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로스쿨(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에 입학해서 변호사의 꿈을 이룬 한인 변호사가 있다.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 유학을 시작으로 첫 직업은 유학원이었지만 또다른 도전, 회계사를 위해 대학을 다시 졸업하고 오클랜드에서 회계사로 7년동안 활동했다. 하지만 또 다른 꿈의 도전, 변호사를 위해 다시 한번 대학 공부를 선택했다. 어려운 선택이었고 늦은 나이의 공부였지만 마침내 대학졸업과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지난 12월8일 뉴질랜드 변호사 임용식을 통해서 변호사의 꿈을 이루었다. 강한 목적의식과 강한 정열 그리고 자신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의지, 양신웅 변호사를 만나 보았다.
강한 목적의식과 정열로 로스쿨(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에 입학해 동생 같은 동기생들과 함께 서로 이끌어주며 변호사라는 꿈을 이루었다. 변호사라는 꿈을 이루고 이제 막 시작이라서 앞으로 어떻게 변화된 삶이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의 시작을 위해 많은 응원을 해준 가족, 지인, 선배 변호사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로스쿨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그 때에는 운영하던 회계법인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을 때였다. 일반 세무 업무 외에 창업, 경영, MPI와 시청 인허가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했는데, 많은 부분에서 아쉬웠다. 컨설팅 업무에는 법률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변호사가 아닌 회계사로서는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법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해석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은 꼭 반쪽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개인 회계법인으로서 더 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계 또한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문득 예전에 부모님께서 조언하셨던 것을 기억하게 되었다. 공부를 하면서 항상 후회했던 것은 왜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하였지만, 다 마치고 난 지금은 그때라도 시작해서 얼마나 다행이었나 라는 생각을 한다.
로스쿨, 광범위한 공부량 힘들어
로스쿨을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생각하는 방식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또한 공부의 양이였다. 회계학 공부를 할 때를 생각해보면, 유학원과 여행사를 창업하여 동시에 하면서 시간적으로 많이 부족했었다. 그래도 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양이였다. 하지만 로스쿨은 달랐다. 한 과목에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과 논문, 교제 등을 읽고, 고민하고, 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은, 재무제표를 만들고 분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외국인으로서 판결문들을 빠르게 읽어야 하고, 특히 고어로 작성된 1800년대 판결문을 읽어 나가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었다. 하지만 컴퓨터로 쉽게 판결문들을 찾아볼 수 있는 지금과 달리, 도서관에서 일일이 찾아 읽어야 했던 선배들의 노고에는 비교할 수 없는 편리함을 생각하며 노력했다.
뉴질랜드 로스쿨 진학배경
뉴질랜드에서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로스쿨에 진학을 해야 한다. 뉴질랜드에는 오클랜드, 해밀턴,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더니든에 총 6개의 로스쿨이 존재한다. 로스쿨은 두 단계로 나누어지는데, 쉽게 말해 예과와 본과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로스쿨 진학이 확정되면 1학년 때 법률 전공 60학점과 타 전공 6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로스쿨의 경우, 2학년, 즉 본과로 진학하는 학생의 수가 정해져 있고, 학교에 따라 평균 B 학점 등의 최소 합격 기준이 있다. 많은 학생들이 2학년 진학이 안되면서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법률에 관심이 많은 경우,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2학년 본과에 진학하게 되면 각 대학마다 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법 윤리, 상법, 형법, 공법, 사법 등의 필수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그리고 가정법, 세법, 행정법, 환경법 등 선택 과목을 이수하여 졸업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졸업 학점은 1학년 포함 총 480학점으로, 4년 풀타임 공부를 해야 한다. 학업에 뜻이 있고, 관심 분야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 및 공부를 원하는 경우에는, 과정(Honours)및 대학원과 박사 과정에 진학할 수 있다. 4년간의 로스쿨 과정을 마치고 바로 변호사 임용을 원하는 경우, 실무 실습을 위한 연수원에 준하는 Professional Legal Studies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 과정은 College of Law와 Institute of Professional Legal Studies등 두 기관에 이수할 수 있다. 일부 학생들은 인턴 등으로 취업을 먼저 하고 난 후에 이수하는 경우도 있고, 과정을 먼저 이수하고 취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로펌의 경우, 로펌 내에서 과정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며, 비용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다양한 사회 경험, 다양한 변호사로 활동
기존 경력을 살려 상업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변호사가 되려고 한다. 회계사로서 일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스타트업 및 청년 창업자들에게 법적 조언을 해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사업의 첫 시작은 성공과 실패를 결정할 수도 있는 만큼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여기에는 세무적인 부분을 시작으로, 동업자들과의 지분 배분, 각종 인허가 문제 등이 있다. 또한 명확하지 않은 투자로 인한 피해도 매우 많다. 이런 부분들을 어느 누구의 손해 없이, 서로가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또한, 회계사로서 안타까웠던 고용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연구하여, 고용인뿐만 아니라 고용주에게도 명확한 고용 법률 안내를 제공하고 싶다. 고용법을 위반하는 고용주들 중에는, 고용법을 명확하게 몰라 원치 않는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법률로 피해 입은 사람들 위해 봉사
로스쿨을 다니면서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분야가 있는지 새삼 새롭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 분야들이 얼마나 흥미로운지도 알게 되었다. 어렸을 적 졸업장을 위한 지루한 공부가 아닌,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 분야에 대한 공부가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법률에서 멀리 동떨어져 피해를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돕고 싶다.
글, 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