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를 지우는 심정으로 관광 그리고 답사 사색을 마치고 넬슨으로 향했다. 넬슨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기 위해서는 말보로 사운드 해브럭을 거쳐서 그곳에 숨어있는 절경과 트레킹코스를 보아야 한다.
곳곳에 이정표와 안내판이 자랑스럽게 서 있었다. 언덕 위에 말보로 높은 산과 산 사이를 흐르는 바다가 사운드이다. 밀포드 사운드 다우트풀, 말보로 사운드는 해양판이 지각판을 밀어 올리면서 높은 산으로 변하여 사운드를 전경을 만들었다.
자연의 신비, 자연의 조화, 자연의 웅장 그 자체였다. 한마디로 아름답다. 한편으로 코로나19 전쟁 그리고 경제 불안 가운데 이곳에서 행복한 여행을 해도 되는지 자문해 보았다.
해브룩에 도착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 부리다 보니 시간이 촉박했다. 왜냐면 팬케익록스 푸나카이키 가이에 5시에서 6시에는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그래도 볼 거는 보아야지 하는 심정으로 시내를 걸었다.
예술가의 마을답게 곳곳에 조형물이나 건물이 멋있었다. 전망대에서 보니 감싸고 있는 제방 같은 토끼섬이 눈에 들어왔다. 오클랜드의 랑기토토나 타우랑가의 마타카나 같이 항구 도시를 태풍과 바람 큰 재해로부터 막아 주고 있는 것이다.
초기 이민자들의 정착지 선정에 있어서 기후 지형을 보고 판단하는 현명함에 경의를 표한다. 넬슨을 뒤로하면서 지역 리치먼드 지났다. 역시 와이너리가 길 양측에 도열하듯이 많았으며 절로 와인도시구나 했다.
남섬 서부의 최대 볼거리 팬케익록스
6번 도로를 따라서 무치순에 도착했다. 지나가는 작은 마을에서 차 한잔했다. 그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이곳은 산속에 영원의 불꽃으로 유명하다.
매일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지하에 메탄이나 황산 가스가 자연적으로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 구역이 크지 않지만 관광지로 안내되어 있다.
오는 길에 유명한 골든 베이 팻말을 보았다. 그러나 일정상 들리지 못하고 지나갔다. 다음을 기약하며 무치순을 출발하면서 강과 산 다리를 건너 꼬불꼬불 몇 시간 달렸다. 길은 그리 험하지 않았으나 밤길이라 다소 긴장하면서 운전했다.
점점 더 어두워질 무렵 푸타나이키 이정표가 보여 반가웠다. 해변 도로였다. 어두워서 거리는 보이지 않았지만 라이트 빛을 따라 달렸다.
늦은 시간이라 차들은 거의 없었으며 길은 편안하고 완만하였다. 잠시 후 푸타나이키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라 경치 감상을 하려고 했으나 이미 되는 식당도 문 닫고 춥고 배가 고팠다.
그러나 숙소가 해변 뷰를 보고 있는 멋진 곳이라 긴 한숨을 쉬며 침대에 누워 10분 눈 감고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호텔 로비로 향했다.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서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보았다.
달도 해도 잠시 자리를 비켜줬다. 노출 사진 모드로 해서 수십 컷을 찍었다. 바닷바람에 추운 줄도 모르고 파도 소리에 철썩철썩 착각 착각 소리를 연신 시소게임 했다.
그러다 보니 배가 고팠다. 그래도 이런 곳에서는 일찍 잘 수가 없었다. 밤바다의 해변 경치 별들의 향연 그리고 멋진 호텔 등을 보면서 와인 한 잔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아뿔싸 8시 10분이었다.
와인 한잔으로 마치려 했으나 리셉션 스텝이 찾아와서 특별히 주문을 받아주었다. 반전이었다. 역시 나의 네임 카드가 위력을 발휘했다. 트래블 에이전트 이 네임카드면 관광지는 통한다. 그리고 영어는 잘 못하지만 상황 설명이나 주문 요청하면 통과된다.
손님을 모아 그들의 영업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니 당연하겠지만 실상 일반인에게는 통하지 않는 원칙이기도 하다. 정통 키위 홍합과 피쉬 그리고 와인 한잔을 마시며 따끈따끈한 빵을 먹었다.
이 식사가 오늘 밤을 더 아름답게 장식했다. 아 이 밤이여 멈춰주소서 더 이상 지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마소서. 그러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 밤이 지나고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이 되어 산책과 운동을 하면서 걸었다. 아침 해를 뒤의 산에서 떠오르는 것을 봐야 했다. 바다에 가면 항상 해가 떠오르는 줄 알았지만 여기는 서해안이다.
아침 식사 후 팬케익 록스로 갔다. 몇 차례 보았지만 볼 때마다 경이 웅장 신비 그 자체였다. 침식작용이다. 수천만 년 동안 철석 철석 아기 뺨 때리듯이 어른 주먹질 태권도 발질까지 깨지고 무너지고 부서지고 멋과 맛을 더 해 주었다.
남섬 구석에 있어 오기가 힘든 코스이다. 내가 좋아야 다른 사람도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곳으로 일정을 만들어서 모인 것이다. 판타스틱하다. 1시간 정도 산책과 사진 촬영을 마치고 서둘러 아서스 패스를 향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둘이다. 팬케익록스 그리고 아서스 패스이다.
아서스 패스-영화같이 광고처럼 펼쳐진 자연의 수공예품
처음에는 아서스 패스를 사진으로만 보았기 때문에 궁금했다. 하기사 여행이란 타인에게 듣고 사진으로 보았던 것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역시나 멋있었다.
가는 길에 기차역이 있고 이 기차는 그레이마우스 크라이스트처치까지 왕복하는 기차이다. 특히 겨울에 차량 통행이 어렵기 때문에 눈 덮인 높고 깊은 산을 보면서 기차 타는 것을 추천한다. 1시간 정도 가면 카페가 있으나 코로나19로 오픈하지 않았다.
아서스 패스 전망대를 지나서 휴게소와 카페들이 있었다. 이곳에서 트래킹 출발하는 그룹을 보았다. 가는 곳마다 트레킹 코스이다. 남섬은 트래킹 천국이다. 1시간을 달리니 캐슬록에 도착했다. 반지의 제왕 촬영지이고 광고나 선전물 브로슈어에 많이 나오는 것으로 봤다.
물론 아서스 패스는 사진 작가의 놀이터 집결지이며 사랑방이다. 어느 곳에서 찍어도 작품이다. 지나는 길에 갤러리가 있어 들러보니 이 지역 사진작가 사진들을 액자에 전시했다.
지방에는 지역마다 전문 사진작가들이 활동하면서 그 지역에 가장 아름다운 곳을 잘 찍어서 전시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서 서서히 크라이스트처치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스프링필드 대평원이 전개된다. 대략 60에서 70킬로가 일직선 도로이다. 그동안 꼬불꼬불 왔던 터라 지금은 너무 편하다.
여행 중에 먹거리를 무시할 수 없다. 저녁은 회와 함께 매운탕을 주문했다. 회와 회 초밥이 가지런히 이쁘게 접시 위에 올라와 있다. 차마 먹을 수 없도록 그림 같았다.
배가 고픈 터라 점잖게 말하면서 거칠게 음식을 먹었다. 매운탕도 일품이다. 그동안 빵 고기 키위 음식으로 지내서 한식이 그리웠다.
그중에 찌개나 라면을 기다렸는데 아 생선 매운탕 한국인의 영원한 향수이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생선 매운탕, 한국인의 대표 음식이 아닐까?
사람들은 며칠간 키위 식사를 하면서 괜찮다고 하지만 며칠 지나면 컵라면 없나요? 그리고 이어서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 한다. 역시 한국인의 입맛은 어쩔 수 없다.
다녀왔던 곳의 식사를 불평하면서 식사 후 커피 한 잔으로 피곤을 씻고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공항으로 향했다.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그러나 가 볼 만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