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통해서 아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한인 동포가 있다. 재미있게 놀면서 참여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마음을 보게 되고, 나를 발견하게 되고, 또 나의 아픔을 인정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자신을 수정하게 되어 좀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움을 준다. 오클랜드 파운데이션 (Auckland Foundation / Northshore Fund) 프로젝트 후원으로 진행을 준비하고 있는 <마음산책> 프로그램, 연극을 통해 전문 상담사로 활동을 하고 있는 권효진 강사를 만나보았다.
현재 오클랜드 한인 교회 목사로 근무하고 있지만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조금 구체적으로 극작(희곡)을 전공하며 글도 쓰고, 연기를 하면서 젊은 대학생활을 했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당시만 해도 학교가 남산(예장동)에 있었기 때문에 명동에서 혜화동을 오가면서 연극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 하지만 연극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연극치료‘였고,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하며 ‘연극치료(드라마치료)’를 공부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준비하면서 가정폭력상담, 성폭력상담, 부부상담, 심리검사 등 다양한 훈련을 받게 되었고, 이후에는 사회복지와 병원상담도 공부하며 훈련을 받았다. 연극치료는 모든 사람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내 경험은 초등학생들부터 어른들까지 다양한 대상들을 만났었고, 주로 학교의 학생상담센터나 교회를 통해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직접 학생들을 상담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과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
많은 한인 동포들의 참여 기대
이번 <낮은마음>의 마음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나누기 위해서 이번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되었다. 이번 낮은 마음의 프로젝트는 우리 한인 이민자들과 자녀들이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며 그간 나누지 못했던 어려움을 전문 상담사들과 다양한 활동과 함께 나누어 볼 수 있는 “마음산책” 프로젝트로 여성과 남성 그리고 청소년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연극을 통한 전문 상담과 향초 만들기, 커피 메이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많은 교민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연극으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기회
‘연극을 통해 상담을 한다’라는 말이 거창할 수 있겠지만 ‘연극’이라는 것은 ‘상담기법‘의 하나이다. 음악을 통해 혹은 미술을 통해 치료적 접근을 하는 것처럼 연극이라는 도구를 통해 내담자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자신을 알아차리게 도와주어 변화된 삶의 방식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다.
옛날부터 연극은 사람들의 삶을 무대 위에 올려놓는 일을 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면서 나를 투영하기도 하고, 나를 발견하기도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고대로부터 연극의 기능이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는 정기적인 축제일을 정하고, 그 기간에 시민들 앞에 공연하게 하였다. 지금도 연극은 같은 기능을 하고 있지만 옛날에 비하여 그 역할이 많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다. 현대 사회가 마음이나 정서적인 어려움을 더 많이 느끼는 것에 반해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진 시대이기에 계속해서 상담 과정 속에 좀더 빨리 또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던 것이다. 연극을 이용한 상담의 방법은 1940년대 정신과 의사인 ’모레노‘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현대는 비교할 수 없이 변화되고, 발달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은 동일한데, 연극 자체가 놀이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맨처음 개인이든, 집단이든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놀이를 통해서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그리고 자신의 비합리적인 신념을 발견하게 하고, 그것을 연극을 통해 합리적인 신념으로 수정하게 하는 것이 이 과정의 내용이다. 재미있게 놀면서 참여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마음을 보게 되고, 나를 발견하게 되고, 또 나의 아픔을 인정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자신을 수정하게 되어 좀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한빛교회‘ 담임목회 활동
지난 2009년 뉴질랜드에 올 때 목회자로 교회의 청빙을 받아오게 되었다. 그 후에 몇몇 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을 하다가 4년 전에 교회를 개척하고 지금은 ‘한빛교회‘라는 이름으로 담임목회를 하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교회 안팎의 연약한 자들을 섬기려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오클랜드 서쪽의 캐러벤 빌리지를 방문하여 함께 식사도 나누고, 음악도 들려 주고, 그 분들의 사진도 찍어 주면서 그사람들을 위한 여러 활동을 전개해 가고 있다. 단순히 빈곤의 문제만을 위해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서적인 안정과 편안함을 함께 주고자 하는 것으로 교회 사역의 방향성이다.
’목비‘ 극단 창단 준비
극단을 준비하고 있다. 극단을 창단하는 것도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나눔‘이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취미 활동도 아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교민들께서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이 없는 현실 속에서 연극을 통하여 마음의 위로를 얻고, 삶의 활력을 얻어서 다시 일상의 생활에서 힘차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인 극단이다. 극단의 이름이 ’목비‘로 준비 중이다. 목비는 순우리말로 ’모내기 할 무렵게 한목 오는 비‘이다. 간절히 물이 필요한 시기에 쏟아져 내리는 비이다. 새로운 극단의 공연을 통해서 갈라진 마음, 목마른 마음에 단비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공연은 올 연말부터 시작이 될 것이고, 매년 2회 정기공연을 생각하고 있다. 많은 교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