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태국의 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무에타이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자기방어 무술로 성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여성들도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무에타이를 호신 무술로 수련하고 있다. 무에타이(Muay Thai, 타이킥복싱)는 태국의 오랜 역사가 깃들여 있는 전통무술로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무에타이의 역사는 5천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국가와 가족, 그리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용병들이 맨손과 몸으로 싸워 온 전통무술이다. 무에타이는 기술 뿐만 아니라 수련을 통한 강한 의지와 정신력이 깃든 용맹성을 보여 주고 있어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태국을 대표하는 전통 무술이자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태권도나 택견 무술 같이 무에타이는 화려한 기술들을 가지고 있는데 과거에는 맨손에 붕대를 감고 시합을 했지만 현대화 되면서 선수들은 경기용 글러브를 착용하고 시합에 임하고 있다. 몸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이 포함되기 때문에 무에타이는 위험한 부분도 있지만 올바른 지식과 자세로 타이의 전통 무술 '무에타이'를 배운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호신 무술로 수련이 가능하다.
지난 2009년 남태평양 타이틀전 챔피언 타이틀 프로 랭킹 1위를 손에 거머쥔 뉴질랜드 무에타이 선수 함 수형(Steve Hahm, 27)씨는 무에타이가 비록 거칠고 야성적인 운동이긴 하지만 역사의 뿌리가 깊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며 무에타이를 소개한다. 다이어트 겸 운동으로 시작한 무에타이에 점점 매력을 느끼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함 수형 씨는 2003년 아마추어 선수로 데뷔해 활동을 시작했는데 무에타이 챔피언이 되기까지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들과 남몰래 흘려 온 피땀들이 있었다며 말문을 연다.
“2000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혼자 유학을 하다가 2002년 중순 쯤 가족 모두가 뉴질랜드로 이민을 오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때 살을 빼기 위해 무에타이(타이킥복싱)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공부보다는 운동에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웃음) 관장님의 권유로 무에타이 아마추어 시합에도 나가고 우승도 하면서 무에타이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어요.”
함 수형 씨가 타이킥복싱을 처음 접했을 때 그의 나이는 19세. 태국에서는 보통 5~6세의 어린 나이에 무에타이를 처음 배우고 수많은 시합과 경험을 통해 18세 즈음 전성기를 맞이한다. 또한 현지에서는 보통 22세 정도에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하기도 하는데 함 수형 씨와 같은 외국인 선수들은 상황에 따라 활동을 늦게 시작하기도 한다. 19세부터 본격적으로 아마추어 선수로 데뷔를 하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은 어려움과 역경들이 있었다는 함 수형 씨는 타이킥복싱이 워낙 격렬한 운동이다 보니 여기저기 깨지고 다치고를 반복해서 부모님의 반대가 굉장히 심했지만 본인이 진심으로 무에타이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까지 달려왔다고 털어 놓는다.
“부모님에게 제가하는 운동은‘싸움’이라는 강한 인식이 있었어요. 네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왜 그리 치열하게 싸워 야 하느냐며 극심한 반대를 하셨죠. 하지만 저는 훗날 저의 뜻을 부모님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타이킥복싱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스포츠 인으로써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타이킥복싱을 단순히 ‘싸움’으로만 생각하고 선수들을 싸움꾼으로 바라보는 일부 시선들에 대해 속상하다는 그는 타이킥복싱이 관중에게 1:1 경기로만 비춰지지만 사실은 팀:팀의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는 국제적인 스포츠라고 설명한다. 비록 선수들이 힘을 이용해 시합을 하고 이들만의 강인한 이미지가 있어 무섭게 보여질 수 있지만 평상시에는 오히려 모든 행동에 더욱 조심하게 되고 무에타이가 건전한 스포츠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한다. 태국의 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무에타이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자기방어 무술로 성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여성들도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무에타이를 호신 무술로 수련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위한 스포츠로도 크게 선호되고 있으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 유지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함 수형 씨는 무에타이를 취미생활로 시작해 아마추어 선수로 데뷔하고 다양한 시합을 통해 활동해 왔지만 뉴질랜드 랭킹 1위의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쥐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뉴질랜드 챔피언 타이틀 시합에 나가서 여러 번 실패한 후 좌절도 많이 하고, 스스로에게 실망도 컸다던 그는 2007년 아마추어에서 프로 선수로 전향해 무에타이의 전통이 있는 태국으로 훈련을 떠나 현지 선수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이름있는 선수들과도 시합하는 등 경험을 쌓는 것에 전력을 다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태국 현지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2009년 남태평양 타이틀전 시합에 계약하게 되고 뉴질랜드 무에타이기구 WKBF(World Kick Boxing Federation)에서 주최하는 수퍼 웰터 웨이트(68~69kg) 남태평양 챔피언 타이틀전에서 우승하는 영애를 안게 된다. 함 수형 씨는 뉴질랜드 역사상 최초로 남태평양 타이틀전 챔피언쉽에서 우승 및 뉴질랜드 랭킹 1위를 기록한 한국인이며, 2008년 웰터웨이트급 베스트 파이터(best fighter)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렇게 뉴질랜드 무에타이 선수 랭킹 1위를 기록한 그는 2009년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 현지 선수들과 대결하고 훈련하는 것에 전념한다. 함 수형 씨는 “태국에서 활동했을 당시 룸피니 경기장, 라자담넌 경기장, 싸남루앙 경기장 등을 돌아다니며 현지 무에타이 프로 선수들과 시합을 했어요. 모든 운동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킥복싱 선수들에게 1~2kg 무게 차이는 엄청나기 때문에 식습관을 고쳐야 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고, 한 달 동안 시합을 위해 무려 10kg를 감량해야 할 때는 정말 지옥과 같았답니다. 특히 하루에 9시간씩 운동하고 시합하기 전에는 수분을 빼야 하기 때문에 3일 정도 굶고 훈련하는 것은 엄청난 정신력을 요구 하죠.”라며 지금은 추억으로 남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전한다.
링 위에 올라 선 순간에는 내 세계가 펼쳐진 것 같고, 프로 시합 3분 5라운드 경기 동안 마치 전쟁에 나서는 짜릿한 기분이라는 함 수형 씨는 시합 전 상대 선수를 미리 파악하고 전략을 펼쳐서 링에 들어가기 때문에 매 시합마다 최선을 다한다고 말한다. 지난 7년 동안 무에타이 선수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에 대해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오세파 푸이 선수를 꼽았다. 이오세파 푸이 선수는 현 WKBF 세계 챔피언 타이틀 보유자로 함 수형 씨는 이 선수와 시합에서 지난 2005년 무승부, 2008년 1라운드 KO 승, 그리고 가장 최근에 시합에서는 판정패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서로 발전하게 도와주고 축하해주는 좋은 친구사이로 지내고 있다고….
최근 함 수형 씨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무에타이 체육관 Phillip Lam City Lee Gar에서 오는 7월 중국에서 열릴 무에타이 시합에 준비 중이다. 또 오클랜드에서는 6월 27일 호주선수와의 시합도 있을 예정이다. 세계 무에타이 챔피언들과 경기를 하며 세계를 무대 삼아 멋진 스포츠 인으로 발전하고 있는 그는 최근 스포츠 매니지먼트 학과를 이수하며 헬스장에서 트레이너(Personal Trainer)로 일반인들에게 스포츠와 무에타이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에타이 선수로서 챔피언 벨트를 손에 쥐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되어 자랑스럽고 기쁘지만 항상 뒤에서 걱정해 주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강진 기자 reporter@koreapost.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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