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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2008. 15:18 KoreaTimes (125.♡.179.126)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가해자가 아닌 정부지원으로 신체사고에 대한 보상을 받는 제도인 ACC(Accident Compensation Coorperation; 사고보상공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현재 ACC의 아시안지원부에서 Asian Cultural Adviser로 일하고 있는 홍진영 씨를 만나 ACC 이용에 대한 궁금점을 풀고 더불어 오래 된 이민이야기도 들어보았다.
홍씨와 뉴질랜드의 인연은 벌써 3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임학박사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중이시던 아버지의 연구차 1972년 가족들이 뉴질랜드에 와서 3년간 머물렀었는데 그 후 이민을 결정, 1979년 다시 오게 되었다. 당시 전국적으로 한국 사람이 약 50명이었다는데 한국말을 접할 기회가 없어 잠시 잊어버리기도 했단다.
혼히 '바나나'라고 불리는 겉은 동양인, 속(생각)은 키위로 오랫동안 살았다. 그런데 한국 교민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사람에게 친근감은 쉽게 느껴지는데 문화는 너무나 달라 처음 이민왔을 때 키위들을 보며 느꼈던 것보다 더 큰 문화적 충격과 정체성의 혼란을 한국 문화를 접하면서 경험했다고 한다. 지금은 다양성을 누리며 다 양한 문화에 적응할 수 있게 된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
홍진영씨는 10년 넘게 가정의로 활동하다가 잠시 쉬던 중 ACC의 아시안부에서 자문위원을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 교민들이 ACC로 사고 보상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정보를 전달하고 교육, 홍보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가정의를 할 때는 일대일로 도움을 드릴 수 밖에 없어 약간의 한계를 느끼고 안타까운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는 많은 교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홍 씨는 뉴질랜드에 발을 디딘 사람은 영주권자나 방문자나 상관 없이 뉴질랜드에서 일어나는 모든 '신체 상해 사고'에 대해 ACC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교민들이 작은 사고는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라도 가정의에게 찾아가 진단기록을 남기고 ACC 등록 서 류를 작성하는 것이 앞으로를 위해 지혜로운 일임을 지적해 주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거리에서 일어나는 모든 신체적인 피해는 ACC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것 이다. 홍 씨는 또한 GP 진단시 애초에 ACC 문제라고 밝히고 치료를 시작하면 등록과정이 수월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ACC 또한 아시안 언어 서비스를 가지고 있어 한국어때문에 전화 상담을 지체하지 않아도 되겠다. 아시안들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있지만 문화적인 차이와 아시안에 대한 무지때문에 항상 벽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홍씨는 현지인들과 교민 사이에서 일종의 다리 역할로 중요한 위치를 감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ACC 아시안 팀에서 중국인, 인도인과 또 한국인들을 위한 행사가 따로 계획되어 있는데 오는 10월 7일에는 처음으로 '한국인들을 위한 ACC 포럼'이 타카푸나 Auburn Centre(10:00~12:00am)에서 열리게 된다. ACC CEO가 직접 참여할 예정인데 서비스 이용에 대한 궁금한 사항을 해결하고 불편한 점도 건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홍 씨는 이왕 뉴질랜드에 와서 살기로 작정하고 한국을 떠나 왔다면 이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또 적극적으로 현지 사람들을 사귐으로써 어우러지는 과정이 가장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뉴질랜드의 문화가 있고 한국도 우리만의 소중한 문화가 있지만 같은 땅에 살면서 서로의 것만 고집한다면 양쪽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고 서로의 장점을 취할 수도 없게 된다.
"갑자기 몇 년 안에 이렇게 아시안이 많아지니 키위들이 각각 다른 아시안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여요. 그래서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한국 교민들이 어려움이 있을 때 좋은 정보를 통해 해결 받으시면서 이 땅에 잘 정착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