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데코 패스티벌 (Art Deco Festival)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감히 뉴질랜드를 대표할만한 최고의 축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있는 5일간의 축제가 매년 네이피어(Napier)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2월 17일~21일, 눈부시게 화창한 날씨 속에서 치뤄졌는데요.
저도 매년 벼루고 벼루다 드디어 가게되었답니다. 유후~~~
참고로 저는 5개월전에 Jetstar에서 편도 $25짜리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제 친구는 저보다 몇일 먼저 예매해서 편도 $9 티켓을 샀지요.
혹시 내년을 기약하시는 분들이라면 미리미리 항공사 프로모션을 잘 이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단아한 네이피어의 모습입니다. 가지런하니 예쁜 도시죠? ^^
참고로 네이피어 공항에는 시티까지 들어가는 버스가 따로 없습니다.
제가 이걸 모르고 갔다가 많이 당황했는데요... ㅡ.ㅡ;;;;;
어쩐지, 옆자리 키위 할아버지가 친구가 공항에 픽업나오는지를 묻더군요....
저처럼 렌트차나 픽업해줄 친구가 없으신 분들은
공항 앞에 사람 차면 출발하는 셔틀버스 (편도 $20)이나 택시를 이용하셔서 이동하셔야 합니다.
축제 소개에 앞서, 네이피어에서만 볼수있는 독특한 건물들을 소개할까해요.
여섯 딸을 둔 아버지가 딸들을 위해 나란히 똑같은 모양의 집을 지었다고해서 'The Six Sisters'라고 불리는데요.
같은 모양에 다른 색이 입혀져 있는 이 건물, 예쁘죠?
마린 퍼레이드 중심에 자리 있는 이 곳은 지금 각 건물에는 커피숍, 크라프트샵, 회계사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고요,
커피숍에서 플랫화이트 한잔 했는데 으~음! 정말 맛있었어요! 그래서 다음날에도 한잔 더~ ^-^;;
1931년에 네이피어 대지진으로 인해 대부분의 건물들이 파손되어 재건축이 필요했는데
그 당시 유행하던 건축양식인 깨끗하고 단순한 선이 특징인 아트데코 (Art Deco) 양식 채택되었데요.
큰 상처를 입었지만 그 덕분에 네이피어는 세계에서 1930대 건축물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멋진 도시로 부각되었답니다.
그래서 이 축제에서는 1930년대 자동차, 소이 말하는 클래식카를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단 한개도 같은 차라고는 찾을 수 없는, 정말 색깔, 제질, 디자인 모두 개성있는 눈이 휙휙 돌아가게하는 차들을 계속 볼수 있고,
토요일, 일요일 점심때쯤에는 카퍼레이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카퍼레이드를 보고자하는 인파가 장난 아니죠. ㅎㅎㅎ
자동차 뿐만 아니라 자전거 퍼레이드도 있고, 스코틀랜드 파이프 연주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파이프연주는 동영상으로 찍어서 사진이 없네요... 정말 수준급 연주였는데...^^
클래식카 한번 타보는게 소원인분도 많으시죠? 이곳에서 그 소원을 이루세요!
무엇보다 가장 멋졌던 것은 '사람들'이였는데요.
1930년대 패션으로 축제에 참가한 많은 분들, 아기부터 노인분들까지....
마치 옛날 영화속으로 들어간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자분들은 모자에 멜빵바지, 여자분들은 화려한 악세사리와 레이스 달린 옷 등을 입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닐며 축제에 한 부분이 되어 즐기고 있었습니다.
현대식 스타벅스에도 30년대 분들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근사한 클래식카와 사진은 필수 코스!
"클래식차는 저리가라!! 클래식 유모차가 나가신다~"
정말 예쁜 아기죠?
강아지도 1930년대 패션~
메인 공연장에서는 하루종일 멋진 공연들이 있었습니다.
재즈, 클래식 연주부터 노래, 춤까지... 공연장이 해변옆에라서 백그라운드 음악으로 즐기기에도 정말 낭만적이였어요.
특히 제가 제일 좋았던건 '클래식댄스' 였어요.
예쁜 댄서들이 30년대 복장을 하고 단체로 추는 춤인데요.... 뭐라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신나는 아주 상큼한 공연이였지요.
공연 말미에는 클래식댄스를 가르쳐주는 시간도 있어서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일어나서 댄스댄스!!
전 이 댄스에 너무 푹빠셔서 유투브 영상을 찾아보고 무한반복시청중이랍니다.
제가 찍은 동영상도 있는데 이곳에 올릴수가 없어서 유투브 링크 걸을께요. 꼭 보세요!!! 정말 신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IeoNfZwMPV0
공연장 옆에는 넓은 뜰이 있었는데요.
전 정말 여기서 정말 뜨~~~~아 했어요. 어른들도 이렇게 멋지게 재밌게 놀수(?) 있구나!!!!!
각자 컨셉을 가지고 부스 혹은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는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는 물론, 소품들에 각자 역할까지 컨셉을 잡고.... 정말 멋졌습니다.
사람들이 사진 잘 찍을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 포즈까지 취하고 계신분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남녀노소, 보는 사람, 하는 사람 모두 함께 즐거웠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3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라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30년대 초등학교는 이런 모습??
---------- 영화 세트장 아닙니다. ------------
곳곳에서 음악만 나오면 춤추는 분들을 많았어요.
특히 노인분들이 많으셨는데, 놀라운건.... 빠른 템포의 춤을 장시간 추신다는거!
발놀림이 20대 못지 않은 노커플들도 있었는데,
지금도 이정도인데 그분들의 젊었을때는 얼마나 날라다니셨을까... 짐작하는 즐거움도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일요일 아침에는 아이들이 참여하는 경주가 있었어요. 이름하여 "soap box derby"
엔진이 없고 수제로 만든 다양한 디자인의 경주차를 경사길에서 어른들이 밀어주면
아이들이 핸들을 조절해서 결승선까지 가는 거였는데요.
아이들의 사뭇 진지한 표정들이 정말 정말 귀여웠고, 다양한 비누꽉(?) 차들을 볼수 있어서 인기 만점이였어요.
이친구는 핸들이 아니라 줄로 조정을 해서 많은 박수를 받았죠.
축제는 하늘에서도 이어집니다.
1930년대 경비행기들이 멋진 라인을 만들면서 에어쇼를 펼치는데요,
위이이이이잉잉~ 소리가 나면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하늘을 처다보며 환성을~
네이피어는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라서 해변가가 정말 길고 멋있었어요.
근데 특이한거는 해변이 모레가 아니라 자갈이였다는거...
그래서 파도 칠때 소리가 너무 예뻤어요. 물속에 자갈들이 움직이며 나는 소리는 음악같기도하고...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네이피어만의 소리입니다.
자갈을 밟지 않고 바다까지 갈 수 있는 다리에요~
저는 그냥 하루종일 돌아다니면서 즐기기에도 벅차고 행복한 시간이었는데요,
혹시 더 관심있으신 분들은 축제전에 아트데코 공식 홈페이지 가셔서
더 좋은 이벤트들을 미리 예매해서 챙겨보는것도 좋을꺼 같아요.
예를들어, 아트데코 도시 가이드 투어, 디너파티, 각종 공연 등등 정말 많아요. 매진도 빨리 되는것 같고요.
네이피어 아트데코 패스티벌,
현실을 잠시 잊고 하루종일 미소짓게하는 분위기 최고 였던 행복한 축제였습니다.
다음번에는 저도 30년대 복장을 하고 축제의 한 부분이 되어볼까 합니다.
뉴질랜드에서 행복해지는 방법 하나가 더 전해졌길 바라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