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부터 정식으로 월드넷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처음 근무했던 파트는 고객지원으로 파트타임으로 시작 했다. 통신 분야는 뉴질랜드에서 그 당시 새로이 개척되는 분야였고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는 여건이 아니였다. 약 3년 정도 주니어 엔지니어로 근무 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네트웍/시스템 관리자로 일을 하게 되었다. 아마 2002년 쯤으로 기억 되는데 기존에 근무하던 시니어 엔지니어가 EDS 그리고 Telecom으로 이직을 하는 사이 자리가 비게 되었고 내가 다른 주니어 엔지니어들와 같이 네트웍 엔지니어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매우 힘들게 모든 것을 직접 공부해야 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 네트웍 장비를 근무 하면서 많은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 이후 네트웍과 시스템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업무를 안정화 할 수 있었다.
네트웍 관리 이외에도 회사에서 새로 진행하는 신규 프로젝트의 기술 담당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가 상당한 라이센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잘 알려지고 많이 사용되는 업체를 선정해 사용하는 것이 쉽지만 회사 장래를 위해 회사에 자체 기술개발을 추천했다.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 힘든길을 택한것이였고 무모한 자신감과 해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2003년부터 자체개발을 시작했다. 그 중 개발사례 하나로 2003년 시작해 2006년 완료한 국제전화 시스템이 있다. 1997년부터 사용한 국제전화 플랫폼을 2006년초에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대체 했다. 해외 업체에게 지불하던 기술 라이센스 비용을 전액 삭감할 수 있는 성과를 올렸다. 월드넷 국제전화 시스템은 국제전화 사업을 하는 업체들에게 솔루션으로 제공되었는데, 자체 기술개발로 제공가격을 대폭 인하해 고객에게는 가격과 품질 경쟁력 높혔고 당사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기술적인 부분 말고도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관리 진행하는 PM롤을 맡았다. 2001년부터 회사에서 추진했던 시내전화망 사업인 PSTN (Public Switched Telephone Network)망이 정부의 인식부족과 지배적인사업자의 여러 제제로 여러차례 연기되었는데 2007년에 제가 맡아 다시 진행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그리고 현재도 그렇듯 일부통신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체가 전화 교환기를 소유하지 않고Agent가 되어 단순 재판매를 한다. 원가 절감과 성장을 위해 PSTN망을 직접 소유하고 Tier 1 업체로 발돋움 하는것을 목적으로 시작해 2007년말에 그 목적을 달성하였다.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통신법규를 규제하는 정부 부처와 선발통신업계 그리고 법적인 부분이였다. 특히 전화업체로 등록되기까지 뉴질랜드 통신시장에 표면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TSO라는 뉴질랜드 구리선 전화망 유지 보수 비용을 분담을 해야했고 매년 정부에 제출해야하는 회계 감사 보고서 그리고 선발 업체들이 몇 년간 개발한 번호 이동성 시스템도 저희는 3개월 이내에 준비해야 했다. 그 당시 읽고 서명해야하는 계약서만 수백 페이지를 훌쩍 넘었고 숙지해 야 하는 관련 법규 또한 양이 만만치 않았다.
커머셜 계약과 법적인 것들이 마무리 됐을때 PSTN 교환장비를 아웃소싱을 하느냐 아니면 자체 개발을 하느냐의 갈림길에 있었다. 해외 여러 업체에서 경쟁력있는 가격을 제시했으나 기술확보를 우선시 했던 회사 경영방침으로 직접 개발을 선택했고, 디지털 전화 방식중 하나인 H.323 국제표준 작업에 참여했던 독일, 핀란드 엔지니어들와 기술제휴를 통해 Signaling 7 교환장비를 뉴질랜드에 맞게 자체 개발했다. 그 동안 시간과 돈도 많이 들었지만 땀과 노력이 가장 값지다고 회상 된다. 개발 후 뉴질랜드가 사용중인 NEC NEAX교환기와 호환성 시험을 위해 웰링턴에서 NEC와 일주일간 테스트를 했었다. 장비 테스트 비용이 적지 않았고 제한된 일주일 안에 성공 못하면 또 다시 많은 비용을 내고 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컸다. 테스트를 하기 위해 개발한 교환장비들과 함께 시험장소인 웰링턴에 갔을때 호환성 시험을 담당하는 NEC직원이 시험에서 실패하는 장비들이 많다고 농담 삼아 얘기했다. 특히 냉장고만한 교환기를 들고온 업체가 있었는데 가지고온 장비가 켜지지 않아 테스트 시작도 못하고 돌아갔다는 얘기로 부담감을 키웠었다. NEC직원의 말 말고도, 실패의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는데, 시험에 실패하면 프로젝트가 수개월 또는 일년이상 지연 되고 테스트 비용 외에 소요되는 비용도 적지 않았다. 특히 기술제휴, 독일 엔지니어들과 시차때문에 낮에는 NEC와 테스트하고 밤에는 낮에 발견된 문제점을 독일과 연락해서 수정 했었다. 그때 처음으로 웰링턴에 가보았다. 겨울속에 웰링턴은 오클랜드와 다른 너무나도 추운 날씨, 숙소에서 출퇴근할때 부는 매서운 바람 그리고 밤샘작업과 싸워야 했던게 생각난다. 테스트 마지막날 금요일 모든 테스트를 끝내고 NEC담당 직원에게 호환성 테스트 시작이래 처음으로 한번에 100% 패스한 장비라는 말을 들었다. 오클랜드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PSTN 망의 상용화를 앞두고 마지막 난관이 있었다. 서비스 시작 직전에 통신업자간 번호 이동성 시험이 있었는데 정부에서 정한 기한은 3개월이였으나 이번에는 기술적인 난관외에 한 이동통신업체의 비 협조로 테스트가 지연되었다. 직접 정부에 컴플레인 레터를 보낸 후 몇 주가 지난 뒤 협조가 이루어져 PSTN망이 성공적으로 출시 되었다. 이 때 해외 VoIP 업체인 Skype도 뉴질랜드로 진출해 저희와 몇일 간격으로 신청을 했는데, Skype은 번호 이동성 시험을 3개월 안에 완료하지 못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았었다. 기술적인 배경으로 시작해서 여러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고 그때 마다 경험하고 공부한 기술과 커머셜적인 부분, 그리고 법적인 부분이 현재 지금에 위치를 있게 한 것 같다.
고객에게 혜택을, 회사에는 이윤을
내가 생각하는 경영철학은 “고객에게 혜택을, 회사에는 이윤을” 이다. 상품을 개발할 때 항시 이점을 중시 하고 있다. 적절한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로 본다. 가격이 너무 낮거나 높으면 고객 그리고 업계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 한다. 또한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더불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월드넷의 자매회사인 링크텔은 Link Telecom (NZ) Limited는 각 지방에 있는 중소 인터넷 업체들에게 전화, 데이터 등 통신서비스를 OEM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월드넷이 직접 다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업체에게 기회를 주어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며 실제 그렇게 시행하고 있다. 월드넷은 2003년에 호주 진출을 위해 회사설립을 하고 호주업체와 상호접속 계약체결 등 완료 했었으나 현재까지Retail을 하지 못하고 연기된 상태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호주에 Retail 서비스를 계획개시 하고 싶다. 2012년은 뉴질랜드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해이다.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광통신망 Ultra Fast Broadband 설치를 위해 2011년에 광통신망 설치업체 4개사를 지정하였고 월드넷은 정부지정 4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전국 17개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백본망 설치를 시작하였으며 2011년에 이미 2개 도시 (오클랜드, 크라이처치)에 설치완료했다. 월드넷은 2012년 1월부터 오클랜드 알바니 지역을 시작으로 UFB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월드넷에서는 고객들에게 가장 편리한 서비스와 뉴질랜드 최저의 가격을 보장하고자 2012년 6월까지 광케이블을 신청하는 가입자들에 광통신 접속장비와 유무선라우터 그리고 초기 설치비용등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미리 신청을 해서 혜택을 누리시기 바란다.
뉴질랜드는 작은 나라 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뉴질랜드를 정말 좋아한다. 작은 나라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두 있다고 생각 한다. 오픈 마인드로 더불어 사는 삶의 여유를 찾았으면 한다. 작은 노력이 모여서 큰 결실이 된다고 생각 한다. 하루 하루, 1분 1초를 소중히 생각 하며 아름다운 뉴질랜드에서 우리 모두 같이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