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 아그로돔 한국인 매니저, 찰스씨를 만나다.

[362] 아그로돔 한국인 매니저, 찰스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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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이 꼭 한 번 들르는 곳으로 로토루아의 아그로돔을 빼 놓을 수 없다. 한해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이 곳에, 벌써 11년째 안내원으로 터줏대감 역할을 해 온 사람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만나기 위해 로토루아를 찾았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유황냄새가 자욱한 이 작은 도시는, 가끔 한 번씩 여행하기엔 매력적인 곳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창창한 나이의 한국 남자가 1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가기엔 다소 적막한 감도 없지 않은가....

찰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남자.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본명은 이철수(65년생)다. 한국에서 관광학을 전공하고 호텔 등 관련업계에서 근무하다 1996년 4월 뉴질랜드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평생을 관광, 여행업계에 종사해 온 전문인이다. 그는 이민초기부터 대부분의 젊은 이민자들이 선택하는 대도시 오클랜드 대신, 관광산업의 메카인 로토루아에 정착할 것을 선택했다. 5%안에 꼽히는 관광전문가가 되려면, 5%에 맞는 남다른 각오와 결심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저희 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지만, 이 곳에 살려면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웃음) 천성적으로 자연과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면 오래 버티기 힘든 게 사실이죠."

현재 아그로돔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은 그를 포함해 총 4명이다. 아그로돔과 연계업체가 제공하는 각종 투어의 한국어 통역과 안내, 홍보,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그들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매니저 찰스 씨의 엄격한 채용심사와 트레이닝을 통과한 일명 정예 요원들이다.

본 기자가 방문한 날 양쇼의 한국어 통역을 맡았던 폴 현(Paul Hyun)씨는 AUT 관광학과를 졸업하고 약 1년 전 팀에 합류했다. 비 영어권 관광객들을 위한 6개국어 통역라인 중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은 쇼가 열리는 뒷 편에서 동시통역으로 진행되는데... 의자에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마이크를 쥔 다른 통역자들과는 달리, 한국어를 맡은 폴씨는 아예 의자 위에 올라서서 마치 실제 사회라도 보는 양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인 직원들은 절대 앉아서 마이크를 잡지 못하게 합니다. 앉아서는 무대 위의 사회자와 같은 신나는 느낌이 절대 나올 수 없죠"

이 분야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그들의 일과 생활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구체적인 채용 기준과 트레이닝 내용은?

어떻게 보면 외롭고 지루할 수도 있는 한정된 공간에서, 의욕적으로 근무하고 생활해 나가려면 이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애착이 필수적입니다.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니만큼, 봉사정신과 밝은 인성이 가장 중요하죠. 뉴질랜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젊은이들의 경우 한국 특유의 예절과 어른 공경 문화가 몸에 배어 있지 않아 일하기가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 고객이 한국인들이니 그 분들의 문화에 맞는 예절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또... 동물을 싫어하면 이 곳에서 일하기 힘듭니다. 양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나 소똥 냄새를 구수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일하다보면 점점 느끼지도 못하게 되지만 첨부터 그게 싫어서는 오래 버틸 수 없죠.

트레이닝은 다소 혹독하게 하는 편입니다. 쇼 사회자처럼 무대에 서서 직접 사회를 보는 훈련을 하기도하고, 다양한 상황에 응대할 수 있는 대화나 표정관리를 연습하기도 하죠.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오신 분들께 최대의 만족을 드리려면, 저희는 단순한 통역자나 해설자가 아닌.. 그야말로, 연예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영어보다는 한국말을 잘 하는 사람을 선호하죠.

근무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주5일, 40시간 풀 타임 근무를 원칙으로 합니다. 오전 8시 30분에 있는 첫 팜 투어를 시작으로 4시 30분 경 일정을 마치게 되죠. 보수는 연령이나 이력사항 등에 따라 차이가 좀 있지만 평균 시간당 세금 전 $13정도부터 시작합니다. 경력에 따라 연봉 5~6만 불 정도까지 조정이 가능합니다.  

여가는 주로 어떻게 보내시나요?

딸과 와이프가 현재 오클랜드에 따로 살고 있어서 좀 외롭긴 하지만, 다행히 제가 전원생활을 좋아하는 편이라서요....(웃음) 주로 스파를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지냅니다.


"여행업계 진출 꿈꾸는 후배들 위해 기회마련의 역할 하고 싶어..."

그에게 가장 힘든 시절은 IMF 이후 관광객들의 숫자가 급속히 줄어들 때였다. 한국인 시장의 축소로 감원 바람이 일면서 그 역시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으나, 그는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사장과 싸웠어요. 주 20시간만 보장해주면 파트타임으로라도 근무하겠다고 했죠. 하루의 반은 농장 일을 하면서 무작정 버텼어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애정과 끈질긴 근성 탓에 그는 이후 훨씬 좋은 조건으로 회사와 재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요즘 그의 가장 큰 고민은 후배들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과연 무엇인가? 이다.

"튼튼한 마켓을 주고 싶어요. 좀 더 많은 관광객이 이 곳을 찾게 하려면 그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죠. 그리고, 이 지역의 호텔이나 관광업계가 한국인 직원들을 고용하도록 계속 설득하고 있어요. 한국인 시장의 중요성을 그들도 알고 자문을 구하기도 하면서, 직원 채용 등의 투자에는 아직 인색한 형편이죠. 시장을 늘려서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들이 떠나고자 할 때 쉽게 잡을 수도 없다는 게 가장 큰 딜레마입니다. 좀 더 넓은 곳으로 진출하고자 하면 도와주는 게 선배의 역할이기도 하니까요."

한국 관광객들이 로토루아를 찾는 한 계속 그 곳에 남고 싶다는 찰스 씨.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해 가는 세대에 잘 적응할 수 있을 지 고민이란다. "떠나야 할 때를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 하다던데"라며 멋 적게 웃는 그의 얼굴에는 한 우물을 파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여유와 편안함이 묻어 난다.


취재 : 이연희 기자 (reporter@koreatimes.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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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6,489 | 2008.07.26
"1999년에 아내와 함께 뉴질랜드로 여행을 오게 되었는데 그 당시 한국 교민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큰 욕심 없이 소박하게 사는 모습과 아이들이 교육받는 학교의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죠.”뉴질랜드에 대한 인상이 마음속 깊이 남았다는 이재현씨는 2000년 아내와 자녀들을 뉴질랜드에 먼저 보내고 1년 동안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해 왔다고 한다. 그 후 한국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처음 뉴질랜드에 와… 더보기

[379] 1.5세대 최초 한인 음악치료사 최희찬씨

댓글 0 | 조회 7,454 | 2009.01.19
1.5세대 최초 한인 음악치료사 NZ Raukatauri Music Therapy Center의 최희찬씨 "음악치료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 음악을 통해서 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들의 장애를 음악으로 개선하는 것입니다.” 1994년 초등학교 4학년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서 뉴질랜드로 이민 오게 된 최희찬씨. 그녀는 어릴 적부터 예능계에 관심이 많아 한국무용, 발레, 피아노, 바이올린 등을 배우며 남다른 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