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주짓수 대회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한인 10세 소녀가 있다. 지난 12월 Stealth Sub Series - Auckland (Gi and No-Gi) 대회와 11월 NZ GRAPPLER Gi Nationals대회에서 연속 금메달를 획득하며 성장 속도에 많은 전문가들도 놀라고 있다. 특히 13세이하(-34kg) 혼성 대회에 출전해 모든 남자 선수들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획득해 많은 박수와 응원을 받았다.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실전 격투의 성향이 강한 주짓수 대회지만 두렵기 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연습으로 구슬 땀을 흘리고 있는 박 제니(하윅 프라이머리 스쿨, Grappling-Lab BJJ Club Howick)학생을 만나 보았다.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서 너무 기쁘고 응원해준 모든 사람들과 부모님에게 감사드린다. 우선 나는 10살, 33kg의 작은 체구이지만 13세 이하 남자들과 싸워야 하는 어려운 경기이지만 매번 긴장하지 않고 잘 싸워서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쁘다. 11월 뉴질랜드 주짓수 대회(NZ GRAPPLER Gi Nationals)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대회였다. -36.3kg 대회에 출전했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장 중요한 대회인 만큼 출전 선수들도 많은 훈련으로 강한 상대를 만났다. 9월에 열렸던 대회(NZ GRAPPLER The Auckland Cup)에서 나에게 졌던 선수들이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엄청 강해져서 왔다. 지금까지 계속 서브미션으로 깔끔하게 이겼었는데 이 선수에게 처음으로 포인트(19-0)로 승리해서 아쉬웠지만 멋진 금메달이었다.
보통 주짓수 시합은 토너먼트식이고 이기는 방법은 조금씩 포인트를 쌓거나, 서브미션으로 이기는 방식인데, 12월 대회에서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일반 대회와 다르게 포인트를 쌓는 방식이 아닌 화끈하게 서브미션으로 이겨야 하고, 13살까지는 남녀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싸우는 방식이다. 혼성 대회로 알고 나갔지만, 나가보니 여자는 혼자였다. 남자 대회에 여자 혼자 출전한 대회로 착각이 들 정도로 여자는 본인 혼자였다. 하지만 겁나지 안았고 싸워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보니 상대 남자선수가 힘이 너무 강해서 초반에는 기술을 걸지 못하고 후반에 결판을 보았다. 사실 경기를 하게 되면 좀처럼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오히려 여자들과 경기할 때보다 훨씬 재미 있었다. 34kg 이하 대회, 3분 1라운드 경기로 남자 선수와 총 5번 싸우며 결승에서 Gi and No-Gi 모두 금메달을 2개 획득했다.
남자들과 경기에서 힘은 밀렸지만 기술로 제압
남자 들과의 경기는 우선 힘에서 밀린다. 하지만 주짓수는 힘도 중요하지만 경기 작전과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밑에서 클로스가드로 상대를 가둬 놓고 상대가 빠져 나가려 할 때 트라이앵글을 걸어 놓고 상대가 저항하려 할 때 암바로 피니쉬 하기도 하고 또 우리 고모가 어렸을 때 유도선수 였다. 그래서 고모가 틈틈히 알려 준 유도의 매치기 기술로 상대를 넘어뜨리고 마운트에 올라가서 암바를 하는 척 페이크를 걸고 그 사이로 다리를 끼워서 트라이앵글로 전환하기도 하고 상대가 힘으로 빠져나오면 사이드컨트롤로 전환해서 다리로 아메리카나를 걸어서 이겼다. 그리고 10월에 열렸던 같은 대회인 Stealth Sub Series - Auckland (Gi and No-Gi)에서도 Gi and No Gi 금메달을 2개 땄다. 그때 이겼던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새롭게 배운 기술을 사용하려고 노력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있어서 좋았다.
실전 격투 성향이 강한 주짓수
주짓수(Brazilian Jiu Jitsu) 운동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하겠지만 종합 격투기 열기를 타고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이다. 주짓수는 맨손 격투에 유리한 포지션으로 이동하여 관절기나 조르기, 누르기 등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운동이다. 같은 형제 무술로 유도가 있고, 그 유도에서 파생된 무술이 주짓수이다. 그래서 유도는 매치기 위주의 기술이 많고, 주짓수는 굳히기 위주의 기술이 많다. 또한 기술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실전 격투의 성향이 강한 운동으로 여자가 남자를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으로도 유명하다. 일본의 전통 무예인 유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주짓수는 유럽을 중심으로 전파된 유러피언 주짓수와 브라질 전통 격투기인 발리투도와 결합한 브라질리언 주짓수로 나뉜다. 타격없이 메치기,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하여 팔다리 관절 꺾기, 목 조르기 등의 기술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실전 격투의 성향이 강한 운동이다.
타고난 운동신경과 노력의 결과
주짓수 운동을 하기 전에 유도를 했었다. 우리 집안은 할아버지, 고모, 삼촌 등 전부 유도선수 출신이다. 그래서 타고난 운동신경이라고 솔직히 말하고 싶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주짓수 도장을 가는 것 포함해서 하루에 1~2시간씩은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하고 있다. 좋은 유전자를 물려 받아서 운동이 지겹거나 두렵지 않고 정말 재미있다. 다음경기가 기다릴 정도로 정말 매력 있는 주짓수 스포츠이다. 주짓수 운동을 하게 된 동기는 우연히 TV를 보다가 여자 주짓수 선수인 리카코 유아사 라는 선수를 보고 부모님께 유도 말고 주짓수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의 주짓수 도장에 등록하게 되었다.
다양한 기술, 주특기 보유하기 위해 노력
실제 경기에서 할 수 있는 주특기 기술이 무척 많이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대방이 내 위에 클로스가드로 잡혀 있든, 풀 마운트로 올라오든 언제든지 스윕으로 뒤집을 수 있는 자신이 있다. 그래서 상대 선수가 마운트로 올라오는 것이 하나도 무섭지 않다. 현재 15연승을 달리고 있다. 앞으로 좀더 많은 노력으로 더 많은 주특기를 만들어 정말 힘있고 재미있는 경기를 할 계획이다.
주짓수 사랑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
대회 준비를 위해 토요일에는 주짓수 도장에 성인부 오픈매트가 열리는데 그때 가서 어른들하고 많은 스파링을 하고 있다. 그리고 퍼플벨트 한국 아저씨가 오픈매트 가면 기술을 정말 많이 알려 주어서 도움이 정말 많이 되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 하고 있다. 주짓수 운동을 더 열심히 해서 뉴질랜드를 넘어 세계 대회에 나가 보고 싶고 또 주짓수 관련 모델 일도 하고 싶다. 또한 가장 큰 바램은 비슷한 또래의 여자 아이들과 같이 운동을 하고 싶다. 올해도 역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바쁘게 보낼 것 같다. 1월 말에 경기가 잡혀 있고, 2월에 큰 대회가 또 잡혀 있다. 지금까지는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경기 위주로 나갔는데 이제는 타 지역 대회와 기회가 된다면 국제 대회에도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올해의 목표이다.
글, 사진: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