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자의 꿈을 키워가는 한인 학생이 있다. 유학생으로 고등학교 1학년을 시작했지만, 뉴질랜드 상위 0.8% 성적으로 졸업했다. 지난 해 사단법인 글로벌 한상드림, 미래 재외동포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위해 전 세계에서 20명의 장학생 선발, 뉴질랜드 대표로 오클랜드 영사관에서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받았다. 웨슬렉 보이즈 학교(Westlake Boys High School)를 졸업하고 오타고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서윤성 학생을 만나 보았다.
나의 꿈은 의과학자가 되는 것이다. 캔터베리, EPS 천문연수과정 중 만난 NASA 과학자들과 대화 중 “의사도 좋지만, 의과학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질병의 치료방법을 연구한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거야” 라는 말에 너무 감동을 받았다. 이때부터 본인의 꿈은 의사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의과학자가 되었다. 의과학자란 의사면허를 소지했지만 진료의 비중을 줄이고 연구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일단 의과학자가 되기 위해선 의대, 치대를 졸업한 뒤 면허를 소지해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우선 의치대를 입학해 심도 깊은 공부를 하고, 그 이후에 바이오헬스 관련 연구를 이어 가고 싶다.
고등학교 1학년 유학 시작, 어려운 과정 이겨내
고등학교 1학년 때 유학을 시작했기에 사실 영어의 문제와 학과 공부를 동시에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겨 내기위해서 남들보다 두배는 더 노력을 해야 했다. 유학을 시작할 때, 제일 낮은 영어(ESOL)반으로 시작했다. 해외경험과 어학연수 경험이 전무했고 한국의 교육과정에 충실하게 문법과 독해를 위주로 공부해왔기에 원어민과 의사소통이 어려운 수준으로 리스닝과 스피킹에 취약했다. 하지만 다방면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고2 때 EAP(중간 영어 반)에서 1등, 고3때는 키위 학생들과 같이 높은 수준의 영어를 수강하였고 재학 1년만에 이례적으로 학생회 임원(Prefect), 국제학생 리더와 하우스 리더로 선발되기도 하였다.
언어의 장벽을 최대한 빨리 극복하고픈 마음에, 학교에서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항상 원어민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였으며, 교내·외 활동들을 정말 열심히 참여하였다. 의료봉사, 모의 UN, 관악대, 합창단, 도서부, 수학동아리, 문화홍보동아리, 자선동아리, 환경동아리, 학교 보조교사, 주니어학생 지도 활동, 배드민턴, 코리안 나이트 MC(1500명 이상 관람)와 총괄 팀 등등 20가지가 넘는 많은 활동들에 참여하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영어실력을 향상시켰다. 방학때도 쉬지 않고 대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에서 주관한 프로그램들을 이수 및 참여하여 영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였다. 집에 있을 때도 하루 종일 영어를 틀어 놓고 다녀서 부모님이 시끄럽다고, 제발 좀 소리를 낮추라고 할 정도로 영어를 들었다. 라이브아카데미와 All Ears English 팟케스트를 즐겨 들었고, 짬짬이 시간이 날 때는 어플(Cake)을 사용해 쉐도잉을 하였다.
유학 학비 마련위해 알바, 영어 관련 많은 도움
유학생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 부모님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다양한 알바도 영어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중 영-한 번역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다. 우연히 발견한 유튜브 영-한 번역가 모집 글을 보고 데모 번역본과 함께 지원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 합격하여 구독자 2천 3백만(현재) 유튜버의 번역가로 2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다. 번역일 뿐만 아니라 공사장 타일시공, 대형마트 트롤리 관리, 식당 서빙, 학생 개인 과외 등 다양한 일들을 하며 실전영어를 익힐 수 있었다. 최근 한상드림장학금을 받았지만 150만원이고, 유학생 학비가 너무 비싸서 아직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EPS 천문연수과정 활동으로 새로운 꿈으로 도전
EPS 천문연수과정은 캔터베리 대학교에서 주관한 고2, 3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고3때 선발되어 텀2 방학동안 활동을 하였다. 수학과 과학 성적, 그리고 지원서에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뉴질랜드 전국에서 20명을 선발하는데 항공료와 숙식비용까지 전액 지원된 프로그램이었고, 오클랜드 지역에서 총 5명 선발되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유일한 유학생이자 한국인으로 선발되었다. 캔터베리 대학교 교수님들의 천문학, 공학, 물리학, 수학 강의 등을 수강하였고 공학 실험실에서 다양한 분야의 공학관련 실험을 볼 기회를 가졌다. 캔터베리 대학 소유의 천문관측대에서 다양한 천체망원경을 이용하여 천체 관찰을 하기도 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국제 남극센터 방문이었다. 그곳에서 대한민국 극지연구소 남극탐사 차량도 타보고 남극과 관련된 천문학을 배울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남극에서 <SOFIA MISSION>을 마치고 돌아오신 NASA 과학자 분들께서 EPS 연수팀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 임무 브리핑을 해주고 대화도 잠깐 나눌 수 있었다. 잠깐의 대화였지만 내 장래의 꿈을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3년도 안되 상위 0.8%,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방법은 뉴질랜드의 교과과정인 NCEA는 한국 교과과정과는 다르게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해결을 하는 것을 장려하는 자기주도학습형 교육 시스템이기에 한국에서부터 학원과 과외의 도움 없이 자기주도학습을 해온 본인은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자기주도학습이기에 학교선생님께 최대한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이 항상 중요했다. 선생님의 말씀을 최대한 집중해서 듣기 위해 항상 맨 앞줄에 앉았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다. 질문을 많이 한것도 있지만, 수업시간에 중요한 부분은 녹음해서 집에서 몇 번씩 돌려 들으며 공부하기도 했다. 처음 뉴질랜드에 왔을 때는 고1 수학과 과학이 한국에서 중3때 했던 내용과 상당부분 겹쳤다. 그래서 내가 부족했던 영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고2때부터는 과목들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이때부터는 NCEA 시스템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어떻게 하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하여 노력대비 최대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그렇게 내신시험과 연말시험의 공부법을 달리하였고, 각 시험과 과제마다 출제자가 어떻게 채점을 하는지 꼼꼼하게 분석하여 그에 맞춰 답안을 작성해내려고 노력하였으며, 연말시험의 경우 문제풀이 순서를 점수산출제도에 맞춰 달리하는 등 전략적으로 공부하였다.
의과학자의 꿈을 위한 오타고 대학 입학예정
오클랜드 대학과 오타고 대학의 선택에 대한 갈등은 있었지만 남섬, 오타고 대학으로 결정했다. 오타고 대학교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대학교이고 유일한 치과대학 소유 대학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오타고 대학의 치대가 마음에 끌렸다. 치대와 의대 둘 다 진학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고, 기회가 더 많은 오타고 대학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글, 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