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매씨 대학교 - 엄 영 재즈학과 강사

오클랜드 매씨 대학교 - 엄 영 재즈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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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휴가라고는 챙겨 지내본 적이 없었으며, 나라에서 설날이니 추석이니 하며 공식적으로 휴가를 정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쉴 수 없었던 삶. 밤샘 작업을 하는 날들은 허다했고, 새벽 1시에 일이 들어와도 로봇처럼 일어나서 작업을 서둘러 해야 했다. 한국에서 연세대학교 작곡학과를 졸업한 후 방송음악작곡가로 4년 정도의 시간을‘전쟁’속에서 지내야 했던 엄 영씨. 어린이 만화 프로그램이나 특집 프로그램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배경 음악들을 직접 작곡하고 컴퓨터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방송음악작곡가라는 직업이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멋있어 보이고 매력적일 수 있지만 엄 영씨는 바쁜 업무 가운데 나 자신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사실 방송음악작곡가라는 직업이 인기가 좋고 재미도 있어서 자리를 탐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 직업을 4년 정도 하면서 저는 개인적인 시간도 없었고, 그야말로 시간과의 전쟁 속에서 살았죠. 하지만 이것이 나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때 방송음악작가 일을 그만두고 나만의 휴식을 갖기 위해 뉴질랜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뉴질랜드 행 비행기를 타기 전날까지도 일을 하다 왔다는 엄 영씨. 뉴질랜드에 오게 된 계기도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서 온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느라 너무 바빠 모든 일정을 유학원에 맡기고 그 곳에서 추천해 준 곳으로 무작정 오게 되었다고 한다. 뉴질랜드에 도착한 후 일주일 동안은 거의 먹고, 자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았다는 그녀는 뉴질랜드 생활이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뉴질랜드 대학교에서 음악 관련된 과정을 알아보게 되고, ‘재즈’라는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그녀의 머리 속에 무의식적으로 피아노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 일까? 음악적 감각이 풍부한 엄 씨는 생소하기만 했던 재즈의 문을 조금씩 두드리며 자유롭게 연주하는 날들을 꿈꾼다.

 

한국에서부터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엄 씨는 5살부터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유명한 선생님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 10대의 그녀는 피아노 학과를 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무대 위에서 피아노 연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꿈꾸었지만 피아니스트에게는 핸디캡이 되는‘작은 손’으로 옥타브가 넘는 장대한 곡들을 소화 해 내기에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 피아니스트의 꿈을 포기하고 결국 작곡과로 전향해야 했던 가슴 아픈 사연도 털어 놓는다. 하지만 그녀의 꿈이 뉴질랜드에서 이루어질 줄 누가 알았던가! 20대 후반 매씨 대학교(Massey University)에서 재즈학과(Jazz Performance in Bachelor of Music)를 1학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엄 씨는 클래식 음악과는 전혀 다른 장르였기 때문에 이해가 힘들고 동기생들 가운데 재즈의 기본인 스윙과 즉흥 연주가 부족 했지만 엄청난 연습량으로 쉽게 극복 할 수 있었으며, 음악적 제한이 없는 재즈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다고 말한다. 워크샵이 있을 때면 떨리고 힘들었지만 음악 감각에 대한 이해력이 빠르고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그녀를 보고 교수님과 학생들이 모두 놀라기도 했다고.

그렇게 한국에서 마음껏 공부하지 못한 것을 뉴질랜드 대학에서 실현한 엄 씨는 대학교 과정을 2년 만에 마치고 그것도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아 교수님으로부터 석사과정을 제안 받게 된다.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은 거예요. 저 자신도 얼마나 놀랐던지… ‘나도 한 번 장학금을 받아 부모님께 효도를 해 보자’라는 마음이 생겨서 매씨 대학교에 장학금을 신청하러 갔는데 글쎄 유학생이기 때문에 못받는다는 거예요. 얼마나 억울하던지… 그래도 2년만에 좋은 성적으로 학사과정을 마치고 석사과정을 하게 되어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지 몰라요.”

석사과정 1년을 마치고 박사과정으로 이어 가려고 계획하던 중 엄 씨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되고 예쁜 딸까지 낳는 축복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를 낳고 가정에 얽매이면 아무 것도 못할 줄 알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녀가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직속 교수님께 연락이 와서는 매씨 대학교에서 재즈학과 강사로 함께 일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너무 기쁜 나머지 당장 일을 하겠다며 교수의 제안에 승낙하고 비록 가정과 자녀가 생겼지만 주부는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여자로써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또 한 번 도전한다. 매씨 대학교 재즈학과 1학년 늦깎이 신입생에서 지금은 대학교 재즈학과 강사, 그리고 아본데일 칼리지(Avondale College), 매씨 하이스쿨(Massey High School), 그리고 린필드 칼리지(Linfield College)에서 음악 재즈 교사로 활약 중인 엄 씨가 이제는 그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첫 재즈 앨범 까지 내 놓게 된다.“결혼을 한 후 항상 옆에서 지켜 주는 남편과 언제나 저를 응원해 주는 예쁜 딸이 있어 더욱 힘이 나고 일들도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어요. 데뷔 앨범을 내는 것도 남편의 큰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최근 ‘Distance’라는 제목으로 재즈앨범을 마무리 지은 엄 영씨는 이번 앨범에 오클랜드 대학 교수인 Oliver가 베이스를 맡았고 드럼에는 매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Jason 의 도움을 받아 지난 1년 동안 한 곡 한 곡 정성을 들여 작업한 첫 데뷔 앨범을 완성했다고 말한다. 또한 데뷔 앨범을 발매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녀의 음악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오는 11월 1일 저녁 7시 Albany Massey University Atrium Theatre에서 데뷔 앨범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엄 씨가 타지에 나와 홀로 공부하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곡으로 썼던 ‘Distance’라는 곡이 데뷔 앨범의 타이틀이 되었으며, 듣는 사람들도 편하게 공유하며 즐길 수 있는 멋깔스러운 재즈를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이라고 그녀는 자부한다. “임신했을 때 만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소중한 선물을 안겨 주기 위해 오클랜드에서 소규모로 콘서트를 열었던 적이 있어요. 그 때 모인 수익금은 선교 헌금으로 사용되었죠. 저의 음악을 듣고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저도 즐겁고 전율을 느껴요.” 마지막으로 그녀는 20 대를 뒤돌아 보면 비록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길로 돌아갔지만, 반드시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향해 열심히 달려간다면 분명 노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강진 기자 reporter@koreapost.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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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조회 1,891 | 2024.05.28
낚시를 통해서 이민생활의 활력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충전과 또 다른 시작을 위해서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섬나라, 뉴질랜드 이민생활을 위해 이들은 낚시를 선택했다. 지난 2016년 한국인 최초 낚시 클럽을 창단하고 2021년 클럽 명칭의 변경과 함께 현재 25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열정이 넘쳐나는 낚시 동호인들과 좀더 체계적인 낚시 지식을 공유하고, 낚시를 함께 즐기기 위한 모임이다. 모비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