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목), 오클랜드 시티 타운 홀에서 열린 Auckland University Graduation Gala 대회에서 오클랜드 음대 재학중인 피아니스트 김인아씨가 “Sergey Prokofiev 피아노 협주곡 NO.3 C 장조” 연주 하며 영예의 1위를 차지하며 $5,000불의 상금을 부상으로 받았다. Auckland University Graduation Gala대회는 오클랜드 대학 졸업생들을 축하하기 위해 매년 5월 열리는 기념음악회로, 전 음악대학생을 대상으로 치열한 예선전을 통과한 세 명의 파이널 리스트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결승 무대이다. 또한 음악을 매개로 지역사회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을 축하하는 지역사회의 축제로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음악가들이 거쳐가는 전통 있는 음악 등용문으로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무대이다. 음악은 내 인생에 있어서 모든 부분을 차지 한다는 피아니스트 김인아씨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김인아씨의 음악 인생은 어떠했는지, 파아노와 함께 음악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
태어나면서부터 피아노와 인연피아노는 5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피아노를 전공하신 어머님의 영향으로 아주 어렸을때부터 피아노와 친 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내가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부터 피아노 음악을 많이 접하고 피아노 소리를 끊임없이 들었다고 한다. 이유는 내가 처음 태어났을 때 피아노 수험생인 사촌 언니와 같이 살고 있었기 때문 이라고 한다. 사촌 언니는 음대 준비를 위해 어머니에게 피아노 레슨을 매일 받았는데 나는 항상 연습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유아기를 보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초등학교 생활을 생각해보면 피아노는 그냥 당연히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친구 같은 존재였고 놀이 기구 였다. 그냥 재미 있었고 신기해서 하면 할수록 무엇인가 만들어지는 것이 정말 좋았다. 덕분에 피아노 음악을 생활 속에서 어렸을 때 배웠다.
평생 잊지 못할 두 명의 선생님뉴질랜드로 이민을 와서는 음악을 알게 해주신 정말로 고마운 김혜선 선생님을 만났다. 어린 나에게 본격적인 피아노 음악은 정말로 넘기 어려운 큰 산이었다. 그 산을 넘기 위해 때로는 무섭게 혼내시는 선생님에게 어린 나는 서운한 마음에 레슨이 끝나고 엉엉 울었던 기억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그때 나는 피아노를 그만 두고 싶다고 생각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피아노와의 인연은 누군가가 잡아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김혜선 선생님은 항상 대회나 Grade 시험 전에 긴장하고 있는 나에 손을 꼭 붙잡고 기도해주신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며 엄마 같은 존재 였다. 뉴질랜드를 오자마자 이런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것은 나에게는 정말 행운이며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뉴질랜드에서 중학생이 되었을 때 새로운 Rae de Lisle 선생님을 만났다. 그 때는 Auckland Music Academy 라는 곳 있었는데 오클랜드 음대에서 주말 마다 열리는 음악 아카데미였다. 그 당시 Rae 선생님은 그 학교에 디렉터(drector) 였는데, 나는 5년간 매주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좋은 선생님들, 그리고 함께 음악을 하는 동료들을 만나며, 음악을 더 깊게 알아가고 더욱 더 즐기고, 연주도 많이 하게 되었다. Piano class, string class, theory, orchestra 등등 여러 가지 음악 반들이 있었는데 그 아카데미에서 특별히 내가 제일 좋아한 것은 Chamber music 이었다. 매주 같이 레슨 받고 같이 연습하고 대회에 나가서 함께 한 마음으로 연주하는, 이 모든것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던 중, 고등학교 학창 시절 이었다.
Rae 선생님은 정말로 다 말할 수도 없을 만큼 음악적인 면에서, 그리고 인간적인 면에서도 나를 성장하도록 정말 많이 도와주신 분이다. 특별히 손, 팔, 어깨, 허리, 다리 등 온 몸을 어떻게 안전하게 사용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좋은 소리와 깊은 소리를 낼 수 있는지, 그런 부분에서부터 음악에 다른 모든 부분까지 지금 까지도 배울게 너무나 많은 훌륭하신 선생님이다. Rae 선생님을 만난지 이제 9년째 이다. Rae선생님께 레슨을 받으면서 음악의 매력과 피아노의 매력에 더 푹 빠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레슨을 받으면서 새롭게 알아가고, 배워가고 그냥 음악을 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무대에서 받은 잊지 못 할 생일 케익어렸을 때부터 작은 대회부터 큰 대회까지 참 많이 참가했다. 그 때 대회를 앞두고 연습했던 시간들, 어린 내가 긴장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던 기억들이 많이 난다. 그 때 함께 대회를 참가했던 몇몇 친구들, 오빠 언니들과 함께 같이 커가고 같이 음대를 다니고 있는 나를 보면, 참 신기하고 흐뭇하다.
음악을 하면서 어렸을 때 기억에 남는 행복한 기억이 하나 있다. 아마도10살 때쯤, Northshore Junior Orchestr에서 바이올린을 했었다.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면서 어느 날 연주회가 있는 날 내 생일이었다. 연주가 끝나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무대에서 지휘자가 내게 깜짝 생일 파티를 해주셨다. 연주가 끝나고 갑자기 관중을 마주보시더니 생일을 축하해주어야 될 사람이 있다면서 나를 보고 웃으셨다. 그리고 어두운 무대 밖에서 누군가가 오케스트라 중앙에 앉아있는 내 앞으로 촛불 켜진 케이크를 준비해준 장면이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때 당시 나는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하는 것이 너무 재미 있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하고 함께 음악을 할 수 있었다는 건 참 축복 이였던 것 같다.
음악을 통한 하나님과의 만남작년에 미국 Aspen Music Festival 을 다녀온 이후로 음악 인생에 대한 나에 생각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내가 모태신앙으로 교회를 항상 다니긴 했지만 작년에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와서 나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예수님을 믿는 크리스찬 이다. 최근 음악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 내 음악을 통해 영광 받으실 하나님을 갈망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 연습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이번 Auckland University Graduation Gala 대회 때도, 내가 우승하는 것에 매달리지 않게 해달라고, 그냥 하나님이 내 음악을 통해 정말 일하여 달라고 기도를 많이 했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이였지만, 나는 갈라 대회 때 Prokofiev concerto 를 연주하면서 정신적으로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나는 지난번 대회 때처럼 큰 무대가 아니더라도, 한 두 명을 위한 소박한 연주회 라도, 연습하는 소리까지 에서도, 내 음악을 통해 정말 하나님께서 내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말씀하시기를 정말 간절하게 바란다.
음악을 공부하는 후배들을 위해 한마디 지금으로서는 오클랜드 대학에서 honours 과정을 마치고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음악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는 음대에서 performance를 전공하시고 싶다면, 아무리 명성이 높고 좋은 대학이라도 좋은 선생님, 자기와 맞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하세요.” 이 말은 대학에서 교수님께서 항상 하는 말씀이다. 물론 연습을 열심히 해야겠지만, 연습을 진정한 마음과 자세로 하는 것이 중요 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연습을 즐기고 누리는 방법을 꼭 찾길 바란다. 아무리 유명한 연주자라도 연주하는 것 보다 연습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연주하는 것을 위해, 대회준비 때문에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연습하기 위해 연습하는 연주자가 되길 바란다.
글,사진 ; 김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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