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타케레는 오클랜드에 숨을 불어넣어 주는 곳(산소공장)인 동시에 물을 공급해 주는 수원지로서 태고의 원시림의 신비로움과 웅장함을 함께 아우르는 곳이라 일컬어진다.
'와이타케레 완전 정복'
제목이 약간은 전투적이다. 왜냐하면 체험활동이 많은 프로그램이라 제목도 고려했다. 와이타케레는 오클랜드의 허파이며 생명줄인 수원지이다. 이곳은 울창한 원시림, 태고의 신비와 웅장함이 함께 존재한다.
요모조모 살펴보며 일정을 완성하였다. 티티랑이 빌리지를 거쳐 세닉 드라이브로 향했다. 먼저 수원지의 기차역을 찾아갔다. 일요일이라 부킹 없이 왔는데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여행사라고 인사를 하고 자리를 부탁하니 한 구석의 자리를 주었다. 가까스로 막차 탄 기분이랄까. 하지만 그것을 느끼기도 전에 경적을 울리며 출발을 재촉했다.
멀지 않은 곳에 소중한 수원지와 원시림
조그만 기차가 격식은 다 차리네..., 혼자서 중얼중얼..., 덜커덕 덜커덕 다리와 터널, 숲속을 두루 지나며 제법 먼 길 가는 기분이다. 터널을 지나며 반딧불이도 보았다. 경치도 예상외로 멋있었다.
이 기차는 수원지 건설과 관리를 위해 만든 것이며 주말에는 관광객에게 오픈한다고 한다. 인기가 많아 2~3주 전이면 거의 매진되고 방학 때는 단체그룹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세 시간 정도 운행하면서 수원지 전모에 관해 설명을 들으며 경치도 함께 즐겼다. 이 기차를 타려면 미리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다.
기차에서 내린 후 곧바로 세닉 드라이브의 아라타키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렀다. 한눈에 펼쳐지는 수원지 댐과 원시림, 그리고 멀리 서쪽 바닷가가 아주 장관이었다.
아라타키 인포메이션센타의 그림과 안내문을 읽으며 이곳의 역사와 활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덧붙여 마오리 조각상이나 문양들이 정취를 더해주었다. 이곳에는 안내지도 및 브로슈어, 영상물, 동식물 표본, 기념품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40여 킬로 세닉 드라이브의 우거진 숲속 길
이 세닉 드라이브는 총 40킬로의 고지대 숲길이다. 1930년대 경제공황 때 완공되었다고 한다. 일종의 뉴딜정책이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경기 부양책으로 곳곳에 도로공사가 한창이듯이 가는 길에 카페 포트리 트레킹 입구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참으로 멋진 길이다. 이 지역은 작가, 조각가, 공예가, 화가 등이 많이 사는 곳이다.
계속 세닉 드라이브를 따라가니 폭포 팻말이 있었다. 비가 온 뒤라 진창길을 조심스레 몇 분을 내려갔다. 땀이 날만 하니 시원한 폭포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오-자연의 그 자체이며 자태이며 자랑이어라. 떨어지는 물도 먹어보고 연신 얼굴에 적셨다. 차가운 기운에 금박 열이 식혀지는 것을 느끼며 추워지기 시작했다.
잠시 폭포의 모습과 소리에 빠져들었다. 또 빠져든 것은 원시림 그대로의 기운과 향내였다. 특히 크고 작은 카우리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참으로 딴딴하고 키가 큰 나무였다. 2000년 된 나무도 있다 하니 놀라웠다.
이 나무는 4000년까지 산다고 하며 뉴질랜드 고유종이면서 폴리네시아에 일부가 서식한다고 한다. 그곳을 뒤로 하면서 산길을 따라 핸더슨 밸리로 갔다. 보물을 찾기 위해서.
숨겨진 보물, 못 찾은 보석, 감춰진 보고
잠시 후 보물 동산 크리스탈 마운틴에 도착했다. 자수정, 옥 등 귀한 보물, 보석 등이 가득했다. 모양, 색깔, 규모, 숫자 등이 다양 다채 다색이었다.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몇몇 기념품을 사면서 서로 비교하고 자랑하며 웃고 소란스러웠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지하로 갔다. 그곳에도 더 크고 멋지고 많은 자수정, 화석, 기암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도 찍고 안내문을 읽어보고 생성 과정, 역사, 출토지 등을 읽어보았다. 지질학과 지구과학이 빚어낸 자연의 조화 신비 예술 작품이었다. 전시장 구경을 마치고 카페에 들렀다.
그리고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카페 앞 주차장 주변은 동물들과 놀이기구가 있어 마치 놀이동산을 연상케 한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기웃기웃 두리번두리번 호기심과 재미를 느끼게 하는 곳이다. 든든히 배를 두드리며 다음 목적지인 와이나무 블랙 샌드듄으로 향했다.
신천지의 발견, 와이나무 샌드듄
베델스 비치를 가면서 좌측 숲을 지나 올라가 보니 소스라치게 놀라 탄성을 질렀다. 아니! 이런 곳에 이런 멋진 곳이 있다니! 감탄, 감명, 감복 그 자체이다. 온통 검은 모래 천지였다. 검은 사막이다. 왜 일찍 알지 못했을까 자탄하면서 몇 분을 걸어가니 호수가 보였다. 해송이 병풍처럼 이곳을 감싸고 있는 것이다.
모래산을 지나 호수가 있어 놀랬다. 비현실적 매치였다. 그러기에 더 신기하고 놀랍고 아름다운 곳이다. 몇몇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강아지와 함께 수영하였다.
참으로 아름답고 조용하고 생각하지 못한 곳이었다.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높은 샌드듄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우리는 그 샌드듄에서 썰매를 타며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한바탕 떠들며 웃어보니 오장육부가 다 흔들렸다. 오랜 체증과 스트레스가 괴성과 함께 날아가 버렸다.
입안에 모래가 잔뜩 들어왔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옷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어버리고 물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다.
액티비티의 천국 뉴질랜드
다음 베델스 비치이다. 전형적인 해안 비치이다. 물론 블랙 샌드 비치이다. 해안 접근이 용이하여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했다. 몇 분을 걸어 해안에 도착하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 한기를 느꼈다.
이곳은 강물과 바다가 만나기도 하는 곳이다. 그런데도 젊은 서퍼들이 추위나 바람 날씨 상관없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멋있게 보이면서 부러웠다. 우리 놀이문화와 사뭇 달랐다.
다시 길을 재촉한다. 한참 달려온 곳은 우드힐, 타잔 놀이터이다. 이름하여 트리 어드벤쳐이다. 시작하기 전 복장과 신발 그리고 안전 수칙 시범이 있었다. 준비운동은 기본이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밧줄을 엮어 타잔처럼 밀림을 종횡무진 달렸다.
코끼리 울음도 사자의 포효도 동물들의 발굽 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듯하다. 처음에는 긴장하고 머뭇거렸지만 금방 익숙해지면서 날아다녔다.
남녀노소 난이도에 맞게 코스가 정해져 있어 선택이 가능했다. 참여하는 사람과 참여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소리지르고 웃으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바로 건너편에는 산악자전거를 이용하는 곳이 있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화려한 복장과 각종 자전거를 뽐냈다. 일부는 출발하고 일부는 도착하며 북새통이었다. 코스, 난이도, 거리, 경치 등이 다르다. 또한 남녀노소 모여서 커피 마시며 웃음꽃이 피었다.
이곳에는 디스크골프가 함께 있었다. 디스크 원반을 던져 나무에 설치한 바구니에 넣는 골프이다. 작은 공 대신 원반 디스크를 이용해 1타, 2타, 3타, 4타, 5타를 던지면서 골프처럼 18홀을 돌았다. 참 좋은 아이디어다. 걸으며 게임도 하고 삼림욕도 하고 일석 삼조의 게임이다.
원반 디스크골프는 가족들에게 강추한다. 비용도 저렴하다.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야외 문화이다. 뉴질랜드를 액티비티의 천국이라도 하지 않은가. 그 액티비티가 바로 이것이다.
오늘 일정은 정말 빠듯했다. 내용도 다양했고 새로운 경험을 했다. 땀과 먼지가 뒤범벅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마무리하며 파키리 온천에서 몸과 마음의 피로와 긴장을 한 번에 풀어버렸다. 즐거운 하루였다. 그리고 와이타케레를 완전 정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