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인사동이 아닌 뉴질랜드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질 것이다”.
교민들에게는 감동과 추억을 선사 할 것이고 뉴질랜드 시민들에게는 조금 이나마 한국을 알리는 시작이 될 것이다. 많은 교민들이 참여해서 다 같이 뜨거운 무엇인가를 가슴 속에서 느꼈으면 좋겠다!
오는 9월14일 아리랑 오케스트라 퍼포먼스 공연이 오클랜드에서 열린다. 음대 학생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교민들이 모여 하나된 모습으로 아리랑과 애국가를 연주 한다.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모여 아직 까지 완벽한 음악을 만들지 못했지만 아리랑 오케스트라 공연에 많은 시간과 열정으로 기획한 한예은 학생을 만나 보았다.
얼마 전 우연하게 “인사동 아리랑공연” 동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것은 한국인으로써의 울컥함, 그리고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쉽지 않은 일을 했다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공연의 장소가 인사동 쌈지길이 아닌 뉴질랜드, 퀸즈 스트리트 이었다면 하는 상상 이었다. 아리랑 오케스트라 공연단 “ 아리랑 공연”은 뉴질랜드에서는 올해 처음 기획된 것으로 현재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인사동 아리랑’ 동영상을 보고 감명받아 기획하게 되었다. 인사동 아리랑은 한 청년이 “아리랑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정작 아리랑을 들을 곳이 없다”는 한 외국인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의 아리랑을 세계에 알리겠다’라는 취지로 음악을 하는 20대 청년들을 모아 시작하게 된 것 이다. 이제는 인사동이 아닌 뉴질랜드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질 것이다. 교민들에게는 감동과 추억을 선사 할 것이고 뉴질랜드 시민들에게는 조금이나마 한국을 알리는 시작이 될 것이다. 많은 교민들이 참여해서 다 같이 뜨거운 무엇인가를 가슴속에서 느꼈으면 좋겠다.
오클랜드 음대 학생들만으로는 오케스트라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였고 마땅한 연습장소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런 경제적인 서포트 없이 40여명이 넘는 오케스트라 단원이 모여 연습할 장소를 구해 연습한다는 것은 불가능 이었다. 학교 연습실은 너무 좁았고 홀을 빌리자니 경제적인 문제와 부딪혔다. 사실상 지금까지도 문제해결 중에 있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진행하게 된 계기는 우리 학생들이 이 공연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에게 감사
뉴질랜드에서 유학생활을 시작 한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지만 안타까웠던 것은 뉴질랜드, 특히 오클랜드에 많은 한국분들이 살고 계시고 한인사회가 작지 않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생각 해보면 여기가 한국이 아닌 만큼 당연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번 작은 음악 공연으로 한국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번에는 특별히 오클랜드 한인 대학생들의 축제인 “두루제”가 시티 아오테아 광장에서 열리게 되었다. 그 동안의 두루제보다 훨씬 많은 외국 분들께서 이 축제를 함께 즐겨주실 것 같아 이 기회를 통해 한국을 더욱 널리 알리고자, 또 많은 분들을 울렸던 인사동 아리랑의 감동을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티 한 중앙에서 다시 느끼고자 이 공연 준비를 돕게 되었다. 부족했던 단원들도 음대 학생이 아닌 다른 공부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 그리고 고등학생 분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여서 아리랑 오케스트라를 완성 하기 위해 노력 하고 있는 단원 모두에게 감사에 말을 전하고 싶다.
무대에 서는 순간 순간 너무 소중하게 생각
사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며 기억에 남는 일들은 참 많다. 감사하게도 고등학교 때 학교 합창단 피아노 반주를 맡게 되어 많은 전문 반주자분들 사이에서 큰 무대를 섰던 순간부터, 딸처럼 대해주셨던 가디언 아주머니를 모시고 간 학교 저녁식사 자리에서 2년 연속 음악 트로피를 받았던 것,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부모님과 친구들, 친지 분들을 모시고 했던 첫 단독 연주회까지. 그 중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대학 오디션이다. 평소 워낙 무대 공포증이 심했던 나는 무대에만 올라서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가만히 서있지 못 할 정도로 많이 떨었다. 다리는 개다리 춤을 추고 플릇 위 손가락만 움직이는 것을 상상하시면 될 것이다. 무대 위 당당해 보이는 수 많은 친구들을 보며 음악은 나 같은 아이는 하는 것이 아니구나 느끼고 학교 오디션을 보기 불과 일주일 전 처음으로 생에 가장 큰 슬럼프를 겪었다. 부모님께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지만 일주일간 연습도 못하고 하루 종일 혼자 펑펑 울기만 한 기억이 있다. 오디션을 전혀 볼 수 없을 정도로 내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지막으로 플릇을 분다는 심정으로 아침 9시 반에 팅팅 부은 눈으로 오디션을 본 기억이 있다. 정신 없이 떨고 있다가 심사위원님들께 드릴 악보도 잊은 채 들어간 오디션은 정말 신기하게도 너무나 편안했다. 집에서 연습할 때도 남들에게 내 소리가 들릴까 걱정하던 내가 처음으로 연주를 하며 전혀 떨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슬럼프를 겪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처럼 음악을 즐기며 하고 있지 못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때 포기를 했더라면 정말 많이 후회 했을 것 같은 생각에 아찔하다. 그 후로 무대에 설 때면 떨리긴 하지만 내 스스로가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 무대에 서는 순간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더욱더 성장해 갈 내가 기대된다.
오클랜드 음대, 예울림 대표로 활동
예울림은 예술이 울창한 숲 이라는 뜻으로, 음대 선배님들께서 한인학생들의 친목다짐, 그리고 청소년 음악회 활성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기획한 음악회를 시작으로 10년 정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음대 한인학생회이다. 올해 예울림의 과대를 맡게 되면서 은근히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행사를 기획하면서 숫기 없고 남들 앞에 서기 힘들어했던 나의 성격에도 조금이나마 변화가 있었고 힘들지만 보람 있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고 있다. 음악공부를 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서로 마주칠 일이 없어 친구들 사이에 깊은 관계 유지가 어렵다. 조금이나마 이것을 돕기 위해 함께 양로원 연주봉사도 다니고 매년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는 예울림 자선 콘서트도 연다. 자선 콘서트란 그 해에 돕고 싶은 곳을 정해 티켓을 팔아 그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는 형식이다. 올해 연말에도 자선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의 재능을 사용해 작지만 도움을 전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학생들에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선생님 희망
지금까지 내 삶의 반을 뉴질랜드에서 살았다. 유학생의 신분으로 지내느라 힘든 점도 많았지만 내 고향이나 다름없는 뉴질랜드에서 직장을 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졸업 후 당분간은 영주권을 받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고, 졸업 전까지는 열심히 마지막 학교생활을 하며 졸업연주회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나 또한 지금껏 나의 플릇 선생님들, 지금 Uwe Grodd 교수님과 같은, 학생들의 꿈을 키워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또 나와 같은 유학생들을 돕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음악전공을 준비하는 교민 후배들에게
내 스스로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음악적인 조언을 하고 싶진 않다. 다만 대학준비 동안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마음 편안히 모든 것을 즐기며 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한 만큼, 또 간절히 원하는 만큼 결국엔 다 이루어 지는 것 같다. 또 대학에 와서 배우는 게 정말 많지만 항상 스스로 갈구하고 찾아야 기회가 주어지기에 기회가, 또 시간이 주어졌을 때 최대한 많이 모든 것을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 꼭 학업적인 것만이 아닌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언제나 응원하겠다. 화이팅!
글, 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