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에서 열린 2013 국제 요리 대회( International Culinary College Competition)에서 한국인 성정모 요리사가 영예의 1등을 차지했다. 성정모 요리사는 웰링턴, WelTec’s School 대표로 이번 대회에 Beth Christieson씨와 같은 팀으로 대회에 참가 했다.
이번 요리 대회는 영국City & Guilds 에서 개최하는 국제 요리대회로 2012 년에는 런던에서 개최 되었고 올해는 뉴질랜드에서 개최되어 정성모씨가 영광을 차지 했다. 내년에는 홍콩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올해에는 5개 국가(미국, 영국, 홍콩, 호주, 뉴질랜드)에서 참가 했다. 대회는 2명이 한 팀으로 전채요리(Entre), 메인요리(Main) 그리고 후식(Desert)을 4명의 심사위원에게 평가 받아야 하는 수준 높은 대회이다. 심사는 뉴질랜드 요리사 협회와 세계 각국의 심사 위원의 ‘블라인드 테스트’로 미국팀과 호주, 영국, 홍콩 팀의 세계 경쟁 요리사들을 모두 따 돌리고 한인 교민 , 성정모 요리사팀의 요리가 뽑혀 영예의 1등을 수상 했다.
특별한 아이디어와 단단한 기본기로 우승
모든 대회 참가자들은 전채요리( Entre)로 뉴질랜드 연어( King Salmon)을 요리해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지만 같이 대회에 출전한 요리 파트너와 생각을 주고 받고 요리를 결정을 했다. 소금과 설탕, 발사믹( Balsamic) 식초에 연어를 살짝 절여 끓는 물에 살짝 졸이는 방법으로 Poached Salmon 을 요리 하기로 결정 했다. 또한 우리는 특별한 아이디어로 아보카도 무스(Avocado Mousse) 와 딜 머랭 (Dill Meringue)이라는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달콤한 머랭을 딜이라는 허브로 특별한 머랭을 만들었는데 모든 심사의원들이 특별한 아이디어라는 좋은 평가를 주었다.
매인 요리(Main)는 주제가 없이 아무 재료를 쓸 수 있었는데 우리는 등심을 해이(Hay, 건초)로 훈제하여 사태 살을 압력 냄비에 요리했다. 그라탱과 팽이버섯 그리고 느타리 버섯과 함께 요리를 마무리 지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마지막 디저트(Desert) 요리는 화이트 초콜릿 바바루아( Bavarois)라는 프랑스에서 인기 있는 차가운 디저트 이다. 라스베리 소벳과 함께 요리를 마무리했다. 결과는 우리 요리 팀이 단단한 기본기와 특별한 아이디어로 종합 우승을 차지 했다.
요리 전문 용어와 문화 차이로 힘들어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요리 전문 용어였다. 대부분 초보 요리사들은 칼을 사용하면서 많이들 힘들어 하는데 나의 경우 칼질 보다는 수 많은 요리 전문용어에 익숙하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고참 쉐프가 무엇인가를 시켜도 이름을 잘 알아 듣지 못해 쉐프가 좀더 설명해야 그때서야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서 한 박자 늦은 일 처리로 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용어는 용어일 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해결해 주어 지금은 그 때를 생각 하면 웃음이 나올 정도 이다.
요리를 하면서 또 한가지 힘들었던 것은 한국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글루텐 프리 (Gluten Free)와 채식주의자들의 요리였다. 클루텐 프리는 쌀이 주식인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지만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사람들에게는 실리악 병(Celiac Disease)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병이다. 실리악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글루텐을 섭취하게 되면 소화불량과 영양소 흡수장애 그리고 설사를 하게 되고 심하면 병원으로 가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서양음식은 여러 가지의 요리방식이 하나로 만들어지는 요리가 대부분이다. 그 중 한가지의 재료가 글루텐을 포함 한다면 그 요리는 실리악 병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에게는 섭취할 수 없는 요리인데 주로 전채요리나 매인 요리의 경우는 글루텐을 제거하면 맛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데 그 재료만 빼고 요리를 하는 방법이 있기도 하지만 거의 모든 디저트는 이미 만들어져 있어 글루텐을 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요리사로 처음 일을 할 때 실리악 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여러 번 곤란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일반인 들이 요리를 잘하려면
내가 어렸을 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다” 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특히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여러 가지 요리관련 서적을 보면서 여기서 이것을 가져다 접시에 올리고 다른 요리책에서는 이것을 가져다 접시에 올리다 보면 언젠가 내 스타일로 조금씩 바뀌어서 책에서 본 요리보다 좀더 예쁘고 멋진 요리가 탄생하기도 한다. 요리사가 직업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요리를 잘하려면 요리 서적을 보다가 아니면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본인의 시각에 맛있는 요리가 있으면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처음 요리를 시도 한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의 원인을 찾고 자기 방식으로 고쳐보면 새롭거나 더 훌륭한 요리가 나온다는 것을 믿고 있다. 결국 요리 역시 연습이 최고의 기술이라 생각 한다.
김치 메뉴 개발로 보람 느껴
요리를 하면서 한국사람으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일년에 한번씩 많은 레스토랑에서 이벤트 행사인 Offal Dinner 메뉴에 김치를 올렸을 때가 생각난다. Offal Dinner 란 원래 사람들이 잘 요리하지 않는 부위 예를 들면 뇌, 혀, 간, 심장, 콩팥, 위 등 내장을 사용하여 요리를 하는 것 이다. 많은 레스토랑이 일년에 한번씩 2~3 일 동안 스페셜 메뉴로 선보이는 행사이다. 많은 요리사들이 더 특이하고 색다른 요리를 연구하여 몇 달 몇 일 전부터 준비하는데 작년에는 내가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에서는 5가지 코스를 선보였는데 그 중 한 코스는 빵 가루를 입혀 튀긴 양의 뇌와 달콤새콤한 김치를 함께 준비하여 현지 인들의 좋은 반응을 받았던 기억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을 위해
요리대회 우승 후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 주어 너무 기쁘다. 우승한지 3주 조금 넘었는데도 “ 우승팀은 팀 뉴질랜드입니다 “ 라는 심사의원의 말이 아직도 귀에서 생생히 맴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뒤로 하고 요리연습에 또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음 대회는 5주 후에 웰링턴에서 열리는 Ian MacLennan 이라는 요리대회가 있다. 일년에 가장 큰 요리행사인 웰링턴 푸드 쇼(Wellington Food Show) 와 함께 웰링턴 웨스트팩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요리 대회에 참가 한다. 지금은 대회준비 때문에 우승기쁨도 잠시 뒤로 하고 또 다른 기대감으로 열심히 연습 하고 있다. 많은 교민들의 응원에 감사 드리며 꼭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 하겠다.
요리대회 우승과 요리학교 졸업과 동시에 St. Johns Heineken 호텔 에서 부 주방장 자리를 제안 받았다. 처음에는 너무 기뻐서 흥분을 했지만 지금은 많은 고민에 빠져 있다. 나는 이제 24살의 젊은 청년 요리사 이다. 요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어린 나이고 아직 많은 것을 배울 나이인데 젊은 청년 요리사에게 호텔 부 주방장은 너무 과분한 자리라고 생각 한다. 지금은 내가 누군가에게 가르쳐주고 알려주기 보다는 배워야 한다고 생각 한다.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지금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분명 한 것은 내가 좀더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그런 곳을 찾아 가야 한다고 생각 한다.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