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와 호주의 OCR(중앙은행 금리)은 이제 1.00% 이다. 그런데 호주 은행들 중 웨스트팩은행이 선두로 3년과 5년 장기 고정 주택 대출 금리를 2.94% ~ 2.99% 로 인하했다. 섭프라임 직전 뉴질랜드에서 주택담보 변동이자율이 13%까지 올라간 것을 상기해보면 놀라운 변화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금리를 향후 2~3년 안에 네가티브까지 예상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 시중은행들도 이에 따라 대출 이자율을 계속 인하하고 있는 중이다. 뉴질랜드에도 곧 3% 초반 이자율은 길지 않은 시기에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융자 쉬워져
낮아지는 이자율은 기존 융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융자 승인이 어렵다면 주택 구입 희망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아닌가! 그런데 주택시장에 새로운 소식이 이웃나라 호주에서 들려오고 있다. 뉴질랜드의 주요 은행인 ‘빅4’의 본사는 호주에 있는데 ‘빅4’는 ANZ, BNZ(호주 NAB), ASB, WESTPAC 은행을 일컫는다. 호주 금융감독원(APRA)의 감사를 받기도 해야 하는 뉴질랜드 빅4 은행들은 호주 금융과 야러 측면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호주 ‘모은행들의 정책 변화’에 민감하며 뉴질랜드에 곧 이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호주는 융자 승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대출 심사과정중 융자 상환 능력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Serviceability Rate, 이하 융자 상환 이자율)의 가이드 라인을 대폭 하향 조정하는 정책을 APRA(호주 금융감독원)가 발표했고 시중은행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 정책을 환영하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인하 정도가 적지 않다. 지금까지 호주는 융자 상환 이자율을 시중 주택담보 대출 금리(현시점 대략 3% 초반)의 두배가 넘는 7.25% 를 적용해 왔다. 이유는 금융위기 사태에 대비한 상환 능력의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라 기준을 정한 것인데 호주의 은행별로 살펴보면,
. ANZ : 적용시기 7월 15일, 상환 이자율 5.5%
. Commonwealth Bank(ASB 모은행) : 적용시기 미정, 상환 이자율 5.75%
. National Australia Bank(BNZ 모은행) : 적용시기 8월 5일, 상환 이자율 5.50%
. Westpac : 적용시기 7월 16일, 상환 이자율 5.75% / 외에도
. Suncorp Bank, Macquarie Bank, Heritage Bank 도 상환 이자율을 내려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융자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
아직 뉴질랜드 은행들의 적용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뉴질랜드 시중은행들도 7.25 ~ 7.75% 정도 융자 상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이렇게 융자 상환 금리가 내려가면 융자 승인 금액의 차이가 발생한다. 은행에 따라 대략 10 ~ 20% 정도의 융자를 더 받을 수 있게된다. 같은 수입에 더 많은 융자 승인은 수요층을 확대시키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융자 신청자들은 늘 자신에게 적용되는 3% 대의 이자율로 자신의 이자 상환 능력을 계산하지만 은행은 지금까지 2배 이상 적용해서 상환능력을 테스트하고 융자 한도를 설정해 왔는데 상환 이자율이 5% 대라면 매우 큰 폭으로 하향되었다고 볼 수 있다.
뉴질랜드 은행들의 적용 시기는?
호주의 시중 은행들은 이번 APRA의 융자 완하 정책을 반기면서도 시장의 확장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는 모양세다. 호주의 높은 가계부채와 낮은 소득 성장율로 인한 리스크는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뉴질랜드도 위 두가지 문제는 호주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뉴질랜드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문제
뉴질랜드 시중은행들의 큰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을 대폭 확장해야 하는 금융 정책이 올해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은행채나 예금이 아닌 배당금부터 남는 현금들은 모조리 향후 5년간 비축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뉴질랜드 빅4 은행들의 사상 최대 순수익 기록을 경신했다는 기사가 나와도 주가가 오르지 않고 오히려 내려간 이유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시중은행의 융자 정책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점차적으로 호주 금융 환경의 변화를 수용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금융정책의 경향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각 국가들의 중앙은행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여하튼 뉴질랜드 금융정책은 향후 장단기적으로 저이자율과 유동성을 공급해가는 상황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