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역사를 가진 뉴질랜드 침구중의대학 (New Zealand School of Acupuncture and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에 한국인 학생들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진정한 한의사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해서 만나 보았다.
한의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김은영: 한국에서는 제 이름을 걸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잘 살았는데, 제2의 인생을 살고자 불혹의 나이에 뉴질랜드에 와보니 막상 언어장벽과 문화적인 차이, 그리고 나이가 많아서 제대로 된 풀타임 잡을 구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시작하고자 학교를 알아보고 있는 상황에서 뉴질랜드침구중의대학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나이에 뭔가를 시작한다는 것에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한국에서 접해왔던 침 치료와 한약에 대한 익숙함이 한의학에 대한 궁금증이 불러 일으켰고, 지금이 나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학교를 졸업하여 뉴질랜드의 한 사회구성원으로서 남은 인생을 살수 있을 거라는 희망, 그리고 뉴질랜드가 나에게 준 혜택을 봉사로서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쁨이 저를 한의학 공부로 이끌게 한 것 같습니다.
이효빈: 저는 처음에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전부터 한의학에 대한 것들은 주변을 통해 가까이 접할 수 있었지만 그때에는 제가 이 공부를 할지는 몰랐습니다. 시작하고 나니 지금은 조금씩 지식을 쌓아가는 것 같아서 점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리사 조: 저는 원래 간호학 전공인데 본인의 자아발전을 위해서 뒤늦게나마 한의학 공부를 시작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의학적 지식과 전문적인 기술을 이용한 치료적용 또한 더불어 이미 전공한 서양의학과의 교류, 그래서 조금이나마 건강의 도우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점이 궁국적인 본인의 자아발전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점?
김은영: 사실 동양의학이라 조금은 익숙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영어로 진행되는 모든 수업이 사실은 너무 버거웠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전문 의학용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내가 과연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자괴감도 많이 들었지만 한해 한해 지나가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발전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조금은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면서 실생활에서의 나의 삶이 한의학에 기초하여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되면서 한의학에 대해서 더 많은 궁금증과 그리고 학문에 대한 재미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효빈: 한의학이 단순한 것 같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한의학과 서양 기초해부생리학의 기본을 함께 배우니 동서양 의학의 공통점과 다른 점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되었고, 통합 치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리사 조: 서양의학 (간호학)을 전공한 탓인지 처음에는 한의학 이론이 모호한 듯하고 너무 철학적인 의미가 깊어서 몰입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배움이 더해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동양의학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되었고 건강에 대해서 총체적인 개념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그리고 음양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나?
김은영: 뻔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금전적인 부분을 중시하기보다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이효빈: 환자들의 증상만 완화하기보다 질병의 원인을 잘 파악하고 치료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리사 조: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실생활의 조화나 몸과 마음의 건강도 같이 조화롭게 해주는 전인적인 케어를 담당하는 그런 치료자가 되고 싶습니다.
뉴질랜드 침구중의대학 (New Zealand School of Acupuncture and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에 대한 소감은?
김은영: 처음 학교를 선택할 때, 현직에서 일하시는 한의사분의 추천으로 이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4년이라는 시간이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어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다행히 2학년까지 마치고 이제 3학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힘들 때마다 위로를 해주는 가족 같은 학우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스탭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못한다고 지적하는 것보다 이끌어 주시려는 마음이 있어서 무엇보다 든든했던 것 같습니다.
이효빈: 처음엔 학사과정 대학치고는 학생수가 적어서 당황했지만, 지금은 그게 오히려 좋은 거 같고, 학우들끼리 나이와 국적에 상관없이 친해질 수 있고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잘 지원해 주셔서 좋습니다.
리사 조: 각 학년이 소규모적인 체제로 운영되어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에 긴밀한 교류가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리큘럼과 학습내용이 체계적이고 학점이 타이트하게 관리됩니다. 어려움을 느끼면 언제나 교수진과 긴밀하게 상의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구요. 체계적인 실습 또한 우리 학교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크진 않지만 아담한 도서관에서 공부에 필요한 책 대부분을 빌려볼 수 있구요.
한의학을 공부하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조언은?
김은영: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않고 어려울 거라는 생각만으로 공부를 포기하시는 분은 없기를 바랍니다. 물론 쉬운 학문은 아니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시면 학교와 학우들이 많이 도와주실 겁니다. 저 또한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라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 많았습니다만 여기까지 왔어요. 여러분 또한 해내실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효빈: 한의학은 처음엔 관심이 없었어도 하다보면 흥미를 찾을 수 있는 매력있는 공부이기 때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즐기면서 공부하실 수 있을 거예요.
리사 조: 동양의학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도전해 보심이, 새로운 공부에 열정을 가지신 분들도 역시 한번 고려해 보심이 좋을 듯싶네요. 단지 4년이라는 긴 시간을 버텨낼 꾸준한 인내와 학업에 대한 적극성 그리고 충분한 영어수준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시면 학교문을 두드려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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