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y Cliffs 비경
아주 먼 옛날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 설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드넓은 강을 이루며 오마라마(Omarama)
벌판을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Omarama 벌판>
차돌같이 생긴 단단한 돌 자갈들이 흙 모래에 섞여 비가 와 홍수가 나면 구르기도 하고 햇볕이
쨍쨍할 땐 반짝반짝 빛나기도 했었습니다.
꼭 우리고향동네의 냇가 자갈밭과 같이...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지진과 함께 대 격변이 일어났습니다.
땅이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하고 아래위로 떨리기도 했죠.
그러던 중 당시의 동해안 쪽 남태평양 판(?)이 밑으로 기어들면서 이 평화로운 강바닥을 힘차게 밀어 올렸습니다.
이른바 급격한 융기작용을 뒤로한 후 세상은 다시 잠잠해 졌지요.
다소 먼 곳에서 밀어부친 탓에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는 Island Cliff와 함께 온통 지면이 쭈글쭈글 해지기만
했지 그리 높게 솟아오르지는 못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설산으로부터 흘러온 강물이 때론 중간에 폭우를 만나더니 이렇게 솟아오른 돌 자갈 밭을 할퀴기
시작했습니다.
비바람에 씻기기도 하고 눈보라와 서릿발에 의해 갈라져 나가기도 했죠.
그래도 처음 밀려오를 때 워낙 강한 힘에 의한 압력을 받았기에 콘크리트 믹스(Concrete Mix)처럼
단단히 굳어 있어 쉽게 부스러지진 않았습니다.
세월엔 장사가 없다 했던가요? 풍우설상(風雨雪霜)에 약한 부분들이 조금씩 뜯겨나가다 보니 남은 부분들이
이토록 갖가지 아름다운 모양들을 만들게 됐죠.
이제 소설 그만 쓰고 어디 구경 한번 해 볼까요? ㅎㅎ
이름하여 Clay Cliffs 입니다.
<와이드 앵글이나 어안렌즈 사용한 것 아닙니다>
앞으로도 모진풍상을 겪다 보면 언젠가는 다 씻기고 부스러져 버리겠지요.
어떤 분들은 미국의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의 미니어처 같다고 했지만 제 눈엔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규모로 본다면 그리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토양의 재질이 전혀 다른데다 그 기묘한 아름다움은
전혀 다르다 할 것입니다.
차라리 한국의 어느 명산에 수없이 쌓아놓은 돌탑들의 조합이라 할까요?
<미국의 그랜드캐년 사진캡쳐>
가는 길
치치(Christchurch)에서 푸카키(Pukaki) 호수 거쳐 퀸즈 타운(Queenstown)으로 가다 보면
오마라마(Omarama)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 오마라마로 들어가기 조금 전 산 모퉁이를 휙 지나가다 보면
우측으로 조그마하게 생긴 표지판이 나옵니다.
이 잘 다듬어진 시골모퉁이 길을 고속으로 달리다 보면 대부분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지요.
저도 이길을 몇 차례 지나가긴 했지만 이 간판, 별로 눈 여겨 보지않고 지나쳤습니다.
여기서 잘못 어정거렸다간 대형사고 나기 딱 십상이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진입로 입구 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같이 입구에 가면 안내판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고요.
입장료는 차 한대에 $5 인데 왼쪽에 PAY HERE 라고 쓰여있는 볼품없게 생긴 상자(Honest Box)구멍에
돈을 넣으시면 됩니다.
[출처] 남섬겨울여행II 포토다큐 Clay Cliffs 비경|작성자 이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