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어린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교육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한글, 한국문화 교육으로 미래세대에게 자신의 뿌리를 알려주고 정체성을 찾아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말, 우리글로 다음세대를 이어주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다음 세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박 영미 오클랜드 한국학교 교장을 만나 보았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우리말, 우리글이 다음세대를 이어줍니다”이다. 뉴질랜드에서 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꼭 한글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이 말 속에 답이 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은 뉴질랜드이지만 우리에게는 우리의 뿌리,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 중에서 첫번째로 해야 할 것이 우리말과 우리글의 교육이며 다음세대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될것이다. 그래서 한글 교육을 기본으로 한국인으로 정체성이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한국사람으로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글로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경쟁력을 가지고 세계화 사회에 알맞은 인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 하고 응원한다.
한글, 국어로 인식하고 계속 공부해야
지난 1994년에 남편과 뉴질랜드로 이민을 왔고 1998년에 동남 한국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한국학교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이후 북부에서도 근무를 했고 2016년 7월부터 오클랜드 한국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학교 교사를 하면서 어려웠던 순간도 많이 있었지만 사실은 안타까운 부분도 많이 있었다. 학생들 중에 기초 한글 교육을 마친 초등 3~4학년에 한국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학년이 높아질수록 공부할 것도 많고 대부분 토요일마다 스포츠 활동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글 교육은 단순히 글자를 읽고 한국어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국어로서의 인식을 가지고 한국어로 제 연령에 맞는 사고와 표현을 하는 것이 학교가 생각하는 목표이다. 꾸준하게 중등과정까지 마칠 수 있도록 이끄는 부분이 어려운 일이고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한국학교 교사로 항상 보람 있어
지금까지 한국학교 교사를 하면서 매 순간이 보람이다. 학생들이 가방을 매고 학교에 들어오는 모습부터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기다리는 하교 길 모습까지 같은 한국사람들이 모여 한국어로 편하고 즐겁게 대화하는 그 모습 자체가 보람이다. 우리 학생들이 이 땅에서 한국인임을 인식하고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익혀 이어지는 그 모습에 사명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학부모들 중에 오클랜드 한국학교를 졸업하고 학부모로 학교를 다시 찾은 제자들이 많이 늘었다. 제자들이 학부모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나오고 있어 더욱 그 기쁨과 보람이 커졌다.
현재 3개교 600여명 학생들, 매주 토요일 수업
오클랜드 한국학교는 1995년 설립되어 교민 지역사회의 교육기관으로써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학년별로 교육의 목표를 정하여 연령과 눈높이에 맞는 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현재 3개교 600여명의 학생들이 북, 서, 동남의 한국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목적은 뉴질랜드에서 자라는 우리의 자녀들이 우리의 말과 글을 익히고 나아가 우리의 역사 및 전통문화와 예절을 습득하여 한국인으로서 올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성장하도록 도우며, 다문화 국가인 뉴질랜드에서 한국인으로 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데 있다. 또한 학교의 비전으로 21세기를 이끌어 갈 우리의 2세들로 하여금 세계를 품는 한국인으로 자라가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뉴질랜드와 전 세계에 알리는 대사로 성장하게 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 그리고 학부모-학생-교사의 협력 유대관계를 활성화하여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총체적인 전인교육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로 나누어 운영되고 있으며 초등부의 경우 단계별 수업의 운영으로 각 개인의 한글 실력에 맞는 수준별 반 편성을 하고 있다. 수업과목들은 국어, 국어 활동, 한국어, 국사, 한국문화와 전통, 한자, 음악, 체육 등으로 편성이 되어 있고, 재능교육을 위한 오후 특별활동반으로 유아 미술, 초등 미술, 아트 크라프트, 바이올린, 비올라, 사물놀이, 무용, 색종이 접기, 전통놀이, 코딩 등을 학교별로 운영 하고 있다. 만3세가 되는 아동부터 수시 입학이 가능하며 초등부 경우는 입학시험을 통하여 한글수준에 맞는 반을 배정하고 있다.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북, 동남, 서 오클랜드 한국학교를 선택하면 된다.
한국학교 교장으로 3년을 돌아보며
감사라는 말로 지난 3년을 표현하고 싶다. 어려운 일들과 힘든 일들도 많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다 경험이 되어 오늘이 있게 된 것 같다. 아이들의 안전부터 원활한 학사일정까지 매주 순간순간이 모두 긴장의 연속이지만 아이들의 웃음과 “선생님” 부르며 짓는 웃음에 그냥 감사라는 말 밖에는 표현이 안될 것 같다. 이제 1년 정도 남은 교장의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매년 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부분들을 고민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아무래도 가정에서의 첫번째 언어가 한국어가 아니므로 학습에 좀 더 어려운 면들이 있는데 어떤 도움들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한국 사람이 아닌 배우자들이 보다 더 한국을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며 그런 필요에 대한 해결책들을 세우고 시행하고 싶다. 그리고 뉴질랜드 현지 사회를 위한 우리의 역할에 대한 책임과 우리말과 문화를 알리기 위한 방법들도 함께 생각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뉴질랜드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나보다 둘이 나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단순한 진리이다. 이중언어를 한다는 것도 당연히 능력으로, 경쟁력으로 더 나음이다. 하물며 한국인의 뿌리를 가지고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누리고 배우며 살아갈 수 있는 뉴질랜드에서의 여러분은 미래가 얼마나 밝을까? 의도적인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제2외국어 교육이 아닌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우수한 한국어 실력으로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여러분들의 미래를 꿈꾸길 기대한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크고 있는 학생들
교사들과 학부모님들께 정말 많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 매주 토요일 4시간 수업을 위하여 준비하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노력들은 감히 그 가치를 정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한 그 마음을 학부모와 교민들도 잘 생각해 주고 주변에서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 그리고 늘 힘을 주는 우리 학부모님들~ 항상 감사하다고 인사해 주는 그 말씀과 미소에 힘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우리 오클랜드 한국학교 친구들, 우리 학교의 교훈인‘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자’란 말을 늘 가슴에 품고 조금은 힘이 들고 어려워도 잘 이겨 내기를 바란다. 우리 학생들은 이미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글, 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