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오로라, 오로라가 보고 싶다. 인생의 단 한 번(Once in a Life Time)
저녁을 마치고 현지 가이드의 제안으로 은하수와 오로라가 보이는 장소로 가기로 했다. 12월이라 9시가 되어도 환했다. 숙소에서 저녁 식사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 맞춰 그곳으로 출발했다. 불과 20분 만에 모크레이크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라 관광객이나 캠핑족, 트레킹족이 거의 없었고 어두운 밤 잔잔한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호수 위에 비치는 별빛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주차 후 숲 속을 잠시 걸으면서 은하수가 보이는 곳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탄성을 질렀다. 별이 쏟아지고 있었다. 너무 가까이 별이 보였다. 우스갯소리로 별이 손에 닿을 듯하고, 하나 따서 오클랜드로 가져가고 싶었다. 퀸스타운 시내에서 볼 수 없는 황홀경이었다. 그래도 늦게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또한, 날씨가 쾌청하여 상상 이상의 황홀함과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예쁘다 멋지다 탄성과 박수가 절로 나왔다. 밀키웨이, 은하수. 은하수는 다수의 시와 노래의 소재이며 남녀노소에게 많은 전설과 신화 그리고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시간은 흘러 거의 11시에 가까웠다. 한꺼번에 한기와 피곤이 몰려왔다. 하기야 오클랜드에서 새벽 6시에 출발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 별 저 별 쳐다보면서 초등학교 자연 과목 실력을 발휘해보았다. 우선 뉴질랜드의 상징인 남십자성, 그리고 황소자리, 전갈자리, 오리온자리 등등을 가리키며 한바탕 웃었다. 이윽고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생각건데 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별이 이별이라고…오늘 은하수와 잠시 이별을 하고 있다. 안녕~.
이어서 코로넷 산 중턱으로 향했다. 이곳은 오로라가 출몰하는 곳이다. 수차례 오로라라는 말을 들어서 설레고 두근거리는 단어이다. 자고로 극지방에서 볼 수 있는 하늘의 녹색빛 향연 오로라! 퀸스타운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현지인들의 경험과 기상대의 앱 정보에 따라 코로넷 중턱까지 가보았다. 오늘은 오로라를 볼 수 없었으나, 앱을 통해 오로라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다음에 꼭 보러오리라.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오로라는 남극과 북극에서 매일 움직여 앱으로 체크할 수 있다고 한다. 막연한 환상과 추측만으로 생각했던 오로라를 추적하여 이곳에서 볼 수 있다니 신이 났다. 그래서 앞으로 고객들 예비자 명단을 만들어 오로라 출몰 예고지표를 확인하고 하루 이틀 전 이 곳에 와서 별도 보고 오로라도 보고 해야겠다. 번개미팅으로. 잠시 기대와 설렘으로 상상에 잠겼다. Once in a life time! 일생의 단 한 번!
알 듯 모를 듯 환상과 황홀의 반지의 제왕 명장면, 전투신 글레노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루트번 트레킹을 떠났다. 반지의 제왕 촬영지 글레노키이다. 오늘은 왼쪽에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한 시간 정도를 달렸다. 와카티푸 호수를 둘러싼 산들과 구름 그리고 물빛에 반사되는 햇빛이 참으로 멋있었다.
대박! 꼬불꼬불 한 시간 운행 후 글레노키 입구에 도착했다. 자그마한 시골 마을이었다. 선착장이 떠들썩하여 가보았다. 젊은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호수로 텀벙텀벙, 깔깔깔깔 웃음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옆에 선착장 창고인 글레노키 간판이 있는 안내소가 있었다. 여기서 사진 한 장 찰칵! 가끔씩 엽서나 사진에서 보았던 곳이었다. 여행은 사진과 엽서 그리고 그림,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다. 아 여기구나, 아 이곳이구나, 아 이런 곳이구나 하면서 확인과 감탄을 반복하는 시간의 사냥이 아닌가.
높은 산 아래 강기슭과 강가 들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곳이 반지의 제왕 촬영지였다. 또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광고 촬영 등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반지의 제왕 명장면 중 전투신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멀리 보이는 설산과 들판, 강줄기, 바로 이곳이다. 잠시 눈을 감고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았다. 답답한 마음에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말을 탄 장군이 병사들을 독려하며 적진을 향해 적들을 죽여라! (death!)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돌진하는 모습이 반지의 제왕 최고의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또한, 병사들이 두려움속에 간절히 기도하는 장면이나 장군의 돌격 함성, 그리고 말발굽 소리, 부딪히는 칼부림, 병사들의 비명소리 등 전쟁터의 아비규환이 울려 퍼지는 듯했다. 특히 주변에는 인공 조형물이 없어서 시대극이나 영화, 광고촬영에 적격이며 이점이 뉴질랜드의 자랑이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보존 유지되도록 갈망해본다.
산야를 뒤덮은 루핀 꽃과 노란 거스의 무한경쟁
이어서 루트번 트레킹에 도착했다. 안내소를 거쳐 입구 다리를 건너 10여 분을 걸었다. 주변에 고사리와 야생화가 만발하였으며 특히 루핀이 가득하였다. 남섬의 여름은 루핀의 계절이다. 더불어 거스 잡초는 개나리같이 들판을 뒤덮었다.
퀸스타운에 돌아와서 피곤을 풀기 위해 공차집에 들려 벤치에 앉아 한잔을 마셨다.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오클랜드 가기 전에 선물을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 끝에 가이드 안내로 퍼그버거 베이커리를 들렸다. 크림 도넛츠 몇 개를 사 들고 일찌감치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골프장도 들렸다. 잭스포인트, 캘빈하이츠 등 최고의 골프장이었다. 요즘 손님이 없어 한참 공사 중이어서 오래 머무르진 못하고 카운터에 몇 가지 질문과 안내를 받았다.
이곳에는 유명한 골프장이 많이 있다. 밀부륵, 캘빈하이츠, 퀸스타운, 애로우타운, 잭스포인트, 각기 특징과 장점을 가진 골프장이다.
공항에서 글을 쓰며 제목을 생각해보았다. 골똘히 생각해본 결과 번뜩 떠올랐다. 천사의 유혹, 요정의 군무, 신의 질투 – 퀸스타운.
<다음에 계속>
홍길동 투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