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차고지를 나섰다. 통가리로 내셔널파크의 루아페후 와카파파빌리지 스키장을 가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새벽부터 안개가 자욱하고 걱정을 많이 하게 되었다. 아니라 다를까 안개 때문에 하버브리지를 간신히 넘었다. 집합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차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면서 삼삼오오 가방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나이가 많든 적든 여행은 모든 사람을 설레고 기대에 가득 차게 한다. 왁자지껄 소근소근 수다수다 나누면서 하버브리지를 넘어섰다. 계속 안개가 자욱했다. 한 시간을 달려도 마찬가지였다. 해밀턴 와이카토 강줄기부터 안개가 폭이나 농도가 더 짙어졌다. 굳게 입을 닫고 운전을 전념하였다. 다른 분들은 새벽에 나오셔서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두 시간을 지나면서 와이토모 빅애플 휴게소에 들리게 되었다. 커피 한잔을 하고 출발을 하니 해가 뜨고 안개가 서서히 걷히게 되었다. 아시다시피 안개가 낀 날은 오후 날씨가 좋다.
빅애플 카페에 들리니 와이토모 마오리 스텝들이 나를 알아보고 악수를 청하고 안부를 물으며 반가워했다. 참으로 오래간만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와이토모를 일주일에 한 번정도는 간 곳인데 지금은...
빅애플 휴게소는 큰 애플모형이 광고용으로 설치되어있어 손님들 눈에 쉽게 띄게 만들었다. 또한 이 카페의 이름이며 이곳에 상징이기도 하다. 빅애플. 그런데 큰 사과 모형이 한입을 베어먹은 모습이었다. 이것은 바로 세계적인 수학자, 컴퓨터 창시자인 튜닝의 독 사과를 상징하며 애플 핸드폰의 상징이기도 하다.
튜닝은 자살하면서 그 독 사과 한입을 베어먹었던 것이다. 당시에 그는 금기였던 동성연애자이어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도 자살과 함께 묻히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영국 50파운드짜리 지폐에 등장하여 이제서야 그의 업적과 공적을 기리고 있다.
컴퓨터의 아버지 튜닝이 있었기에 오늘의 모든 분야에서 편안함과 여유, 현대적 기술 향유하고 있다. 영국 화폐위원회에서 철혈의 정치인 대처, 천재 우주 과학자 스티븐 호킹 그리고 영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전설의 스파이, 르니 등이 후보였으나 최종적으로 튜닝이 선정되었다.
아시다시피 위대한 위인, 과학자, 정치가, 사상가, 음악가 등이 그의 천재성과 도전과 희생정신이 인류를 위해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빅애플 카페를 뒤로 하고 테쿠이티로 향했다.
와이토모 빅애플 카페 애플 모형을 보며…컴퓨터 창시자 튜닝
자주 가보는 길이 아니어서 생소했지만, 한편으로는 신선했다. 뉴질랜드의 산과 들, 목장들이 다 똑같지만 좀 더 다른 모습을 찾아보고자 두리번두리번하면서 운전을 했다.
여기서부터는 4번 도로 내셔널파크 이정표를 보면서 따라갔다. 여기서부터 목적지 통가리로까지 2시간 반 거리이다. 가는 길 곳곳에 내셔널파크 이정표가 있어서 쉽게 길에 들어섰다.
보통 타우포, 투랑이 쪽으로 갔으나 이번에는 이곳으로 가면서 올라올 때는 투랑이, 타우랑가로 올라올 계획이다. 모든 사람이 이런 색다른 경험과 경치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한참을 달려 타라무비투 마을에 도착했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인포메이션센터에 들렀다. 이 근처에 궁금한 것들을 문의하고 통가리로 스카이라인 티켓구매를 약속하였다.
왜냐하면 스키장을 가면 스키와 장비 그리고 스카이라인 티켓 등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몇 차례 가보니 4주 차에는 맥도날드 스텝처럼 손수레를 동반하고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서 티켓서비스를 해주었다.
도착즈음하여 멀리 루아페후산이 구름 한 점 없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렇게 전경을 보기는 매우 힘들었다, 워낙 높은 산의 날씨는 변화무쌍 조변석개 예측불허이다. 행운이다. 오늘 아침에 안개가 꼈지만, 낮에는 화창했다.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와우! 드디어 오클랜드출발 5시간 만에 내셔널파크 주차장에 도착했다. 마치 내셔널파크 이정표가 오느라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스키장에 산중날씨는 변화무쌍하고 눈이 많이 오면 운전을 할 수 없고 체인 등 위험 대비 장비를 부착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우리는 오클랜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셔틀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고 편리하고 안전하다.
별도 비용이 드는 것이 유감이다. 도착하면서 먼산을 보니 루아페후산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오는 중간 언덕의 포토포인트에서 사진을 찍고 부산했다. 이윽고 셔틀버스가 우리만을 단체로 탑승하고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안전에 대한 안내와 출발 도착 시간 등을 여러 차례 공지하였다.
루아페후산은 마오리들의 영혼이 깃든 산이며 소유주인 마오리 추장이 나라에 기증하여 국립공원 1호가 되었다. DOC(자연환경보전부)의 규정과 기준이 엄격하여 항시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입, 출산이 까다롭고 복잡하지만, 규정과 기준을 무시하면 자연훼손이 불 보듯 뻔하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 앞에서 장엄 신비 웅장...그리고 엄숙 숙연 겸손
버스에서 내리면서 깜짝 놀랐다. 방학이라 사람들이 가득했다. 아마도 오클랜드에 있는 사람들이 다 내려온 것 같았다. 셔틀을 타고 올라오기를 참 잘했다.
와카파파 빌리지에서 상점, 카페, 스키장비 대여점, 티켓서비스 센터 등이 눈에 들어왔다. 인원이 많아서 서둘러 티켓팅을 하고 곤돌라에 탑승했다. 사실 이 스카이와카 곤돌라는 나의 버킷리스트였다. 날씨가 좋아 주변 경관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올라갈수록 눈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10여 분 후 드디어 산 중턱에 도착했다. 이곳에도 놀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카페에는 자리도 없고, 주문하는 줄이 끝이 없었다. 이곳에는 음식 종류가 많진 않지만 칩스, 파이, 햄버거, 샌드위치, 커피 등 간단하고 단순한 음식만 판매하고 있었다.
모두들 어린아이처럼 신나고 강아지처럼 뛰어보면서 즐거워하며 사진찍기 분주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아 미끄럼방지 안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오랜만에 눈을 만져보고 뭉쳐서 던져보고 먹어도 보고 떠들고 웃으며 정신들이 없었다. 눈이 고향의 눈과 같았다.
사실 통가리로 내셔널파크는 루아페후산은 마오리들의 영산(영혼이 깃든 산)이다. 그만큼 설봉과 설산, 설빙이 어우러져 자연의 신비와 웅장함 아름다움의 극치, 경이로움의 환상을 보여줬다.
한마디로 시선을 압도하는 경치이다. 어쩌면 컴퓨터 그래픽 같기도 하고 컴퓨터 바탕화면을 보는 듯한 경치였다. 그러나 사진으로 담기에는 그 감흥과 감동이 부족하다.
사진을 찍고 나면 모습이 초라하고 기대 이하이다. 직접 보고 눈에 넣고 마음에 담고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그래서 여행을 오는 것이다.
직접 정상을 오르거나 걷기는 못했지만 가장 가까이 올라와서 보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다. 다음에는 다시 한번 트레킹 도전으로 약속하며 산을 뒤로하며 곤돌라를 타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모두들 가져간 음식을 차려놓고 웃고 떠들며 한 시간이 지나면서 내려갈 시간이 다가왔다. 장거리 1일 여행이라 스키장에 있을 시간이 2시간 정도였다.
<다음에 계속>
홍길동 투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