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오락가락 하는걸 누가 막을수 있단말인가.
처음엔,,
모,, 그다지 ...그렇게 ..썩,,그정도까지야 ,,
했던 소소한 일상앞에서 그렇게 호들갑스럽게 칭찬하고,,감동먹는(?)
이사람네들의 감탄사들이 써억 맘에 드는것은 아니었었다.
우리 체질도 아니고,어째 좀 닭살스럽기도 하고,
영어사전에 나와있는 그 단어들의 뜻을 살펴보면야,
무지한 감탄사들이지만 이사람들의 일상속에서 찾아내는 그 말들은
그저 툭 던질수 있는 좋은게 좋은,,그리고 칭찬에 아주 후하고 익숙한
아주 평범한 생활방식이 아닐수 없는것을,
그것을 인정하고 그리고 조금씩 닮어가고
그리고 그것들이 더이상은 닭살이 아닌게 되어버릴 즈음,
느닷없이 찾아오는 또다른 공허감은 비단 나만의 것일까.
Hello..How's going? 대신에..
" 야! 너는 손가락이 부러졌냐? 전화두 못해 욘석아!!! " 로 말문을
열수있는 그런 친구가 무지무지 그리워지고,
"Bye!! Have a good day~ keep in touch!! 대신에.
" 시간나면 울집에 놀러와라 ,,내가 맛난거 해줄께 웅?? "
할수있는 그 친구들이 정말 그립다는걸 어찌 다 말할수있을까,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SG워너비 의 노래는 이미 나또한 어깨넘어로
배우게 된지라 세곡이상은 나두 흥얼거릴수 있게 되었는데.
그 노래를 잘 배운건지 못배운건지 시험삼아 불러볼 ,,노래방을 간지가
하마 언제던고,,크크,
그저 한국말로 하는 노래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목청껏 불러볼수 있는
기회라곤 오직..오직.
주일날 교회에서 부르는 찬송가!
(그또한 목청껏 불러본 적은 별로 없는거 같음,,ㅠㅠ)
나만 우울무드인가 싶어서,하루는 애들에게 묻기를,
" 애들아,,너희들도 가끔 기운이 빠지고 무언가 좀 허전하고, 괜시리 그립고
모 기타등등 비스꾸리한 증상이 있니? "
"모가 그리 복잡하게 많아요?? 한가지만 택해서 어떤거요? "
" 이넘들아,,그냥 그렇게 복잡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올때 있냐구??"
" 그렇게 복잡한건 모르겠구요, 가끔 기운이 빠지고 자꾸 게을러 질때는
있는거 같아요,,"
"내 말은 ,,,,아니다 관두자,,,"
"왜요? 엄마가 지금 그립고 허전하고 그래요??"
" 글타,,,"
" 그믄 방법이 있긴한데..."
"어떻게???"
" 농구장가서 한게임정도 뛰고오면 땀이 쫘악 나는게 그런 생각 하나도 안나여,,,"
" $%^^$#@ ㅠ.ㅠ......."
나 아는 분에게는 딸이 둘있는데. 하나는 뚱한거이 별로 말이 없지만,
다른 한녀석은 어찌나 싹싹하고 사교적인지..
제엄마 옆에 딱 붙어서는 이건 연인이 따로 없는거다.
한번은," 딸래미 있어서 넘 좋아보여요,,,그쳐?? "
하니..." 당근,,,우리 부부는 이넘 없으면 어찌 사나 몰르,,,"
"그러게요,,그리 보이네요,,부럽습니다,"
나의 딸부러움 병은 아직도 치료가 되지 않아서,
손님들이 데리고 오는 딸래미들만 보면, 아고,,
퀸싸이즈 퀼트이불 한채 주면 저런딸하고 바꿀수 있으려나,
킹싸이즈 퀼트 두채 주면 바꿔주려나,,,
하나님은 어찌 나같은 사람에게는 딸을 안주시고,
아들바라는 사람에게는 그리 많이 주신단 말인지...
아무래도 아들,딸 정책에서 만큼은 하나님이 공평해 보이지 않는단 말씀,,
이쁜 책크무늬 테디베어 두마리를 만들면 몰하나,
그걸 아들래미 방 책상위에다 하나씩 가져다 얹어놓고,
이넘들이 나한테 무어라 말을 하나,,기다려 보자,,,보자,,보자,
한시간이 흐르고,,두시간이 흐르고,,
흠,,,,그리고 그다음날,
기다리다 지친넘이 우물을 파는거지.." 어쩜 너희들은 곰돌이 안보았니??"
" 무슨 곰요??"
" 너무한다,,너무해,,오매가 그거 니들 주려고 만들어서 놓은건데...흑,,
이럴순 럴순 없다,,,,"
하믄,,(쪼금 과장해서 오버해봄,,)
대뜸 한다는말,,,
" 그거 힘든데 모할라고 두개씩이나 만드세요,,,우리는 이제 테디나이가 아닌거
아시잔아요,,참나,,,"
"글치 너희들은 이제 테디나이가 아니지..맞다,,네말이..."
" 그믄 무엇을 만들어주면 너희들이 좋을거 같아?? 말만해..엄마가 손으로 못만드는게
어디있두냐,,,앙?? "
" 별루 없는데.그런거,,,,그믄,,한가지.."
" 모????"
" MP3 넣는 케이스 하나 검정색으로 만들어 주세요,,,"
" 그믄 싸이즈는 ??
" 그냥 길이가 5센치 정도고 폭이 3~4 센치 정도??? "
",,,,,,,,,,,,,,,
" 그냥 내가 쪼가리 천 두장 줄테니깐,,니가 맹글던지.말던지..ㅜㅜ"
하긴 아이들이 나에게 무엇을 요구한다 해서 그거 만들어 줄 시간이 있는
위인도 못되지만,
그냥 그렇게 팅팅 거릴수 있는 대상도 아이들뿐,,누가 또 있으랴,,
만만한게 아이들이니,,
거리마다 활짝 핀 자목련과 벚꽃들,,
신통방통 하게도 계절이 바뀌는걸 어찌 알고 꽃은 피는지
바짝 마른거 같던 그 나뭇가지사이를 뚫고 나오는 노오란 싹들,
이제 이곳에 봄은 바로 내 코앞까지 왔건만,
여전히 나는 추운 실내에 앉아서,
밖만 쳐다보고 있다.
담주쯤엔 그 태양을 맞으로 나갈수 있을까,
아니 그다음주라도,,말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도 바다가 보이는 곳까지 단박에 달려갔다가라도
와야겠다.
물수제비도 하고,,비석치기도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