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3,690
26/07/2008. 14:59 코리아타임즈 (125.♡.179.126)
지난 한주는 세계 여자골프 사상 전례가 없는 연간 1,0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셸 위(위성미, 16세)의 프로 데뷔와 실격처리 사건이 전세계 매스컴들의 집중조명을 받았었는데 수만㎞떨어진 이곳 뉴질랜드에서도 비록 그만큼의 폭발적인 관심은 아니었지만 신선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많은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 또 한명의 뉴질랜드판 미셸 위가 탄생을 했다.
그녀는 바로 지난달 St Clair 골프클럽(파74)에서 열린 'South Island Age Group Champ ionship '대회에서 추위와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의 강풍 등 여러 기상 악조건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지켜내며 우승을 차지한 이다솜(16세, Howick College Form5)양이다. 당시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5타를 쳐 3라운드 합계 4오버파 226타(79-72-75)로 2위그룹과 무려 11타차 우승을 일궈낸 그녀를 Elleslie Racecourse의 한 골프 연습장에서 만나 보았다.
"주위에서 예전보다 좀 더 차분하고 여유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보기 좋 다고 말씀해주시기는 하는데 아직은…(웃음)"이라며 약간은 수줍은 듯 말끝을 흐렸다. 허나 시간이 흐르자 일취월장하는 최근의 기량처럼 그녀의 솔직담백한 말솜씨 또한 상당했다. "(웃으며)재작년 6월,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된 이후로 지금까지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스윙이 점차 가벼워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때가 많았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감도 부쩍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열린 '오클랜드 매치플레이 챔피언쉽' '해밀턴 매치플레이 챔피언쉽' 우승 등 벌써 5개 대회를 석권했고, '톱10'에도 10차례 이상 입상하는 등 그 누구보다 화려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19세, 17세, 15세, 13세 이하로 나누어 진행된 'South Island Age Group Championship'대회에서는 '17세 이하' 우승을 포함, 종합우승을 차지했는데 이전 열린 NZ Secondary Schoolgirls대회에서 Natasha Krishna(St Kentigern College, 19세 이하부 출전)에 아깝게 2타 뒤져 2위에 머문 한을 다시 3타차로 멋지게 되갚아 주며 우승컵을 안았다.
또한 평소 단점으로 지적되던 '기복이 심한 경기운영 능력' '미숙한 마인드 컨트롤'도 많이 향상되어 이제는 그 완성도가 이미 90%선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키 165㎝, 55㎏의 당당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평균 비거리 250m에 이르는 파워 드라이버샷은 최정상급(?) 주말골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위력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의 놀랄 만한 기량성장 배경에 대해 그녀는 한층 안정된 생활환경을 꼽았다. "현재 많은 분들이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계세요. 언젠가 그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더욱더 열심히 그리고 즐기면서 골프를 해야겠구나 하는 욕심 같은 것이 생겼어요. 옛날에는 이글이나 버디를 기록해도 보통 무표정이었어요(웃음). 하지만 이제는 항상 웃으며 환호하는 갤러리들에게 'Thank you'라고 답례해 주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아요."고 말 했다.
그녀의 어머니에 따르면 올초까지 3군데의 식당일을 하느라 늦은밤에 귀가를 해서 어쩔 수 없이 다솜양이 직접 집안일들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녀는 "방과후 신문배달, 집안일 등을 끝내고 골프장까지 걸어 다닐때가 조금은 힘들었지만 다시 생각하면 그런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내었기에 시합때마다 흐트러짐 없이 정신 집중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고 말했다.
프로골퍼가 되어 LPGA대회에서 우승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자 "(웃으며)상금으로 그동안 고생하신 엄마께 예쁜 집을 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난 뒤 마이클 캠블처럼 꾸준하게 도네이션을 해서 은퇴후 여자골프계를 위해 힘쓸 예정이에요."라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단 한번도 만나본 적은 없지만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 있는 분들에게 자신의 인터뷰기사가 난 현지신문들을 스크랩해서 보내는 일을 잊지 않는다는 그녀, 앞으로도 그녀의 해맑은 표정과 햇살 같은 웃음을 항상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