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5,130
26/07/2008. 15:25 KoreaTimes (125.♡.179.126)
내셔널 타우랑아 재즈 페스티벌 금메달,99년 내셔널 콘서트밴드 컴퍼티션 색소폰 연주자 금메달, 오클랜드 음대 재즈과 색소폰 전공... 경력이 정말 끝내 주십니다. 음악에 굉장히 재능이 있으시네요." "뉴질랜드 오픈 유도대회 금메달도 있는데요?"
갑자기 질문을 던지고 쑥 내미는 대한유도협회 단증은 그의 주종목(?)으로 알려진 감미로운 색소폰 음색과 머리속에서 단번에 불협 화음을 만들어 냈다.
현재 Mainline Music Works 타카푸나점에서 목관/금관 악기 및 피아노/키보드 담당을 맡고 있는 정지용(Jay Jeong)씨는 95년 12살 되던 해에 이민 왔다. 어렸을 때 누나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에 따라다니면서 피아노를 배웠고 이민 온 후 형이 먼저 시작한 엘토색소폰을 보고 어머니를 졸라 소프라노색소폰을 배웠다.
중고등학교 때에는 교내의 합창단, 오케스트라, 빅밴드, 콘서트밴드, 재즈콤보 등 열정적으로 다양한 음악 그룹에서 활동했다. "특별히 추구하는 음악은 없지만 재즈를 가장 좋아합니 다. 공연은 음악을 통한 관객과의 대화의 창으로 생각하고 그들과의 공감대를 만드는데 노력합니다"
오클랜드 음대에 입학한 후에는 연습만이 살 길이었다. 하루에 적어도 대여섯 시간씩 색소폰과 씨름해야 했다. 애초 10명이었던 학과 색소폰 전공 동기들도 3학년이 되니 반도 안 남게 되었다 한다.
중학교 때부터 여러 색소폰 대회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정지용씨. 그런데 그가 남긴 뜻밖의 한마디. "저는 진짜 재능이 1%밖에 없어요. 겸손하려는 게 아니라 정말 99% 노력으로 채울 수 밖에 없었어요. 아직 반도 못 채운 상태죠."
그는 확실히 범상치 않았다. 대뜸 꺼내 보였던 유도 단증 얘기를 다시 꺼내니 어렸을 때부터 해 온 갖가지 운동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검도, 럭비, 수영, 농구, 유도 등등. 그중 유도는 2004년 뉴질랜드 오픈 유도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실력이다.
어제도 도장에 갔다 왔다면서 "모든 운동을 다 좋아하지만 특별히 흥미가 있으면 적어도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승부욕이 생기더라구요. 괜한 자존심인지도 모르죠(웃음)."
그의 또 다른 관심사는 또래 젊은이들처럼 자동차에 있었다. 집에 있는 주차장은 정비소를 방불케 한다. 실력도 수준급이지만 모두 혼자서 뜯어보며 바꿔 보며 얻은 것이다. 조만간 자동차에 관한 전문 공부도 시작한다.
그가 14살 때부터 어머니께 받아 본 용돈은 단돈 5달러. "칼리지 때부터 과외는 기본에 안 해본 아르바이 트가 없어요. 식당, 패스트푸드점, AA통역, 바텐더 매니 저(국제자격증까지)... 거기에 '그게 뭐죠?' 또는 '그런 것 도요?' 하고 묻고 싶은 갖가지 종류의 일들.
게다가 RPL (NZ내 유통권 이 주어지는 세관자격증)취득이나 경찰시 험 도전 등은 온전히 자신을 시험해 보는 한 관문이었다고 한다. 그의 가정 가훈이라는 '스스로 행하라'가 꼭 들어맞는 대목이었다.
그가 현재 일하고 있는 Mainline Music Works는 뉴질 랜드 내 31개 지점을 갖고 있는 악기 수입/판매 회사이 다. 지용씨의 경우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악기를 사면 손님에게 30분 동안 악기사용과 보관에 대한 자세한 설 명과 함께 직접 레슨까지 해준다.
키위들도 그를 아시안 이라서 쉽게 생각하다가도 그의 프로정신 앞에 긴장을 하게 된다. "한국분들은 키위회사에서 성실성으로 승부하 려는 생각들이 있지만 사실 '관계유지-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농담이나 제스츄어 하나도 중요할 때가 있지요. 또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자세하고 논리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니 받아 들여졌습니다."
정지용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그가 가진 많은 경험과 자격들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데 또한 스스로 자랑스럽다. 곁에서 항상 독립심과 강한 정신력을 몸소 보여 주셨던 아버지, 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며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어디선가 또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도전을 감행할 그의 모습을 상상하기가 전혀 낯설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