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보다 대학교 에세이가 더 힘들었어요." - 김용준씨

"군대보다 대학교 에세이가 더 힘들었어요." - 김용준씨

0 개 5,685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군대를 제대한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복학, 어학연수, 취업 등 수많은 옵션들을 두고 ‘어떻게 내 미래를 설계할까?’ 라고 고민을 해 본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때 과감하게 본인이 그 동안 이루어 왔던 학업과 직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유학 온 한 청년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용준(32)씨.

김용준씨는 과거 수영 선수 및 코치로 각종 수영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운동 특기생이였다. 한국에서는 운동 특기생이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으므로 김씨는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10시간 이상 비행기에 몸을 싣고 뉴질랜드로 유학을 오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어머니가 뉴질랜드를 여행하시고는 너무 좋은 나라라며, 그 곳으로 꼭 어학연수를 가보라고 제안해 주셨어요. 덕분에 군대 제대 후 6개월 정도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어요. 그 후 뉴질랜드를 잊지 못하고 부모님의 적극 권유로 인해 제대로 된 유학 계획을 짜서 오게 되었죠.”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 덕분일까? 그는 오클랜드 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원서를 넣고 다시 1학년 신입생부터 이를 악물고 학업에만 열중했다. 보통 신입생 때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대학교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텐데 그는 하필이면 에세이만 죽어라 써야 하기로 유명한 교육학과에 입학했으니 영어에 대한 압박이 더 심했을 터. 24살 때 유학을 왔으면 꽤 늦은 편에 속하지만 그는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2~3배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지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교육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뉴질랜드의 교육 시스템은 영연방의 영향을 받아 뛰어나다고 생각했고, 뉴질랜드 경제는 유학과 관광산업이 한 몫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이 사회의 전반적인 것들을 커버한다고 생각했죠.”

일단 대학교에는 들어왔지만 한국에서는 사용하지도 않았던 영어의 압박이 한국 토박이 김씨에게 매우 크게 다가왔다. 1,000자에서 많게는 2,000자의 영어 에세이들을 수없이 써야 했는데 그가 오죽 힘들었으면“군대보다 더 힘들었어요.”라고 말했을까. 아마 김씨뿐만 아니라 수 많은 대학생들이 일명 ‘에세이 공포’에 공감하며, ‘내가 한국에서 리포트를 썼으면 아마 에이 플러스는 받았을 꺼야”라고 친구들 사이에서 종종 말 할 것이다. 그는 에세이를 작성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가장 먼저 전공과목 교수를 찾아가고 그 후 교수 조교, 학생들을 위한 배움의 센터 등을 찾아가서 문법과 단어선정이 올바른지를 확인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당시 키위 홈스테이 가족으로부터도 영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 과목에 커버해야 하는 전문지식이 많이 요구 되더라고요. 한국에서는 한 과목을 그저 외우고 패스만 하면 되기 때문에 깊이가 낮다고 해야 하나요…? 반면 이 곳에서는 한 과목의 비중이 매우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전문지식이 많았다면 에세이를 쓰고 과제를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아요. 저는 영어도 어려웠지만 전반적인 지식이 많이 부족해 큰 어려움을 겪었고, 그래서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지식을 쌓기 위해 대학생 때에는 무조건 한 달에 책 10권씩 읽었던 기억이 나요.”

하루에 3시간만 자고 나머지 시간에는 공부에만 전념한 김씨는 에세이를 쓰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나기도 했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그는 제대 후 1학년부터 다시 시작했고 실패하면 고졸이 될 수 있는 압박과 부모님 기대에 실망을 안겨 드릴까 하는 무서운 마음에 큰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노력한 만큼 좋은 성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대학교 졸업이라는 기쁨도 잠시, 다시 취직의 부담을 짊어지게 되는 김씨는 당시 학생비자가 만기되면 관광비자 신분으로 뉴질랜드에 있어야 했는데 관광비자를 가지고 있는 그에게 직업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요즘이야 대학교를 졸업하면 오픈 워크비자를 제공해 졸업 후 비자 걱정 없이 직업을 구하도록 법이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대학교 졸업 후 바로 관광비자로 돌려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전공과 관련된 사설교육학교들과 그 외의 직종에 120부가 넘는 이력서를 넣고 20곳에서 인터뷰를 보았지만 실패하는 등 유난히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관광비자 소지자였던 김씨에게 워크비자를 주겠다며 그를 흡족해 한 곳은 AMES IT ACADEMY로 김씨는 2004년 입사 하게 된다. 뉴질랜드에서는 사회생활을 처음 하게 된 그는 처음 이 학교의 해외 경영부서 직원으로 시작해 한 해가 지나서는 팀장이 되고, 또 한 해가 지나서는 매니저로 진급 하게 된다. 영어 회화가 거의 현지인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동료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하다가도 재치 있는 말로 동료들을 웃길 때에는 그가 인터뷰 내내‘영어가 너무 힘들었다는 말’이 거짓말인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

그는 유학생 신분으로, 그리고 관광비자 소지자로 어렵게 취직을 해서 워크비자도 받고 영주권까지 취득하게 된다. 김씨는 혼자 10년이라는 세월을 뉴질랜드에서 보내 왔지만 이 모든 것들을 진행하느라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바쁘게 지내 왔다고 말한다. 유학생활 동안 가족과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알게 된 김씨는 부모님의 지지와 성원이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올 수 없었다며,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또 마지막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2009년 오클랜드 대학교(The University of Auckland) 동문회가 생길 예정인데 동문들끼리 즐거운 모임을 갖고, 그 동안 보고 싶었던 동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오클랜드 동문회를 위한 모임을 현재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강진 기자 reporter@koreatimes.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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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대학교 탐방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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