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한 새 일정의 지평을 열다-남섬 서부 개척
이번 여행은 남섬 북쪽의 일정이다.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나 카이코라 블레넘 픽턴 넬슨 팬케익록스 그리고 아서스패스 횡단이었다.
숙박은 픽턴에서 1박 푸나카이키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버킷리스트에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넬슨보다 픽턴이 아늑하고 아름답고 아련한 모습에 반해 이곳으로 1박을 정했다. 새벽 비행기라 전날 선배와 와인을 마시며 사무실 에어비앤비에서 잤다. 일찍 공항에 가야 하므로 와인 한병만 먹기로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일찍 잠을 청했다.
오랜만에 에어뉴질랜드를 타게 되었다. 좌석은 앞자리가 만석이라 뒷자리로 예약했다. 뒷좌석은 많이 비어서 편했다. 뒷문도 열려서 타고 내리기가 편했다.
푸나카이키이 팬케익록스...이름이 너무 어렵다. 어려워.
역시 에어뉴질랜드 서비스가 좋았다. 제트스타에 비해 과자, 사탕, 물도 주고, 커피도, 승무원 태도나 자세도 그리고 외모들도 좋아 보였다. 격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부터는 에어뉴질랜드를 타야지 하면서 새벽인지라 탑승 후 금방 잠이 들었다. 잠깐 잠이 들었는데 커피 냄새에 눈을 뜨고 한잔 요청해 새벽에 커피 한 잔 마시며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은 새로웠다. 커피 한 모금 입에 담그니 그 향과 맛에 취했다. 또한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생각과 생각이 꼬리를 물며 작으나마 행복감에 젖었다.
누구에게나 여행은 소망이자 희망이며 바람이다. 그런데 수시로 여행하고 돈도 벌고 일을 하고 글을 쓰니 일석삼조 일타 삼피다. 물수제비 공중부양의 3단계이다. 묘미이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라운지 카페에서 동행인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그 차를 운전하게 되었다. 그 커피 한 잔은 동행 선배에게 드리고 운전을 시작하면서 공항을 빠져나왔다.
이윽고 한국식당 한국관에 도착하여 아침에 수고하는 주인에게 머핀을 건네고 식사를 기다렸다. 와우 전복죽이다. 여러 가지 나물과 반찬을 맛보며 격한 칭찬으로 주인을 기쁘게 해주었다. 참으로 고마웠다.
이른 아침부터 우리 일행 몇 사람을 위해서 점심 도시락과 김밥 그리고 잡곡 주먹밥 갖가지 정성과 수고가 묻어났다. 식사 후 점심식사를 카이코라 야외 바닷가에서 먹을 것을 생각하며 흥겹게 길을 재촉했다. 항시 그렇지만 어쩌다 한 번씩 오면 초행길 가는 기분이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카이코라까지 산길 따라 해변 따라가는 길이 좋았다. 길게 늘어선 목장에 소, 양은 기본이고 과수원 와이너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윽고 해머스프링스 이정표가 보였다. 그러나 다음을 기약하며 카이코라로 향했다.
고래와 바다. 가재의 고향 카이코라, 세계적인 희귀종 거대한 흑등고래의 출몰지역으로 유명하다. 마을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러 주변을 알아보았다.
이윽고 해변가 작은 소극장 계단에서 점심시간. 준비해온 점심 도시락을 펼쳐서 잔치를 벌였다. 수고해주신 이에게 칭찬과 감사를 연발하며 카페에서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했다.
카페에는 방학 중이라 손님들이 많았고 서서히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길을 재촉하여 블레넘으로 향했다. 몇 년 전 지진 후유증이 말끔히 정리되고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예전의 모습을 되찿았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픽턴가는 기차도 개통되어 주말이면 이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해변도로에 난 철길이 흡사 한국의 강원도 길 같아 기분이 야릇했다. 철길과 도로가 만났다 헤어졌다 반복하면서 바닷가재 숍에 도착했다.
아뿔싸 모두 문 닫고 썰렁했다.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없는 터라 아직도 그 후유증에 몸살을 앓고 있는 듯하다.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서 정상적인 숍 운영을 기원하면서 해변도로로 들어섰다.
10분 달리다 보니 바닷가 전망대에 도착했다. 차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차를 세우고 언덕 해변을 가보니 물개무리가 한가로이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가족 단위인 것 같았다. 원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야생에 있어야 하는 데 신기했다. 그만큼 살기 좋은 곳이라 여기는 보다. 일부는 뛰어다니며 장난치고 헤엄치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도로변 바다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니...그 수가 무려 200여마리나 되는 것 같았다.
특히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보호 관찰을 있고 관리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야생동물은 야생에서 적응하고 생존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래서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들의 조화가 이 지구가 계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한 모습이다.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지명지마다 역사와 선조의 스토리가 있다
다시금 자연보호와 동물사랑의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참으로 멋진 광경이었다. 잠시 후 브레넘에 도착했다. 입구에 오면서 와이너리가 많았다. 바로 몬타나 본사와 공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북섬에서 오는 물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말보로 시의회가 있기도 한 곳이다. 제법 큰 도시이었다. 이곳 지역이나 길 이름은 장군이나 왕 귀족 이름이 많았다. 말보로 공작, 블레넘 전투 등 역사적인 상징 지명이다.
대표적으로 넬슨 영국함대의 선장이며 전승 장군의 이름이다. 트라팔가해전이다. 당연히 넬슨의 중심 거리는 트라팔가이다.
그러나 숙소는 픽턴으로 정하여 그곳으로 향했다. 날이 저물고 갈 길이 멀었다. 일모도원이다. 땅거미가 내려 않을 무렵 픽턴에 도착했다. 지난번 일정 관계로 보지도 못하고 지나갔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는 제대로 보자 마음먹었다.
식사는 천천히 하기로 하고 픽턴 항구 터미널로 향했다. 거대한 페리호가 웰링턴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항구의 불빛이 바다에 반사되어 물비늘이 풍미를 더 해주었다.
잠시 대중가요가 생각났다. 1950년 대평동---떠나는 것은 떠나는 대로 남는 것은 남는 대로 이유가 있지 사연이 있지 물결 넘어 자갈치에 불빛이 지면 별빛 따라 피어나는 늙은 노래야 지친 파도는 자정 넘어 바다로 잠기어 들고 늦은 갈매기 하나 소리 없이 울며 돌아가는데 한때 고래 따라 떠난 남자의 창가엔 흰달빛 만이 춤을 추누나 아린 가슴으로 아린 가슴으로 항구는 잠들지 못 하네
주변 상가는 문을 닫았으나 식당이나 바는 간혹 음악이 흘러나왔다. 출출한 터에 치맥이 생각 났다. 일본 사람이 운영하는 곳인데 치킨을 주문했다.
소스를 고르려 했는데 바로 첫 번째가 김치 소스였다. 코리안 김치 주저 없이 선택하고 즉석에서 치맥 삼매경에 빠졌다. 바로 이 맛이야 탄성이 절로 낫다. 뉴질랜드 남섬 그리고 인구 몇 천명도 안 되는 시골마을에서 김치소스를 맛보다니 기분이 좋았다.
어느 항구나 야경은 운치가 있다. 과연 아침은 어떨까 궁금했다. 항구는 이별과 만남의 영원한 노스텔지어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픽턴 항구 주변을 운동 겸 산책했다. 역시나 아름답고 아늑하고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물론 모든 것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아침 식사는 바닷가 커피와 토스트 샌드위치바로 갔다. 청년들이 밝고 신나게 일하면서 주문을 받았다. 간단하게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문했다. 금방 만든 음식이라 참 맛있었다. 위치 메뉴 분위기 등이 심플하면서 인상 깊었다. 기분 탓일까?
<다음에 계속>
홍길동 투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