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오지’ 이문재 시인 ‘피었으므로, 진다’ 이산하 시인
오클랜드 문학회에서 주최하는 문학인 초청 강연회가 지난 6월 27일(토) Te Manawa 도서관(Library Hinengaro room)에서 열렸다. 한국에서 초대된 두명의 문학인은 ‘마음의 오지’ 이문재 시인과 ‘피었으므로, 진다’ 이산하 시인으로 오클랜드 동포들과 함께 문학 이야기를 주고받고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문재 시인은 “강연 제목을 ‘마음의 오지’로 정했지만, 뉴질랜드에서 문학에 관심 있는 동포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했다”며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담백하게 풀어내면 ‘새로운 나’와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과 서울 시민대학에서 지난 10년 넘게 강의해온 프로그램인데, 강좌 명이 ‘나를 위한 글쓰기: 자기성찰과 재탄생’이다. 이번 강연에서도 강조했지만,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잊을 수 없는 장소’ ‘잊을 수 없는 음식’ 등을 주제로 에세이를 써보자. 그러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나’와 ‘관계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경험이 모여 ‘재탄생’이 가능해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말하며 “자존감이 실존적 삶의 뿌리이다. 자존감이 있어야 글도 쓸 수 있고, 타인과의 만남도 풍요로워진다”며 본인을 위한 글쓰기를 당부했다. 이문재 시인은 좋아하는 작품으로는 “스무살 청년 시절에는 박상륭의 소설을 좋아했다. 요즘에는 시나 소설보다 인문학, 자연과학, 기후, 생태론 쪽 책에 손이 간다. 문학 이야말로 종합학문(융복합)이기 때문에 문학 이외의 책을 많이 접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추천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작품에 대한 기준이 다 다르므로 여러분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 선택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오후 강연으로 오클랜드 동포들과 만난 이산하 시인은 뉴질랜드 방문이 두번 째라고 이야기 하면서 “아름다운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교민들이 부럽다”고 이야기 했다. 이산하 시인은 장편서사시 <한라산>으로 독자들에게 알려진 시인으로 제주 4·3항쟁을 다룬 장편 서사시 `한라산 필화사건으로 국제적 여론을 불러일으켰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으나 1999년 시집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며 “문학적 감성과 글쓰기를 통해서 잃어가거나 잊혀져가는 자신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인으로 활동하게 된 동기 역시 ‘나를 찾는 일’ 가운데 가장 적절한 방식이 글쓰기라고 생각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 초청해준 오클랜드 문학회와 동포들에게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충분한 시간과 계획을 갖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며 “내내 건강하고 사랑하는 가족들, 이웃, 지역사회, 천지자연과 더불어 행복을 가꿔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산하 시인은 본인이 좋아하는 문학작품으로는 박경리 작가의 역사 대하소설 <토지>라고 이야기 하면서 뉴질랜드 동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은 이탈리아 시인, 작가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작품을 추천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오클랜드 문학회 최재호 회장은 “오클랜드 문학회가 매년 치러오는 공식행사 중에 하나인, 한국의 문인을 초청하여 문학 강연을 듣는 행사가 올해로 3년을 맞았다. 그간 다녀간 한국의 장석주 시인과 강원국 교수에 이어 올해는 영광스럽게도 이문재 시인님과 이산하 시인님 두 분을 함께 초청하여 교민분들과 뜻 깊은 시간을 나눴다”며 “오클랜드 문화회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서 고국과의 거리를 좁히고, 또한 어는 무엇보다 본인 내면을 탐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잊지 않게 도움을 드리는 문학회가 되도록 더욱 정진하겠다”며 “이번에도 협찬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