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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2008. 14:10 코리아타임즈 (125.♡.179.126)
유럽스타일을 대표하는 요리는? 아마도 상당수의 이들은 주저할 것도 없이 바로 '피자', '스파게티', '파스타' 등으로 대변되는 이태리 요리일 것이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식의 나라, 화려한 음식들과 포도주로 유명한 프랑스를 빼고는 유럽지역 음식문화를 설명할 수가 없는데 재료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고 고도의 기술을 구사하여 섬세하고도 깊은 맛을 내는 프랑스 요리를 단 한번이라도 경험해보았다면 왜 프랑스가 이태리, 스페인을 제치고 유럽의 대표요리인지를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캐비어, 트러플과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불리는 푸와그라(살찐 거위의 간), 달팽이 요리, 사토브리앙(소의 안심) 그리고 와인을 곁들이며 낭만적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는 프랑스 요리, 이 환상적인 요리를 전문적으로 만들 수 있는 후배조리사를 양성하기 위해 오늘도 대학강단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요리의 대가를 꿈꾸고 있는 젊은 한국인 강사를 만나 보았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요리는 재료에 따라 14가지 조리방법이 있으며 소스, 특히 모든 백색 소스의 기본이 되는 베사멜소스를 잘 사용하면 훌륭한 음식을 만들 수 있어요."라며 이어 "설령 요리가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절대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요리는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기에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성공을 위한 작은 장애물일뿐이에요."며 강사로서의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최창완씨는 AUT에서 Level1에 해당하는 '주니어 쉐프(Junior Chef)'담당 풀타임 강사로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유럽요리를 지도하고 있다. 또한 그는 수십명에 이르는 교수 및 강사진중에서 유일한 20대 그리고 아시안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 "교무실(?) 에 들어가면 아직도 분위기가 많이 낯설어요. 학생때 저를 지도해주시던 교수님과 함께 있다는 사실자체가 쑥스러울 때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작년에 수업을 받았던 제자들이 쿠키와 머핀등을 가져와서 시식을 권하며 평가를 부탁했을때 웬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가 아시안이었기에 일어난 한가지 해프닝을 소개하면 작년 4층에 있는 'Asian Kitchen'룸에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그를 중국요리(현재 개설되지 않았음) 담당강사로 오인해서 들어오지 않고 다른 교실을 두리번거렸다는 것이다. "(웃으며)'분명히 모두들 설마 아시안이 프랑스요리를?' 하고 생각했을 겁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비록 나이는 다른 유명요리사에 비해 많이 어리지만 경력은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편으로 예전에 뉴질랜드 5대 레스토랑중의 하나로 불리는 Vinnies(Herne Bay)에서 헤드 쉐프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지금은 수업후 The Grove(Albert St, City)에 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이처럼 외식업계에서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이지만 그는 한 때 산업디자이너가 되기를 희망하던 학생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요리와 디자인은 유사한 점이 많은것 같아요. 둘다 모방과 창조가 기본이니까요."며 이어 "고등학교때 레스토랑에서 접시를 닦으며 곁눈질로 배운 요리들을 친구들에게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제가 이쪽길로 들어서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어요"고 밝혔다.
대학 2학년때 친분이 있는 레스토랑 주인의 권유로 다시 요리를 시작한 그는 급기야 부모님 몰래 휴학하고 전과(轉科)를 위한 학비마련 및 본격적인 요리수업을 위해 레스토랑에 취직을 하게 된다. "물론 부모님이 반대를 많이 하셨지만 나중에는 진짜 재능을 찾아서 진 로를 바꾼 저의 결정을 널리 이해해주셨어요. 또한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했어요."고 말했다.
한국요리는 아직 서툴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제대로 꼭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그는 "몇년후 유럽을 경험해서 가까운 장래에 나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언제나 새롭게 배우고 도전할 것들이 있기에 요리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서 이미 요리의 대가 못지 않은 비범함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