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목이 마를 때 커피를 한잔 하듯이 꽃을 일상에서 자유롭게 사용한다. 물론 특별한 날을 위한 선물로 꽃을 이용하지만 일상 속으로 더 깊숙하게 들어온 꽃들은 은은한 향을 풍기며 우리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해준다. 이렇게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2차 가공, 드라이 플라워를 만들어 꽃을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마법을 부리는 아티스트가 있다. 사람들의 감정과 마음을 움직이는데 말보다 더 훌륭한 수단이 꽃이라고 이야기하는 플라워 아티스트 이유하 씨를 만나 보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꽃이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아직 생소한 드라이 플라워(dry flower)를 만들어 특별한 날 받은 꽃을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을 한다. 생화의 단점인 짧은 보존 시간을 연장해주어 의미 있는 꽃의 추억에 아트적인 2차 가공을 통해서 작품이 완성 된다. 드라이 플라워는 생화의 색상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화려함 보다는 더 매력 있는 색상으로 빈티지 색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선호한다. 생화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말려져 반영구적인 보관이 가능해 선물용이나 집안 인테리어용으로 인기가 높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약품을 사용해 급속건조처리 하는 방법도 있지만 자연건조를 선호해서 2-3주동안 직사광선을 피해 바람이 잘드는 곳에서 건조 처리를 한 제품을 아트적으로 2차가공을 거쳐 액자나 고객이 원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준다.
우연한 꽃집 알바생으로 꽃과의 만남 시작
꽃과의 인연은 우연한 기회에 꽃집에서 일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미술대학 1학년을 마치고 영주권을 기다리는 동안 학업을 휴학하면서 우연히 꽃집 구인을 보고 지원을 했는데 아마도 꽃집 사장님은 미술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본인을 선택해준 것 같다. 그렇지만 꽃을 한번도 가공해본 적이 없은 정말 초보자의 꽃집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날수록 꽃에 대한 매력이 정말 좋았다. 내 손을 거친 꽃다발을 들고 고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꽃에 대한 열정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열정으로 한국에 있는 고모님이 40년 운영한 꽃집에서 일을 배우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뉴질랜드를 떠났다. 당시 고모님은 한국 꽃꽂이 협회 회장과 꽃꽂이 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한 분이다. 고모의 강의, 수업하는 곳을 모두 따라다니고 꽃시장, 재료상 등 꽃과 관련된 일이라면 항상 함께 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손으로 그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고등학교 학창 시절 아트 관련해서 정말 열심히 했던 노력이 꽃을 만지면서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꽃집에서 일을 배우고 또다른 학원에서 3개의 수업을 하루에 소화하며 열심히 생활을 했다. 1년이 조금 지날 무렵 꽃꽂이 사범 자격증을 받고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와서 NZMA Floristry에서 정식으로 공부를 해서 Floristry level 3 자격증을 손에 얻었다.
새로운 개척 분야에 도전
뉴질랜드로 돌아와서 학교를 다니면서 꽃과 많이 익숙해지면서 문득 사람들과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화를 가공해서 꽃다발을 만드는 일은 너무 좋았지만 당시 뉴질랜드에서 생소한 드라이 플라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너무 생소한 분야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지못해서 책과 인터넷 유트뷰를 보면서 드라이 플라워을 위해 독학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배운 꽃에 대한 기본기와 손 재주가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이 많이 늘었다. 선물을 만드는 직업이라 더 의미 있는 일이다. 받는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좋아해주는 모습을 상상하면 꽃을 만드는 동안도 너무 기뻐서 기분 좋게 작업을 한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나만의 작업 공간을 마련했지만 어렵게 만든 작품 판로가 문제되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조금씩 알려지면서 5월 마더스 데이를 시작으로 주문이 들어오면서 작품을 판매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겨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좀더 내 작품을 알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알게 된 타카푸나에서 열리는 일요마켓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차도 없이 작품을 들고 새벽 5시부터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며 힘들게 시작을 했다. 일단 많은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드라이 플라워 작품을 알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1년이 조금 넘으면서 단골 키위 손님들도 많이 생기면서 드라이 플라워 존재를 알리는데 성공을 했다. 이제는 점점 매니아 층도 생기고 많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응원을 해준다. 예쁘게 말린 드라이플라워로 핸드 메이드 주문제작 액자, 캔버스, 꽃다발, 용돈박스, 장식품 등 여러가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데 성공을 했다.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모든 꽃이 아름답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시들어 버리는 생화의 단점을 보안해서 아트적인 생각을 담은 것이 드라이 플라워이다.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그 당시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말로 전하기 어려운 소중한 마음을 캘리그라피 문구로 소중한 날 소중한 분에게 전할 수 있는 매력도 있다. 자체 주문 제작이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뿐인 선물이기도 하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드라이플라워는 오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은 어떻게 꽃을 이쁘게 드라이하는 방법이다. 몇가지 팁을 이야기 한다면 첫번째 드라이플라워는 생화가 가장 싱싱할 때 말려야 이쁘고 멋진 드라이 플라워가 된다. 두번째는 직사광선을 피해 바람이 잘드는 서늘한 곳에서 말려야 가장 멋진 작품이 나온다. 마지막으로는 꽃의 선택을 잘 해야 한다. 드라이 플라워가 잘되는 꽃들이 몇 가지 있다. 스타티스, 장미, 안개꽃, 미스티 블루, 시네신스, 천일홍 등 꽃의 선택이 중요하다. 드라이 플라워가 잘 되는 꽃들은 꽃말도 아름답고 의미가 많이 있다. 천일홍과 스타티스의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 시네신스 꽃말은 영원한 사랑, 미스티블루는 청초한 사랑, 목화솜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이와 같이 보기에만 이쁜 꽃들이 아니라 꽃말들도 너무 의미가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아주 인기 있는 꽃들이다.
드라이 플라워 작품 대중화를 위해 최선
오는 5월부터 작은 드라이플라워 스튜디오를 오픈할 계획이다. 지금도 마켓, 온라인 주문을 통해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있지만 마켓에 직접 올 수 없는 사람들이 직접 작품을 구경하고 구매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래전부터 계획 한 작은 스튜디오를 오픈한다. 하루 수업반, 취미 반 수업도 진행할 계획으로 현재 수업 신청을 받고 있다. 본인이 직접 만든 드라이플라워 작품을 선물하는 것도 큰 의미라는 생각에 이런 수업을 마련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하루 수업반과 작은 꽃집을 같이 운영하면서 드라이 플라워의 매력을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다.
글,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