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에는 항시 미리미리 체크하며 다닌다. 손님 호텔 식당 액티비티 부킹이나 시간 등을 고려하면서 더블 체크한다. 그래도 사람의 일이라 실수와 누락, 변경 등 많은 일이 반복된다.
여행에서 실패하면 경험이고 성공하면 추억이다. 일을 마치는 순간 긴 숨 내쉬며 ”끝났다”하고 소리치곤 한다. 차량과 비행기 이용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항시 긴장된다. 오랜 경험이 있어 여유는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새로운 음식 등을 접하면서 여행의 재미와 묘미를 느낀다. 마약과도 같다. 슬슬 이야기를 풀어 가보려 한다.
첫째,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카톡으로 왔다. 손님임을 직감하고 반갑게 인사했다. 내용인즉슨 4명이 남북 섬 일주로 여행하려고 한다면서 고급투어와 호텔 각각 사용 요청했다. 여행비용이 상당했다. 뉴질랜드 6만 달러 정도였다.
그러면 카드 결제로 일시불로 준다면서 해약시는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해약 날짜에 따라 약간 다르다고 기준을 설명하였다.
약간의 의심은 들었다. 그러나 아주 바빠서 생각을 깊게 할 수 없었다. 절차에 따라 업무 처리하고 입금도 카드 결제이므로 은행을 통해 입금되었다.
입금된 후 며칠 만에 손님에게 전화가 왔다. 여행이 취소되어 환불해달라고 황당했다. 그래서 약속대로 30% 공제 후 환불 조치했다. 약간 복잡하기는 했으나 의심 없이 처리했다.
한 달쯤 지나서 은행에서 연락이 왔으나 카드 처리 과정 설명을 하지 못하여 카드 취소 연락이 오면서 일이 복잡해졌다. 카드를 이용한 사기였다.
살다 보니 비즈니스 하다 보니 별일도 많다. 보이스피싱 등. 다른 분들이 나와 같이 사기당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소개했다.
둘째, 지인 소개로 전주에서 중년 주부가 혼자 여행을 왔다. 여행 중 많은 질문과 관심을 갖고 있었다. 뉴질랜드 좋다고 지인에게 사전 정보를 가진 터라 그러려니 했다. 남섬, 북섬 여행을 마치고 다시 오겠노라고 하고 공항에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시간이 흘러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한 달 후에 뉴질랜드 타우랑가로 딸 셋 데리고 유학 간다고... 많은 사람이 뉴질랜드 좋다고 가면서 다시 온다고는 하지만 말뿐이고 실현성이 희박하여 이분도 그럴 줄 알았다.
오시기 전에 차량구입도 요청하여 구입해드리고 운전 연습시켜서 타우랑가로 보내드렸다. 참으로 용감하다. 유학 생활 3년을 마치고 귀국했지만 외국어 중고등학교 다니며 이곳에서 배운 영어 실력을 뽐내고 있다.
물론 사전에 지인을 통해 많은 정보와 자료를 갖고 있어서 가능할 것이다. 또한 여행을 좋아해서 남북 섬 직접 다니며 여행하고 대인관계도 좋아 모범적인 뉴질랜드 정착 사례이다.
셋째, 뉴질랜드 신혼여행지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여행사들이 상품 광고를 잘 하질 않는다. 왜냐하면 비용이나 거리가 멀어 한 주일 이상 여행하기 때문에 모객이 원활하지 않다.
그러나 간혹 뉴질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꼭 온다. 오게 되면 남북 섬 여행하며 번지점프를 하려고 한다. 커플로 함께 평생 추억이며 경험이며 인생 컷이기도 하다.
신혼여행 부부 세 쌍이 여행하러 왔는데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날 저녁에 자유시간을 주고 다음 날 아침에 호텔로 픽업하러 갔다. 그런데 한 쌍이 안 나오는 것이었다.
보통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룸으로 전화하니 그때 일어난 것이었다. 비상이다.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서둘러서 준비를 마치고 나와서 안도의 숨을 쉬면서 공항으로 향했다.
그나마 새벽이라 길이 안 막혀 생각보다 빠르게 도착했다. 짐을 내리고 공항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가방 두 개가 없었다. 그 신혼부부가 가방을 챙기지 않고 나왔다.
부랴부랴 호텔에 전화 걸어 호텔 룸에 가보니 문 안에 가방 두 개가 있었다. 택시를 불러 긴급 수송하였다. 비행시간은 임박하고 조바심 났다. 30여 분이 지나 택시가 도착하여 가방을 들고 수속을 마쳤다. 10분 남았다. 미리 사정 이야기를 한지라 수속 절차를 거쳐 가까스로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악수하는 신랑이 한화 오만원을 주며 고생하셨다고 말하고 도망치듯이 사라졌다. 나도 긴장했던 터라 일을 마치고 공항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중얼거렸다. 좋아질 때다...
넷째, 어느 날 교민이 공항 픽업을 요청했다. 보통 하던 대로 편명 주소 등 필요사항을 묻고 준비하고 있었다. 몇 가지 추가 안내를 위해 손님과 카톡을 하던 중 나를 잘 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럴 수 있겠지 했다.
며칠 후 공항에 픽업을 갔다. 갑자기 손님이 “사장님!” 하는 것이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듯했지만 손님을 많이 만나는지라 가물가물했다.
16년 전 모여 행사 000이라고 하니 그때야 생각이 났다. 너무나 반가웠다. 첫마디가 “사장님! 여전하시네요” 였다. 변함없이 꾸준하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사연인즉슨, 이분은 이곳 대학에서 관광학 전공 후 모 여행사에 근무하면서 영주권을 받았었다. 귀국하여 결혼하고 아이들 교육 겸 살기 위해서 아이들 셋을 데리고 왔다.
엄마가 영주권이 있으니 아이들은 영주권이 자동이 부여되어 몇 달 후 절차를 거쳐 학교에 입학하고 집도 렌트하고 차도 사고 잘 정착하고 있다. 16년 전에 만났던 사람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니 참으로 반가웠다.
또한 며칠 후 한 여성 손님이 전화 와서 몇 년 전 여행했었는데 결혼하여 남편과 여행하러 왔다고 남섬 여행을 요청했다.
웰링턴에 친언니가 살고 있어서 쉽게 올 수 있었지만, 몇 년 지나 다시 연락이 오니 참으로 반가웠다. 여행일을 오래 하면서 또 한 번 보람과 긍지를 갖게 되었다.
다섯째, 손님들이 여행을 부킹하고 계약금이 입금되면 바로 하는 작업이 공지된 호텔을 확보하는 것이다. 성수기에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호텔 확보가 어렵다. 특히 승무원들은 세계여행을 하여서 날짜 개념이 다르다. 그래서 혼선 많다.
한번은 공항에서 기다리는 데 나오지를 않아서 연락해보니 한국이라고 한다. 시차가 있어서 한참 후에 연락이 되었다. 황당했다.
시간이 지나 손님과 연락이 되어 물어보니 손님과 연락에 입국 날짜가 하루가 틀렸다. 부랴부랴 호텔을 취소 연기하려 했으나 취소 불가로 예약했었다. 아뿔싸! 방 두 개인지라 손해가 막심했다.
내가 가서 자고 식사하면 좋으련만 거리도 멀고 바쁜 시기라서 그럴 수도 없고 지인에게 연락하여 무료로 고급 호텔 숙박과 조식을 기증했다.
또 한 분은 식당 주인이었다. 이 두 분은 지금도 만나면 그 호텔 일 이야기를 하며 웃곤 한다. 하기야 여기에 살면서 호텔에서 자고 아침 식사한다는 것이 싶지 않다. 여행사 하면 좋은 호텔 좋은 음식 좋은 장소 가보고 맛보고 자보니 얼마나 좋은가. 이런 실수는 옥에 티지만 좋은 일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